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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부처라 해도 용납할 수 없다

인사를 나눈 뒤 그들은 거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유라는 고다정이 준비한 보양식을 보고는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먼저 꺼냈다.

"아주머니 아저씨, 이것은 제가 준재에게 물어보고 준비한 선물이에요. 마음에 들길 바랍니다."

"아휴, 그냥 와도 되는데 뭘 선물을 가지고 왔어?"

심해영이 유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에 유라는 어수룩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당연히 사와야 야죠. 준재 씨 집에 처음 오는 건데 빈손으로 오는 건 예의가 아니죠."

"예의가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넌 우리 준재를 구해준 사람이야. 아저씨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너에게 고마워하고 있어. 앞으로는 선물 같은 거 사지 말고 그냥 와. 안 그러면 집에 들여놓지 않을 거야."

심해영이 엄숙한 척하며 말했다. 보아하니 유라를 아주 이뻐하는 것 같았다.

유라의 얼굴에 핀 웃음꽃이 더욱 찬란해졌다.

반면 고다정은 이 장면을 보고 마음이 씁쓸해졌다.

고다정은 심해영이 유라를 이뻐하는 것이 여준재를 구해줬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심해영과 처음 만났던 날을 회상했다.

그때 그녀도 여준재를 구하고 있었지만, 심해영은 그녀에게 불만이 많았었다.

고다정의 표정이 눈에 띄게 변했다. 이를 눈치챈 여준재가 머리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요?"

"...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가 가져온 선물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제가 가져온 선물이 유라 씨가 가져온 것보다 귀중하지 않은 것 같아서요. 어머님께서 싫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여준재의 물음에 고다정은 핑곗거리를 찾아 대답했다.

그녀는 여준재에게 자신의 이런 마음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

여준재는 별 생각 없이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우리 부모님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게다가 우린 가족이잖아요. 다정 씨가 무슨 선물을 샀든 다 부모님에 대한 효도예요. 부모님도 무조건 기뻐하실 거예요."

"네, 준재 씨 말이 맞아요."

고다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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