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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내가 너보다 다정 씨를 잘 알아

유라가 애써 분노를 누르고 있음에도 여준재는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시각 여준재는 표정이 얼음장같이 차가워졌다.

그는 서늘한 눈빛으로 유라를 바라보며 쌀쌀맞게 말했다.

“유라야, 너 비뚤어진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내가 너한테 은혜를 입었어도 너를 가만두지 않아.”

이 말을 들은 유라는 간신히 눌렀던 질투의 불길이 또다시 타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여준재 앞에서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안다.

“내가 무슨 비뚤어진 생각을 했다고. 그저 일시적으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지 못했을 뿐이야. 네 약혼녀는 참, 여자들 사이에 말다툼한 것을 그새 너한테 고자질했어? 이건 나에게 도와줄 남자친구가 없다고 업신여기는 거야 뭐야?”

유라는 재빨리 머리를 굴려 완벽한 이유를 찾아냈다.

여준재는 진실을 털어놓지 않으려는 유라를 바라보며 검은 눈동자에 실망한 기색이 살짝 감돌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한테는 남자, 여자 그런 구분이 없어. 내 약혼녀의 일이 바로 내 일이야. 나를 포함해서 어떤 사람도 다정 씨에게 상처를 주면 안 돼. 이걸 기억해 뒀으면 좋겠어.”

“알았어. 앞으로 주의할게. 그러니까 나를 내보내지 않으면 안 돼?”

유라가 한발 물러섰다.

여기서 나가면 앞으로 여준재를 만날 기회가 줄어들기에 그녀는 나가고 싶지 않았다.

아쉽게도 지금까지 고다정 외에 그 누구도 여준재의 결정을 바꾼 사람은 없었다.

이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유라는 홧김에 소리질렀다.

“그렇다면 여기서 나가지 않는 것이 나의 첫 번째 소원이야!”

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진짜로?”

유라는 진짜가 아니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여준재에게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세 번의 기회가 많아 보이지만 이렇게 한 번의 기회를 써버리기는 아깝다.

특히 이렇게 하찮은 일에 쓴다면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아까워도 그녀는 결국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이걸 소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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