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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고생 많았어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유라는 여준재의 친구를 보고 싶지 않았다.

조금 전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었는데 이렇게 빨리 마음을 바꾸었다가 나중에라도 자신이 여준재를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아주머니께서 알게 된다면 자신을 가벼운 사람으로 생각할 것 같았다.

그러나 고다정과 심해영은 그녀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

두 사람은 모처럼 생각이 같았다. 그녀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사진도 가져왔는데 한번 봐봐. 괜찮아."

"어머님 말씀이 맞아요. 유라 씨, 한번 봐봐요. 준재 씨도 유라 씨가 마음에 드시는 분이 있다고 하면 직접 소개해준다고 했어요. 그리고 유라 씨의 어려움도 모두 해결해 줄 거라고 했어요."

고다정이 환하게 웃으며 유라를 바라봤다.

비록 도덕적인 방법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요 며칠 중에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기뻤다.

유라가 여준재를 구해준 사실을 계속 떠벌이며 고다정 앞에서 자랑도 많이 하고 허튼소리도 많이 했었다.

그녀는 부처가 아니었기에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유라는 그녀의 얼굴에 핀 웃음을 바라봤다.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은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반박할 만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심해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유라를 보며 고다정에게 손짓했다.

"사진들을 유라에게 보여주면서 소개해줘. 아 참, 다정아. 준재 친구들을 다 알고 있지?"

심해영이 건넨 마지막 말은 별 뜻이 없었다. 고다정이 평소에 여준재와 함께 접대하러 다니지 않기에 아마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한 질문이었다.

고다정도 깊게 생각하지 않고 옅은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아마 다 알고 있을 거예요. 예전에 준재 씨와 함께 연회에 참석하면 준재 씨가 나에게 친구들을 소개해주곤 했어요."

"그래, 그럼 유라에게 소개해줘. 잘 모르는 게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

말을 마친 심해영은 상 위에 놓인 물컵을 들고 우아하게 물을 마셨다.

고다정은 입가에 미소를 띠고 유라에게 소개해주기 시작했다.

여준재의 친구들은 하나 같이 잘생겼지만, 유라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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