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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고다정의 혼수

“고경영, 당신은 모든 사람을 바보로 간주해요? 어느 집에서 사람을 초대하는데 경호원을 보내서 억지로 데려가요?”

고다정이 체면을 봐주지 않고 고경영의 거짓말을 폭로했다.

고경영은 침착하게 다시 설명했다.

“누가 경호원이 위협이 된다고 그랬어? 보호하려고 보낸 거야. 너는 한 번도 나한테 너의 신변에 일어난 일들을 말한 적이 없지만 최근 여씨 집안의 상황만 봐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경호원을 보냈어.”

“...”

고다정은 말문이 막혔고, 분통이 터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고경영은 역시 예전과 똑같이 교활하다.

그녀의 숨결이 거칠어지는 것을 느낀 심해영은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는 것으로 위로를 표시했다.

그러고 나서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려 고경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은 다정이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물론, 어르신의 따님을 살해한 혐의가 있어 어르신과도 물과 불처럼 상극인데 모셔 와서 뭘 하려고 했어요?”

이 말이 나오자 고다정도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처음에 고경영을 찾아갔을 때 녹음하지 않은 것이 다소 후회됐다.

‘그랬다면 이 남자가 나를 협박하기 위해 외할머니를 납치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를 확보했을 텐데.’

고경영은 심해영의 질문에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관계를 개선하려고 어르신을 찾은 거죠. 그리고 좀 더 있으면 강수지의 기일이에요. 일단 부부가 되면 깊은 정이 생기게 마련인데, 전 남편으로서 보러 가는 게 당연하죠.”

“됐어요. 어머니는 당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으니까 가서 어머니 묘지를 더럽히지 마세요.”

고다정은 더 이상 고경영의 헛소리를 듣고 있을 수 없어 성난 목소리로 말을 잘랐다.

그녀는 독기 서린 눈으로 고경영을 노려보며 오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밝혀내기는 글렀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은 잘 넘어갔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당신들이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증거를 꼭 찾아낼 거예요.”

고다정은 싸늘한 목소리로 이 말을 남기고 심해영과 함께 떠나려 했다.

이때 고경영이 급히 그녀를 막아서며 붙잡았다.

“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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