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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열세에 몰리다

집사가 건네준 선물 상자를 보고 고다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유라 씨, 이게 무슨 뜻인가요?”

“별다른 뜻은 없어요. 다정 씨가 준재 구해줘서 고마워서 그래요. 다정 씨가 준재 약혼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니까. 당연히 사례를 해야죠.”

유라는 고다정을 쳐다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말하고 싶었던 건 자신이 여준재와 더 가까운 사이라는 것이다.

그 말에 고다정은 어이가 없었다.

유라의 행동이 불만스러웠던 여준재도 미간을 찌푸렸다.

그한테 유라는 그저 사업 파트너일 뿐, 아무리 10년 넘게 알게 지낸 사이긴 하지만 그의 가족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찰나 갑자기 귓가에서 고다정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례는 필요 없어요. 유라 씨가 준재 씨와 오랫동안 친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한 가족은 아니잖아요. 어떻게 유리 씨가 사례를 해요? 그리고 난 이미 좋은 사례를 받았어요.”

고다정은 말을 하면서 여준재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딱 봐도 알 수 있었다.

눈앞의 사람이 그녀한테 최고의 선물이라는 뜻이다.

고다정의 뜻을 알아차린 여준재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앞에서 거리낌 없이 애정행각을 벌이는 두 사람을 보며 유라는 질투심이 불타올랐다.

그녀는 죽을힘을 다해 주먹을 쥐고 심호흡하며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혔다.

그러나 그녀의 원망스러운 눈빛을 부윤솔을 똑똑히 보게 되었다.

부윤솔은 미간을 찌푸린 채 유라를 힐끔 쳐다보았고 이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고다정과 여준재를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고다정에게 유라를 조심하라고 일깨워주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보기에 고다정의 성격은 조금 나약한 편이었다. 그러나 장차 부씨 가문을 책임질 사람으로서는 결코 나약해서는 안 되었다.

유라는 자신이 고다정의 디딤돌로 전락했다는 걸 아직 모르고 있다.

꽁냥꽁냥거리는 두 사람을 보며 유라는 이를 악물고 가볍게 기침을 했다.

“다정 씨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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