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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그냥 이대로 계속 잠들어서 죽어버렸으면 좋을 텐데

여준재의 시선을 따라 다시 바라본 유라 역시 고다정의 얼굴에 찬 미소가 눈에 거슬릴 뿐이었다. 그녀는 지금 마음속의 질투심을 발산할 방법이 없어서, 속으로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몇 번 숨을 들이마셨다.

"아가씨와 사이가 좋은 건 알겠지만 나 같은 싱글들 앞에서 계속 그렇게 할래? 나도 상처받아.”

유라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입을 열었다.

여준재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그는 잠시 머뭇거더니 갑자기 유라에게 고개를 돌리며 조용히 말했다.

"전에 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정 씨 앞에서 네 성격대로 말하지 말라고. 네가 하는 말은 남들이 오해하기 쉬워. 무심코 한 말이라도 사람을 겨냥하는 것처럼 보여. 우리 다정씨가 상처받는 걸 보고 싶지 않아.”

“……”

유라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그녀는 여준재의 경고에 귀를 기울였고 그가 전보다 더 진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유라는 미안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았어, 앞으로 주의할게. 전에는 네가 이렇게 아내 바보인 줄 몰랐어.”

유라는 아직 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여준재를 갖기는커녕 그들의 십여 년 동안의 우정에 문제가 생길까 두려웠다. 그녀는 주제를 돌려 더 이상 이 화제는 하지 않기로 했다.

"참, 방금 내가 너에게 말한 방안은 어때?”

"나는 의견이 없지만 이왕 할 바에야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

여준재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유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 후 두 사람은 몇 마디 더 이야기하고 유라는 정원을 떠났다.

앞으로 며칠 동안 고다정과 여준재는 정원에 머물렀다.

그러던 중 고다정이 또 한 번 혼수상태에 빠졌다. 게다가 이번에 잠든 시간은 그전보다 족히 이틀은 길었다. 그래서 여준재는 겁에 질려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안젤로가 다시 한번 검사한 후 결과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그는 마침내 폭발했다.

"이미 이틀 동안 혼수상태로 자고 있는데 지금 나한테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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