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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계획대로 나오지 않아

여준재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속도를 냈다. 20분도 안 돼서 두 사람은 병원에 도착했다.

구남준이 이미 병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두 사람이 차에서 내려서 걸어오는 것을 보고 공손하게 인사한 후 두 사람을 병원의 영안실로 안내했다.

지금 사망자 가족을 영안실 복도에서 못 가게 잡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거의 도착했을 때 안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를 풀어줘. 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잡아둬?”

“계속 우리를 잡고 있다가 좋은 시산을 놓치면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고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걸 몰라? 비켜, 비키라고!”

한 중년 남자가 화가 치밀어 올라 경호원들의 구속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었다.

아쉽게도 이 중년 남자는 겉만 세보이는 건지,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온 힘을 다했지만 경호원을 한 발짝도 밀어내지 못했다.

이때 그 옆에 있던 중년 남자의 아들이 대문으로 들어오는 여준재 일행을 발견하고 그에게 귀띔했다.

“아버지, 누가 왔어요. 그 연구소 여자예요.”

아들은 고다정을 한눈에 알아봤다.

이 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무심코 대문 쪽을 바라보았고, 정말 고다정이 보이자 양심에 찔린 듯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내 조카를 죽인 것도 모자라 우리를 여기에 잡아둬? 우리를 죽여서 입을 막으려는 거야?”

눈을 부릅뜨고 고다정을 노려보는 그의 눈빛은 불이라도 뿜을 것 같았다.

고다정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요,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죠. 당신이 사망자 시신을 몰래 빼돌려 화장하려고 하지 않았다면 제가 왜 당신들을 잡고 있으라 했겠어요?”

이 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눈썹이 심하게 흔들렸다.

너무 긴장해서인지 옆으로 드리워진 그의 두 손이 가볍게 떨렸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중년 남자는 가슴이 떨렸지만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매서운 눈빛으로 고다정을 쏘아보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무슨 허튼소리야. 당신들이 우리 가족이 없을 때 몰래 시체를 해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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