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소년의 말을 듣고 순식간에 얼굴빛이 엄숙해지더니 다시 물었다.“사망자가 왜 스스로 독약을 주사했어? 아는 것이 있으면 사실대로 진술해. 협조하는 정도에 따라 형벌을 줄여줄 수 있으니까.”“경찰 아저씨, 저는 정말 잘 몰라요. 사촌 형이 우리를 불러놓고 자기가 오래 살지 못할 거라며 부자가 될 기회가 있다고 말했어요. 자기가 죽은 후 그 연구소 약품을 먹고 죽었다고 인터넷에 글을 올려 일을 크게 만들고, 그 연구소 책임자를 찾아가 배상을 요구하라고 했어요.”소년은 울상이 되어 자기가 아는 상황을 전부 털어놓았다.그래도 경찰은 그가 일부 단서를 숨겼다고 의심하며 거듭 취조했다.소년은 취조하는 경찰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다.“제가 아는 건 다 말했어요. 이것밖에 없어요. 믿지 않으면 저도 방법이 없어요.”소년에게서 더 이상 아무것도 알아낼 것 같지 않았다. 그러자 취조하던 경찰 두 명이 눈을 마주치더니 그중 한 명은 물건을 챙겨 나가버렸다.그가 나가니 소년의 머리도 빠르게 돌아갔다.그는 남은 한 명의 경찰에게 물었다.“경찰 아저씨, 진술이 필요한 건 다 진술했는데, 언제 저를 풀어줄 수 있나요?”“나가고 싶어? 사건이 종결된 후 네가 이 사건과 연관이 없는 것이 확인되면 풀어줄 수 있어. 지금은 여기 조용히 있어. 소리 지르며 힘을 빼지 말고.”소년이 하려는 말을 눈치챘는지 경찰은 경고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날카로운 눈빛에 마주한 소년은 떠들려던 마음을 접고 바로 조용해졌다.여유로운 이쪽과 달리 중년 남자 쪽은 분위기가 무거웠다.중년 남자가 어떤 질문에도 대답을 거부하며 고집을 부리고 있어 취조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이때 문이 열리면서 소년 쪽에서 나온 경찰이 이쪽 취조실에 걸어 들어왔다.그는 취조하고 있는 경찰 옆에 가더니 고개를 숙이고 몇 마디 귀엣말을 했다. 그러자 약간 조급했던 그 경찰은 눈이 반짝 빛나더니 다시 중년 남자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아들이 이미 자백했어요. 사망자가 초심 약품을 먹고 죽은
채성휘의 행방을 알아낸 후, 여준재는 즉시 사람을 보내 구출했다.그런데도 채성휘는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다.응급실로 이송됐을 때는 40도 고열에다 머리에 타박상을 입었는데 녹슨 금속에 상처가 난 후 감염됐다.이 소식을 들은 고다정은 여준재와 함께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고다정은 걱정돼서 복도에서 끝없이 왔다갔다했다.의사인 그녀는 녹슨 금속에 상처가 난 후 감염되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안다.여준재는 고다정이 자기 앞에서 다른 남자를 걱정하자 단지 책임 때문인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다소 불편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질투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그녀를 자기 앞으로 끌어당겨서 어이없는 듯 말했다.“당신이 너무 왔다갔다해서 어지럼증이 나요. 채성휘는 괜찮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그리고 안에 있는 의사들이 그를 구할 수 없으면 운산 최고 명의인 당신이 있잖아요.”“지금이 어느 때인데 나한테 농담해요?”고다정은 그를 째려보았지만 그래도 위로는 좀 됐다.녹슨 금속에 상처를 입은 후 감염되면 좀 까다롭긴 하지만 현재의 의료수준으로 치료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기껏해야 후유증이 남기 쉬울 뿐이다. 하지만 그녀와 스승님이 있는 한 채성휘에게 그런 상황이 나타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다행히 30분 후 응급 처치가 끝났다.의사와 간호사가 혼수상태인 채성휘를 응급실에서 밀고 나왔다.“치료는 잘됐어요. 상처 부위의 녹은 깨끗이 씻어냈고, 앞으로 상처 부위에 2차 감염이 나타나지 않게 주의하면 후유증이 없을 겁니다.”주치의가 채성휘의 상황을 대충 설명했다.고다정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뒤이어 주치의는 몇 마디 당부하고는 간호사더러 채성휘를 병실로 옮기라고 했다.모든 것을 처리하고 나니 거의 점심이 됐다.여준재는 시간을 보더니 아침 일찍 경찰서에 가느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이 생각나서 먼저 입을 열었다.“이쪽은 간호사더러 지키라 하고 우리 먼저 식사하러 가요. 오후에 기자회견도 해야 하니 좋은 정신상태를 유지해야죠.”사건 조사가 이미
발표회는 계속 진행 중이다.모든 기자는 잇달아 스크린을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고 있었다.이윽고 구남준이 계속하여 말했다.“모두 다 보고서에서 보았다시피, 사망자는 알 수 없는 독으로 인해 사망했습니다. 게다가 이런 독은 사망자의 시체가 어떤 독에 중독되었는지 맨눈으로 보이지도 않고요.”“그렇다면 유족이 초심연구소를 의도적으로 음해한 것인가요?”한 기자가 묻자, 구남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굉장히 좋은 질문입니다. 다음은 형사님이 여러분께 사건에 대해 설명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마이크를 여준재 옆에 있는 형사에게 건네주었다.“이 사건에 관하여 유족의 자백에 의하면, 그들은 사망자의 사주를 받아 사망자가 죽은 후에 초심연구소를 고발하여 배상금을 요구하게 했습니다.”형사님이 대개 적으로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기자들은 이를 듣고 의구심을 품으며 다시 질문을 던졌다.“그러면 사망자는 왜 초심연구소를 모함하는 건가요? 사모님과 사망자 사이에 원한이라도 있나요?”“사망자와 관련해서 저는 모르는 사이입니다. 주변 사람들한테도 물었는데, 다들 사망자를 모른다고 했고요.”고다정이 테이블 위의 마이크를 집어 들며 간단하게 답했다.하지만 기자들은 그 답안에 만족하지 못했고, 다시금 이어 물었다.“사모님은 진짜로 사망자와 모르는 사이인가요? 만약 진짜 모르는 사이라면, 사망자는 왜 아무 이유 없이 자기 죽음으로 사모님을 모함하는 거죠?”“…”그 질문을 들은 고다정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침묵했다.만약 배후에서 누가 지시했다고 하면, 기자들은 배후의 그가 누구인지, 증거는 어디 있는지 계속 물을 것이다.이 질문이야말로 그녀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한참 동안 아무런 답이 없는 고다정을 본 기자들은 그걸 핑계로 따져 묻기 시작했다.“왜 조금 전 질문에 대해 답을 해주지 않는 거죠?”“이유에 대해 찾지 못한 건가요?”“조금 전 사모님이 답한 건 거짓인가요? 사실 사모님과 사망자는 서로 아는 사이인 거죠?”그들 질문
한동안 인터넷에는 전부 고다정에 대한 사과뿐이었다. 심지어 이 일로 인해 하락하였던 여씨 그룹 주식도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상황이 좋게 역전된 걸 본 구남준은 이 소식을 얼른 여준재와 고다정에게 알려주었다.이윽고 구남준이 웃으며 말했다.“인터넷에서 어떤 사람들은 사모님네 연구소에 장식 재료를 보내주겠대요.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공짜로 사모님네 연구소를 장식해 주겠다는 분들도 있고요. 사모님이 계속하여 연구소를 하면서 더욱 가성비도 좋은 약을 만들어 달래요.”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다소 혼란스러웠다.전에 그녀를 욕한 것도 이 네티즌들이었고, 현재 지지하는 것도 그 네티즌들이니 말이다.진짜 말 그대로 아주 변덕스럽기 그지없다.그런 고다정의 마음을 눈치라도 챈 듯 여준재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네티즌들 신경 쓸 필요 없어요. 그냥 다정 씨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요.”“네, 저도 알아요.”고다정은 여준재를 향해 달콤하게 웃어 보였다.여준재와 고다정이 옆에 있는 사람은 신경 쓰지 않고 서로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뽐내자, 구남준은 두 사람만 남겨두고 사무실을 나갈 준비를 했다.다만 그가 나가기도 전에 갑자기 채성휘가 깨어났다는 병원에서의 전화가 걸려 왔다.그는 전화를 끊고 얼른 그 소식을 고다정에게 알려줬다.“사모님, 금방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채성휘가 깨어났대요.”“진짜요?”고다정은 기쁜 마음으로 그를 쳐다봤다.그녀는 구남준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고개를 돌려 여준재에게 말했다.“나 병원 좀 갔다 올게요. 가서 채 선생님께 무슨 일이 생겼는지도 묻고요.”“그럼 나도 같이 가요.”고다정의 말에 여준재는 바로 같이 가주겠다고 답했다.비록 고다정이 채성휘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걸 알고는 있어도, 채성휘가 고다정의 관심에 괜히 마음이 생길까 봐 겁이 났다.하지만 고다정은 그의 생각은 눈치채지 못한 채 머뭇거리며 답했다.“나랑 같이 가면 회사 쪽 일은 어쩌려고요?”“괜찮아요. 구 비서가 있는데요, 뭘.”
누가 봐도 대답을 회피하고 있는듯한 친구를 보며 고다정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녀는 조금 전 임은미가 물은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오히려 계속하여 캐물었다.“은미야, 혹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내가 도울 거라도 있어?”그 말에 임은미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 다시 무언가가 생각난 듯 어색한 모습으로 괜찮은 척 웃어 보였다.“내가 뭔 일이 있겠어. 나 진짜 아무런 일도 없으니까, 나보다는 너를 더 걱정하는 건 어때? 할머니한테서 들어보니 이번 일은 배후에서 누가 지시한 거라며? 그 배후는 찾았어?”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친구를 보며 고다정은 그녀가 무언가는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걸 눈치챘지만 더 이상 캐묻지는 않았다.어쨌든 누구한테나 말 못 할 비밀은 있는 거니 말이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고다정이 그녀의 말에 답했다.“그거 관련해서는 경찰 측에서 아직 아무런 소식도 없어. 찾기 어려운가 봐.”이미 며칠이나 지났지만, 경찰서에서는 어떠한 단서도 없었기에 그녀는 이미 희망 따위는 품고 있지 않았다.그 말에 임은미가 깜짝 놀라 하며 물었다.“여준재 씨 쪽에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거야?”“없어.”고다정이 고개를 저으며 답하자, 임은미가 혀를 끌끌 찼다.“여준재 씨도 거기에 대해 단서를 찾지 못한 거면, 상대 쪽도 여준재 씨와 막상막하 아니야? 너 앞으로 조심해, 아니면 그 연구소 일은 멈추는 거 어때? 전에 보니 네가 개발한 그 약들이 너무 좋은 정도까지는 아니더구먼. 그러니 이제는 할머니와 두 아이한테 더 신경 쓰는 건 어때? ”그녀가 이 말을 하는 이유 또한 고다정의 안전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임은미가 봤을 때, 여준재도 찾아내지 못한 배후면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닐 거 같았다. 그녀는 자기 친구가 어렵게 얻은 좋은 생활을 망치지 않았으면 했다. 고다정 또한 그녀의 뜻에 대해 잘 알고 있다.사실 임은미가 조금 전 말했던 일은 고다정도 생각을 해봤던 일이다. 다만 달갑지 않을 뿐이다.연구소는 비록 스승님이 그녀더러 관리해달라고 부탁한
그렇게 고다정은 거의 저녁까지 바쁘게 움직이며 자료들을 정리했다.그 시각, 여준재가 두 아이를 데리고 돌아왔다.한 가족이 온화하게 저녁 식사를 마친 뒤, 고다정은 두 아이와 조금 놀아주었다.전에 연구소 일 때문에 두 아이와 별로 놀아주지 못한지라, 이번 기회를 빌려 그걸 다 채워줄 셈이었다. 다행히 두 아이는 그녀에 대해 불만 없이 아주 얌전했다.빨간 석양 아래 정원을 걷고 있는 한 가족은 그림 속의 화면처럼 아름다웠다.두 아이는 손을 잡은 채 뛰어다니며 고다정과 여준재를 향해 말했다.“아빠, 엄마. 우리 숨바꼭질해요.”그들은 아이들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한참 뒤, 정원에서는 두 아이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 소리는 해가 진 후에야 사라졌다.고다정은 두 아이를 씻기고 잠들기 전 이야기도 해준 뒤에야 아이들 방을 나갔다.아이들 방에서 나온 그녀는 안방으로 가지 않고 오히려 서재로 갔다.서재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책상 앞에 앉은 여준재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여기 있을 줄 알았어요.”“아이들은 자요?”여준재가 부드럽게 고개를 들어 그녀를 향해 물었다.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답했다.“네, 자요.”말을 마친 뒤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대화 주제를 돌리며 재차 입을 열었다.“내일 채 선생님이 퇴원하는데 저 가보려고요. 준재 씨도 저랑 같이 갈래요?”고다정이 그렇게 물은 이유는 여준재가 또 알 수 없는 질투심에 불탈까 봐 걱정돼서이다.하지만 그 제안을 동의할 줄 알았던 여준재가 예상외로 거절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저 내일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같이 가줄 수 없어요.”여준재도 같이 가고 싶었지만, 현실이 그걸 허락해 주는 건 아녔다.고다정도 의외이긴 했지만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쨌든 일이 중요하니 말이다.이윽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전에 연구소가 겨냥당한 일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벌써 며칠이 지났는데도 경찰 측에서는 아무런 단서가 없어요. 제 생각에는 단서를 못 찾을 것 같아요. 혹
전화기 너머로의 소리가 너무 다급했던지라 고다정은 무의식적으로 답을 했다.“자료는 아직 있어요. 그때 시간이 아직 남은 것 같아서 몰래 사무실에 돌아가 중요한 자료는 전부 빼 왔어요.”“자료가 아직 있으면 됐어.”그 말에 고다정의 스승 성시원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고다정도 그제야 뭔가를 깨우친 듯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선생님의 말씀은 우리 연구실의 사람들을 모함한 게 특효약 자료를 위해서라는 건가요?”그 말을 들은 성시원은 한참을 침묵했다. 그 모습에 고다정도 전혀 조급해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그녀는 스승님이 꼭 자신한테 답변을 줄 거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한참의 침묵 끝에, 성시원은 결정을 내린 듯 입을 열었다.“미안하다, 다정아. 내가 너한테 이렇게 폐를 끼칠 줄 몰랐어.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괜히 저랑 소원해 보이잖아요.”고다정은 다소 불만족스러운 듯 답했다.그러자 성시원은 한숨을 내쉬더니, 오히려 대화 주제를 돌리며 다시금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그리고 내 신분에 대해서도 널 속였어. 너 은둔 가문이라고 들어봤니?”“네, 들어봤어요. 그래서 선생님은 은둔 가문의 사람이란 말씀이시죠?”비록 그렇게 묻긴 했지만, 그녀는 사실 그 답에 대해 알고 있다.곧이어 성시원의 목소리가 다시금 울려 퍼졌다.“난 은둔 가문 성씨 집안의 주인 성시원이야.”말을 마친 뒤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금 자책감에 빠졌다.“이번 일은 내가 널 끌어들인 것이다. 원래는 너까지 끌어들일 생각이 없었는데 이 특효약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너무도 중요한 거라… 난 이미 해외 세력과 기타 은둔 가문에게 찍혔어. 그래서 사적으로 연구를 할 방법이 없어 널 부른 거야. 만약… 겁이 난다면 여기서 발 빼도 돼. 너 뭐라 하지 않을 테니까 그냥 이 일은 없던 일로 하고 연구소도 해산시켜. 특효약에 대해서는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테니까.”“선생님, 이 제자를 너무 얕잡아 보는 거 아닌가요?!”그녀는 성시원이 자신을 일부
전화를 끊은 뒤, 고다정은 한 절반 멍해진 상태였다.한 통의 전화를 하는 사이에 갑자기 신분이 하나 더 생겨날 줄 생각지도 못했으니 말이다.하지만 스승님이 그녀를 제자의 신분으로 인정 해줬을 뿐만 아니라, 귀국 후 정식으로 선포하겠다고 한 말이 그녀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여준재는 그런 고다정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눈썹을 치켜세웠다.“대체 선생님이랑 어떤 이야기를 했기에 표정이 이렇게 복잡해 보여요?”“선생님이 절 정식 제자로 받아주셨어요.”고다정은 신나서 그 사실을 여준재에게 공유했다.그러자 여준재는 미간을 살짝 펴 보였다.“연구소 일 때문에요?”“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가로 저어 보였다.스승님이 본인과의 대화는 여준재에게 알려줘도 된다고 했기에, 그녀는 여준재가 묻기도 전에 적극적으로 그 일에 관해 설명했다.“지금까지 저를 정식 제자로 삼을지 말지 고민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이번 연구소에서 발생한 일 때문에, 제 몸에서 강인함과 두려움 없는 모습을 보았대요. 그래서 저를 정식 제자로 삼아 후계자로 만들 예정이래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여준재는 미간을 찌푸려 보였다.“다정 씨 스승님 신분에 대해서는 물어봤어요?”“네, 물어봤어요.”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스승님의 정보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선생님은 은둔 가문의 성씨 집안 가주래요. 성함은 성시원 이고요.”그 이름을 들은 여준재는 깜짝 놀라 물었다.“그 사람이라고요?!”“왜요? 제 스승님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어요?”고다정은 여준재의 심상치 않은 표정을 보며 눈을 깜빡이며 바라봤다.그 말을 들은 여준재도 고다정을 바라보며 눈빛에는 복잡함이 가득했다.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힘들게 찾던 신의가 이렇게 가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다정 씨네 스승님 이름은 국내에서도 모르는 사람 몇 없을걸요.”“아, 선생님이 그렇게나 대단해요?”고다정이 깜짝 놀라 묻자, 여준재는 바보 같은 그녀의 모습에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