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대폰은요? 어서 내 휴대폰을 찾아줘요.”고다정은 이리저리 둘러봤지만 휴대폰은 보이지 않았다.뒤이어 그녀는 아까 정신이 쏙 빠져서 소담에게 부축받으며 들어오느라 휴대폰은 챙기지도 못한 것이 생각났다.소담이도 그 생각을 하고 먼저 입을 뗐다.“휴대폰은 밖에 있을 거예요. 제가 가져올 테니 1분만 기다리세요.”“알았어요. 고마워요.”고다정은 거절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나가자마자 비참하게 죽은 그 고양이 모습이 보일까 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잠시 후, 소담이 고다정의 휴대폰을 들고 들어왔다.고다정은 다시 한번 감사를 표시한 후 휴대폰을 들고 집에 전화했다.곧바로 전화를 받은 이 집사가 물었다.“작은 사모님, 무슨 일이 있으세요?”“이 집사님, 앙꼬와 크림이 집에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고다정은 휴대폰을 꽉 쥐고 말했다.이 집사는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군말 없이 사람을 보내 살펴보게 했다.잠시 후 아랫사람에게 보고받은 그는 고다정에게 전했다.“작은 사모님, 앙꼬와 크림은 모두 정원에 있습니다.”“다 있으면 됐어요.”고다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전화를 끊었다.옆에 있던 소담이 그녀의 모습을 보고 캐물었다.“그 사람이 작은 도련님과 아가씨가 키우는 고양이에게 손댈까 봐 걱정하시는 거죠?”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부인하지 않았다.“비슷해요.”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소담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가 아직 조금 전의 끔찍한 화면을 떨쳐버리지 못했음을 알았다. 심지어 앞으로 며칠 동안 이런 상태가 지속될 수도 있다.사실상 정말 그랬다.30분 후 소민이 노크하고 들어와 시원스럽게 말했다.“깨끗이 치웠으니 나오셔도 됩니다.”소담은 동생에게 먼저 나가라는 신호를 보내고는 고개를 돌려 고다정을 바라보았다.“작은 사모님, 지금...”“나는 당분간 일에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소민한테 내 책상 위의 서류들을 차에 가져가라 하세요. 하루 정도 마음을 가라앉힐 시간을 가져야겠어요.”고
여준재는 품속의 여인을 가슴 아프게 바라보며 또 한 번 위로했다.“크림이 정말 갔어요. 못 믿겠으면 봐요.”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엉겁결에 보려 했지만 결국 중도에 동작을 멈췄다.“됐어요. 안 볼래요.”고다정은 보면 또 비참하게 죽은 그 고양이가 생각날 것 같았다.이를 본 여준재는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걱정스레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점심때 비서가 택배를 받아왔는데, 안에 크림과 비슷하게 생긴, 비참하게 죽은 고양이가 들어 있었어요.”고다정이 낮에 있었던 일을 천천히 얘기했다.여준재는 이 말을 듣고 안색이 매우 안 좋아졌다.이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강말숙의 관심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준재야, 다정이 괜찮아?”“아빠, 엄마, 우리 들어와도 돼요?”쌍둥이의 목소리도 들리자, 고다정은 급히 여준재에게 말했다.“외할머니와 두 아이한테는 걱정할까 봐 이 일을 말하지 않았어요. 그냥 내가 악몽을 꾸었다고 말해요.”“알았어요. 당분간 숨겨줄 수 있지만 좀 있다 나한테 다시 얘기해줘야 해요.”여준재는 협조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요구 사항을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고다정은 물론 거절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말을 맞춘 후 강말숙과 쌍둥이를 방에 들였다.방에 들어온 후 쌍둥이는 즉시 고다정 옆에 다가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엄마, 왜 그래요?”“괜찮아. 악몽을 꾸었을 뿐이야.”고다정이 선의의 거짓말을 해서 쌍둥이와 외할머니의 걱정을 잠재웠다.그들은 고다정이 안색이 안 좋은 것을 보고 오래 머물지 않고 이내 나갔다.방에는 또 고다정과 여준재만 남았다.여준재가 낮에 있었던 일을 캐물으려 할 때 갑자기 고다정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고다정도 생각지 못했는지 부끄러워하며 몸이 굳어졌다.“저녁밥을 올려올게요.”여준재가 이렇게 말하고 일어나서 나갔다.조금 뒤, 그는 푸짐한 저녁밥을 들고 고다정 앞에 나타났다.하지만 고다정은 몇 술 뜨더니 먹지 못했다.여준재도 낮에 있었던 일 때문이
이튿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깬 고다정은 안색이 여전히 안 좋았지만 정신은 말짱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여준재는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아니면 오늘 집에서 쉬어요.”“안 돼요. 회사에 처리할 일이 산더미에요. 그리고 내가 회사에 가지 않으면 이 일을 꾸민 사람에게 무서워한다고 알려주는 꼴이 되잖아요. 꼭 회사에 나가서 그들을 끌어낼 거예요.”그러고는 매서운 표정을 지으며 반드시 배후를 잡아내겠다고 다짐했다.여준재는 여인이 굳건한 표정을 짓자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그래도 그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당부했다.“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알려요. 알았죠?”“알았어요.”고다정이 고개를 끄덕이었다.뒤이어 두 사람은 일어나 씻고 식사하러 내려갔다.식사할 때 쌍둥이와 강말숙은 고다정의 몸을 걱정했다.“엄마, 오늘은 괜찮아요?”“아직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아니면 오늘도 집에서 쉬렴.” 고다정은 그들의 애정 어린 말을 들으며 행복해서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강말숙은 고다정이 안색은 안 좋지만 정신은 말짱한 것을 보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식사가 끝난 후, 고다정과 여준재는 쌍둥이를 학교에 데려갔다.조금 뒤, 그녀는 여준재의 차로 회사에 도착했다.간단한 작별 인사 후 고다정은 회사에 들어갔고 소담과 소민이 그 뒤를 따랐다.그들을 보자 고다정은 어제 일을 물었다.“소포는 누가 보낸 건지 알아냈어요?”“알아냈습니다. 이동철이라는 남자가 다른 사람에게서 돈을 받고 대신 보낸 겁니다.”소담이 어제저녁 알아낸 소식을 전했다.고다정은 이 말을 듣고 안색이 안 좋았다.그녀가 뭔가 얘기하려 할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비서가 밖에 서 있는 것이 보이자 의문스레 물었다.“여기서 뭐 해요?”“대표님, 어젯밤에 여 대표님이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제가 깜박하고 대표님한테 알리지 못해서 새 사무실로 안내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는 김에 바꿀 부분이 있는지도 보고요.”비서가 상황을 설
여준재는 한바탕 화를 낸 후 기절한 고다정이 생각나서 황급히 휴게실로 달려갔다.그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소담이 공손하게 일어서며 인사했다.“도련님.”“작은 사모님은 어때?”여준재는 소담에게 이렇게 묻고는 성큼성큼 침대 옆으로 걸어가 걱정스레 여인을 훑어보았다.“작은 사모님은 괜찮습니다. 너무 놀라서 기절했을 뿐입니다.”소담이 사실대로 보고했다. 그녀는 경호 기술 외에 응급 치료도 조금 알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뒤이어 그는 가뿐하게 여인을 안더니 돌아서서 나갔다.어쨌든 이미 저녁이 됐기 때문에 고다정이 여기서 자게 놔둘 수 없다.이를 지켜보던 소담이 눈치 있게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누르는 등 사소한 일들을 도왔다.약 30분 후 여준재는 혼미한 고다정을 안고 빌라에 돌아왔다.이때 강말숙과 쌍둥이는 거실에서 놀면서 고다정이 돌아오면 같이 저녁 식사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여준재가 고다정을 안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걱정하며 다가왔다.“아빠, 엄마가 왜 이래요?”“다정이 아파?”세 사람의 걱정스러운 질문에 여준재는 간단히 설명했다.“너무 놀라서 기절했어요. 먼저 위층에 올라갈게요.”그러고는 강말숙과 아이들이 대답도 하기 전에 고다정을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강말숙과 쌍둥이는 걱정돼서 그 뒤를 바싹 따랐다.여준재는 고다정을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강말숙은 그제야 참을 수 없는 듯 재차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그렇게 많이 놀랐는데?”외할머니가 걱정스러운 기색을 보이자, 여준재는 잠깐 고민하더니 결국 진실을 털어놓았다.“요즘 누가 다정 씨를 겨누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다정 씨 차를 긁고 협박 소포를 보내더니 오늘은 심지어 다정 씨 차에 나쁜 짓까지 했어요.”그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대충 설명했다. 어쨌든 두 아이도 있으니까.하지만 강말숙은 여준재가 말한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닐 것으로 짐작했다.쌍둥이도 듣고
그날 저녁 9시까지도 고다정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너무 놀란 탓인지 그녀는 의식불명 상태에서 상황이 매우 안 좋았다.“비켜. 내가 너를 해친 게 아니야!”“나를 물지 마. 준재 씨, 살려줘요. 살려주세요!”밝은 불빛 아래에서 고다정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얼굴에 비정상적인 홍조를 띠고 두 손을 휘저었다.옆에서 서류를 처리하고 있던 여준재는 갑자기 이 불안한 소리를 듣고 즉시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을 던지고 빠르게 고다정 옆으로 다가갔다.그는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는 손을 붙잡고 낮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위로했다.“다정 씨, 정신 차려봐요.”몽롱한 상태에서 고다정은 누군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다정 씨, 나 여기 있어요. 정신 좀 차려봐요.”“무서워하지 말아요. 꿈일 뿐이에요.”'준재씨...'고다정은 속으로 이렇게 한 번 부른 후 원래 무겁게 느껴졌던 눈꺼풀이 단숨에 떠졌다.여준재는 고다정이 끝내 깨어나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깼어요? 조금 전에는 악몽을 꾸었어요?”이 말과 동시에 그는 고다정을 부축해 침대 머리에 기대어 앉혔다.고다정은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꿈 내용을 이야기했다.“꿈에 그 고양이 두 마리가 날 찾아와서 복수하겠다며 물었어요.”이 말을 하고 나서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저 똑똑히 봤어요. 오늘 그 고양이는 머리와 몸이 분리돼 어제 그 고양이보다 더 비참하게 죽었어요.”여준재는 점점 더 떠는 여인을 안쓰럽게 지켜보다가 몸을 앞으로 기울여 그녀를 품에 안았다.“말하지 말고 생각도 하지 말아요.”“나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머리가 말을 듣지 않고 계속 그 화면이 생각나요. 준재 씨, 우리 범인을 잡아요. 그 고양이들이 너무 불쌍하게 죽었어요.”고다정은 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이를 지켜보는 여준재는 가슴이 호되게 얻어맞은 것처럼 아팠다.“구 비서와 소담 자매가 함께 조사하도록 조치했으니 반드시 찾아낼 거예요.”그는 손을 들어 고다정의 얼굴
한바탕 혼란을 겪은 후 여준재는 고다정을 데리고 병원에 도착했다.의사는 검사가 끝난 후 진단기기를 거두더니 여준재에게 말했다.“환자분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쇼크로 신경이 자극을 받은 데다 최근 과로까지 겹쳐서 몸이 일시적으로 견디지 못하고 고열이 난 것입니다. 이따가 간호사한테 수액을 놓아주라 하겠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깨어날 겁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옆에 있는 구남준에게 눈짓했다.구남준이 알아듣고 이내 의사와 함께 밖으로 나간 다음 입원수속을 하러 갔다.허둥지둥하다 보니 벌써 날이 밝아왔다.구남준은 병상을 지키고 있는 여준재의 얼굴에 피곤함이 역력한 것을 보고 걱정하며 말했다.“대표님, 옆 침대에서 잠깐 쉬세요. 여기는 제가 지킬게요.”“괜찮아. 너 들어가 쉬어. 내일 좀 늦게 나와도 돼.”여준재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구남준의 제안을 거절했다. 고다정의 잠든 얼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그의 눈에는 가슴 아픔과 후회가 가득했다.구남준은 어쩔 수 없이 돌아갔다....이튿날 이른 아침 천천히 눈을 뜬 고다정은 머리가 흐리멍덩하고 아팠다.그녀는 일어나 앉으려고 버둥거렸지만 뭔가 저항이 느껴졌다.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집이 아니라 병원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저항이 느껴졌던 건 여준재가 그녀의 침대 옆에 엎드려 이불을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이 동작 때문에 여준재가 놀라 잠에서 깼다. 고다정이 병상에 앉아 방그레 웃으며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깼어요? 몸은 어때요?”여준재는 손으로 고다정의 이마를 만지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아직도 열이 좀 있네요.”고다정은 이를 보며 더 따뜻한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남자의 손을 내리고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지금 상태가 아주 좋으니까. 오히려 당신이 어젯밤에 저를 보살피느라 밤새 쉬지 못한 거 아니에요?”“난 잤어요. 조금 전에 봤잖아요.”여준재는 고다정이 자기 몸을 걱정한다는 걸 알고 급히 설명했다.이 말을 아예 믿지 않는 고다정
한참 웃은 후 고다빈은 전화기에 대고 말을 이었다.“그년이 아프다면 다음 계획을 계속 진행할 필요 없어요. 남은 돈은 보너스라고 생각해요. 여준재한테 잡히지 않게 되도록 빨리 여기를 떠나세요.”“물론입니다.”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이런 것들을 모르는 고다정은 여전히 미열이 있어 여준재의 강제적 조치로 병원에 하루 더 있게 됐다.고다정은 병원의 소독수 냄새가 싫었지만 자기를 아끼는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남기로 했다.다만 어제 밤새 땀을 흘려 몸이 끈적거리는 게 싫었다.침대 위에서 꼼지락거리는 여인을 여준재는 의문스레 바라보았다.“왜 그래요?”“샤워하고 싶어요. 몸이 끈적거려 불편해요.”고다정이 자기 생각을 말했지만 여준재는 동의하지 않았다.어쨌든 미열이 남아 있어 샤워한 후 바람을 맞으면 병세가 악화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그는 그냥 거절한 게 아니라 절충 방안을 내놓았다.“샤워는 안 돼요. 아직 완전히 나은 게 아니라서 더 안 좋아질 수도 있어요. 대야에 물을 떠다 줄 테니 몸을 닦기만 해요.”샤워할 수 없다고 하니 고다정은 솔직히 실망했지만 여준재가 자신을 생각해서 그런다는 것을 알기에 동의했다.잠시 후 여준재는 몸을 닦을 뜨거운 물을 들고 오더니 수건을 적셔 짜고 자기가 닦아주기라도 할 듯한 기세를 보였다.이를 지켜보던 고다정이 얼굴이 발개지며 급히 수건을 빼앗았다.“내가 할게요. 먼저 나가요.”부끄러워하는 여인을 보면서 여준재는 폭소를 금치 못하며 일부러 장난쳤다.“이전에도 씻겨준 적이 있고 볼 걸 다 봤는데 이제 와서 부끄러워하는 건 너무 늦지 않았어요?”“그게 같아요?”고다정은 부끄러운 나머지 화를 내며 그를 쏘아보았다.그때는 정신이 없고 저녁이었으니까 당연히 다르다.여준재는 눈에서 불이라도 뿜을 것 같은 여인을 보며 급히 장난기를 거두고 헛기침하더니 말했다.“장난이에요. 나가서 기다릴 테니 씻어요.”그는 이렇게 말하고 방에서 나갔다.몇 분 후 몸을 닦고 난 고다정은 몸이 한결 홀가분해지
한바탕 인사를 나눈 후 두 어르신은 보름 후의 파티 얘기를 꺼냈다.“초대장은 이미 리스트에 따라 발송했어. 할아버지도 그때 산에서 내려오실 거니까 그동안 너희 차질이 생기면 안 돼.”여진성이 두 사람에게 당부했다.심해영도 고다정에게 물었다.“참, 너희 예복은 맞췄어? 스타일리스트는 예약했고?”이 말을 듣고 고다정이 웃으며 대답했다.“다 준비됐습니다. 예복과 스타일링은 준재씨가 고모님께 맡긴다고 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준비됐으면 됐어.”심해영은 한시름 놓았다며 고다정에게 몸조리를 잘하라고 몇 마디 더 당부하고는 여진성과 함께 떠나갔다.그 이튿날 고다정은 줄곧 병원에서 쉬었다.사흗날 의사가 검사한 후 열이 완전히 내렸다고 말해서야 여준재는 퇴원을 허락했다.집에 돌아온 그녀는 쌍둥이가 집에 있는 것을 보고 다소 의아해하며 물었다.“너희 오늘 유치원 가지 않았어?”“엄마 바빠서 정신이 없나 봐요. 오늘 주말이에요.”쌍둥이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정말 까먹고 있었던 고다정은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뭐라고 말하기 전에 쌍둥이가 다가오더니 그녀를 끌어안고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엄마, 맛있는 간식을 사 왔어요?”“어... 깜박했네. 다음번에는 꼭 사 올게.”고다정이 겸연쩍게 대답했다.그제야 이틀 전 쌍둥이를 속이기 위해 맛있는 간식을 사 오겠다고 약속한 게 기억났다.이 말을 들은 쌍둥이가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그러나 둘은 어른스럽게 고다정을 들볶지 않았다.하윤이가 어리지만 당차게 말했다.“알았어요. 잊어버렸다니 넘어갈게요. 하지만 다음에는 잊어버리면 안 돼요. 우리는 말한 것은 지키는 성실한 사람이 되어야 해요.”“알았어.”고다정은 폭소를 금치 못하며 딸애의 볼을 꼬집었다.한집 식구가 한참 웃고 떠들 때 이 집사가 밖에서 들어오더니 공손하게 보고했다.“도련님, 작은 사모님, 고모님이 왔습니다.”“고모님이 오셨다고요?”고다정은 다소 의아해하며 안으로 모시라고 이 집사에게 지시했다.잠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