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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놀림당한 바보 동생

“아빠를 일부러 민 게 아니에요. 우린 그냥 아빠랑 엄마랑 같이 사진 찍으라고 그런 건데.”

하준은 주눅이 들어 입을 열며 눈빛에 후회가 가득 차 있었다.

그러면서 사과도 잊지 않았다.

“아빠, 나랑 동생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아빠랑 엄마가 같이 서 있으라고 그랬어요.”

“아빠, 미안해요, 우린 진짜 일부러 그러지 않았어요. 아빠 꼭 믿어주세요.”

하윤이도 얌전하게 사과하며 눈이 그렁그렁하여 여준재를 쳐다봤다.

애들의 말에 여준재도 마음이 누그러져 그들을 보며 말했다.

“너희들이 좋은 맘으로 그랬다는 걸 아빠도 알아. 그렇지만 사람을 밀면 안 돼. 나중에 친구들과 지낼 때도 좋은 뜻으로 도와준 건 맞지만, 그 친구들은 모르고 오해를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사람이 다칠 수도 있어.”

“알겠어요. 다음부터 사람을 함부로 밀지 않을게요.”

두 아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잘못했다고 했다.

아이들이 잘못을 깨달은 걸 보고 여준재와 고다정은 더 이상 이 일로 꾸짖지 않았다.

그리고 애들이 너무 주눅이 든 거 같아 조금 전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여준재는 휴대전화를 꺼내 정중하게 하준한테 쥐여주며 씽긋 웃었다.

“그럼 오늘 엄마랑 아빠 사진은 너희들한테 맡길게. 잘 찍어줘야 한다.”

“네! 걱정 마세요!”

하준은 한참 후에야 반응하고 우렁차게 대답했다.

그리하여 고다정과 여준재는 두 아이의 요구에 따라 여러 가지 친밀한 포즈를 취하며 이쁜 사진을 많이 남겼다.

웃고 떠들며 그들은 어느새 산꼭대기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전원 풍광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과수나무가 두 개의 농구장만 한 곳을 둥그렇게 에워쌌고, 그 중심에는 인공으로 만든 큰 연못이 있었는데, 수면에는 푸른 연잎이 떠 있고, 물은 보석같이 푸른색을 띠었다.

연못 옆에는 별장 직원들이 고다정네가 온다고 특별히 준비한 것인지 레저용 리클라이너 두 개와 낚싯대가 놓여 있었다.

연못 뒤에는 단정하게 정돈된 밭이 있었는데, 거기는 각종 채소가 푸르고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고 띄엄띄엄 덩굴대도 몇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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