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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다른 사람에 의해 망치다

여준재는 고경영의 아부를 그닥 좋게 보지는 않았다.

그는 냉담한 눈빛으로 고경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말한 제안에 별 의견이 없다면 내일 하루 준비시간을 줄게요. 내일 이 시간대쯤, 제가 다시 찾아와서 계약서 체결할게요.”

“네, 알겠습니다.”

고경영은 당연히 반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조금 전 구두로 한 협의가 어딘지 모르게 허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고 씨 집안이 여 씨 집안에 의지할 수 있도록, 몇 가지는 분명하게 말하려고 했다.

“여 대표님, 다름이 아니라 제가 생각해봤는데요. 저희가 조금 전에는 그냥 간단하게 협력에 대해 이야기한 것 같더라고요. 많은 디테일은 아직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은데 혹시 점심 식사 같이하시면서 그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요?”

“밥은 됐어요. 더 이야기할 디테일이 있으시면 지금 바로 말씀 주세요.”

여준재는 그와 밥을 먹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고경영도 당연히 그걸 눈치챌 수 있었다. 그는 더는 머뭇거리지 않고 조금 전 생각했던 그 몇 가지 중요 디테일에 대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혹시 조금 전 여 대표님이 말씀하신 프로젝트가 YS그룹에서 담당하고 있는 건가요?”

“그렇죠.”

여준재는 그의 말에 답하며 두 눈을 반짝였다.

그 프로젝트는 확실히 YS그룹에서 담당하고 있는 프로젝트지만 YS그룹에 있어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게다가 그가 말했듯이 제대로 운영을 해야 수억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고경영에 대한 조사로 봤을 때, 고경영은 자신이 덫에 걸린 줄도 모르고 지금쯤 좋아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여준재의 답을 듣고 신나서 손을 비비며 재차 그의 안색을 살폈다. 그러고는 결국 참지 못하고 더 한걸음 앞서 나갔다.

“여 대표님, 저희 두 가문 회사 협력이 순리롭길 바랍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여 대표님.”

“그때 가서 다시 보죠.”

여준재는 그의 속셈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고경영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고경영 또한 그 대답에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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