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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주식은 안 가져도 되니, 다른 거로 저당하라

고경영의 말을 들은 여준재는 입가에 조롱 섞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건 누가 봐도 고경영이 그 주식과 신분이라는 핑계로 그한테서 뭘 좀 뜯어내려는 수작이 분명했다.

여기까지 생각한 여준재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

“혼례에 관해서 그쪽은 자격이 없다고 제가 말하지 않았나요? 오늘 제가 온 이유는 주식과 관련된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그 말에 뭐라 토를 달 거라면, 주식은 그냥 당신이 직접 가져가세요.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GS 그룹도 파산될 거니까요. 그때 가서 제가 다시 인수해도 됩니다.”

말을 마친 뒤 여준재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하였다.

고경연은 여준재가 GS 그룹에 대해 이렇게 잘 알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하여 얼른 그를 불러세웠다.

“여 대표님, 잠시만요.”

그는 종종걸음으로 여준재의 앞에 달려가 그를 막아서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조금 전에는 제 생각이 짧았어요. 저희 다시 주식에 관해 이야기 좀 해보죠?”

그의 비위를 맞추는 모습이 여준재는 여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 주식은 고다정이 계속 신경 쓰고 있는 물건이라 그래도 아직은 인내심 있게 고경영을 대하기로 했다.

“주식에 관한 이야기이면…”

“여 대표님, 아시다시피 지금 GS 그룹에서는 문제가 조금 생겼습니다. 만약 그 주식을 양도하지 않으면 회사의 이익에도 큰 영향을 끼칠 거라고요. 그때 가서 다정이가 이 주식을 손에 넣어도 그냥 한낱 종이 한 장에 불과할 것입니다.”

고경영은 여준재가 하려던 말을 가로채며 갑자기 불쌍한 척을 하기 시작했다.

여준재는 화를 내지 않고 그냥 그의 연기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몇 분이 지나도록 고경영은 입이 마르도록 말했지만 여준재는 답이 없었다. 하여 그는 눈을 치켜뜨고 여준재를 바라봤다.

“여 대표님, 저 이렇게나 많이 말했는데 지금쯤 혹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가요?”

그 말을 들은 여준재는 차갑게 웃으며 그를 흘겨보았다.

“그 뜻에 대해서 대략 알겠어요. 기왕 주식을 내놓고 싶지 않으면 저도 더는 곤란하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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