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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할아버지, 한 번만 더 도와주세요

의사의 말을 들은 여준재는 가슴이 서늘해져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의사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간호사에게 고다정을 병실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한편, 원빈 노인과 원진혁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 급히 경찰서에 갔다.

“경찰관님, 저희는 원경하의 가족입니다. 제 사촌 여동생이 무슨 일로 체포됐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원진혁은 원빈 노인의 지시에 따라 경찰관 한 명을 불러 문의했다.

경찰은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냉랭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신 여동생은 상해죄를 저질렀습니다.”

“상해죄라니요?”

원진혁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원빈 노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안색이 어두워진 원빈 노인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자리에서 콧방귀를 뀌는 소리에 이어 비꼬는 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렇게 놀라요? 당신의 착한 여동생이 우리 작은 도련님과 아가씨를 속이고 우리 작은 사모님을 폭행했어요. 우리 작은 사모님은 아직도 병원에서 응급 처치 중이에요.”

이집사는 말을 마치고 옆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좋지 않은 시선으로 원빈 노인과 원진혁을 노려보았다.

원빈 노인과 원진혁에게는 낯선 얼굴이었다.

“누구신지?”

원진혁이 공손하게 묻자 이집사는 차갑게 대답했다.

“저는 YS그룹 저택에서 일하는 집사입니다.”

이 말을 들은 원빈 노인과 원진혁은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지금 이 순간 뭘 더 물어볼 필요가 있겠는가?

그들이 원경하가 온순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원경하는 그들 몰래 또 밖에서 말썽을 피운 게 틀림없다.

이집사도 그들의 기색이 변하는 것을 눈치챘지만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저희 도련님이 이번 일은 끝까지 추궁할 것이라고 두 분께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을 남기고 이집사는 자리를 떴다.

원빈 노인과 원진혁은 원경하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경하가 따라왔을 때 끝까지 고집해서 돌려보내야 했어.”

원빈 노인이 후회하며 이렇게 말하자 원진혁은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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