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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또 무슨 엉뚱한 생각을 하려는 거야?

그날 오후 2시에 일어난 두 아이는 활력이 넘쳤다.

그들에 비해 다정은 오히려 조금 초췌해 보였다.

다정은 낮잠조차 자지 않았다.

다정의 머릿속에는 계속해서 준재의 방에서 일어난 일이 맴돌았다.

그 묘한 분위기가 그녀를 뒤흔들어 진정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다정은 그날 오후 어디에서나 준재를 피해 다녔다.

준재 역시 눈치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놀라 도망가 버리면 아이들과 접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두 아이도 그들의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고 의심을 품은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엄마와 아저씨가 왜 이러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이상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고, 당사자들에게 금방 잊혔다.

이미 다정은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감탄을 금치 못했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후, 그들의 목적지는 F국의 유명한 관광지인 바이디 수상 궁전이었다.

5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면적은 족히 축구장 4개를 합쳐 놓은 것처럼 넓었다.

건물 내부는 정교하게 조각된 석상과 그림이 있었다.

“어쩐지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기분이 안 좋을 때 여기를 걸으면 걱정이 싹 사라진다는데, 그럴 수밖에 없구나.”

다정은 장엄한 궁전의 입구에 서서 눈앞에 펼쳐진 웅장한 풍경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이 말을 들은 준재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평소에 보지 못한 풍경을 보면 색다른 느낌에 기분이 좋아지죠.”

아이들은 두 사람의 심오한 말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곳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변함없었다.

그들은 주변 풍경 사진을 많이 찍었다.

하윤은 아저씨와 엄마의 모습을 보며 문뜩 떠오른 생각에 자기 오빠에게 귓속말을 했다.

“오빠, 나중에 엄마랑 아저씨를 부를 테니까, 돌아보면 그 틈을 타서 사진을 찍어.”

“좋아, 하나, 둘, 셋 소리쳐.”

하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적극 찬성했다.

이를 본 하윤은 곧바로 옆에서 소리쳤다.

“엄마, 아저씨!”

“왜?”

다정과 준재는 아이의 목소리에 무심코 뒤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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