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재는 그녀의 말을 듣고 무관심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굳이 초연 씨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귀찮을 리가요, 저희 집안 사이에 귀찮은 일이 어디에 있겠어요.”임초연은 준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척 이 틈을 타 기회를 노렸다.그녀는 와인잔을 들고 가까이 다가가서, 눈앞에 있는 멋있는 남자를 올려다보며 눈에 박힌 집착을 숨기지 않았다.동시에 그녀의 아름다운 자태는 준재의 눈에도 또렷이 보였다.그녀는 오늘 이 생일 잔치에 준재가 참석한다는 사실을 알고 특별히 스타일리스트에게 섹시한 모델처럼 꾸며달라고 요청했다.‘남자는 시각적 동물이라는 말은 그저 옛말이었던가, 준재 씨는 어떻게 이런 날 보고도 무심할 수 있지?’이를 생각한 초연은 눈을 깜박이며 준재의 붉은 입술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그리고 준재 씨가 절 귀찮게 하는 건 언제나 환영이에요.”그녀는 한 손을 들어 준재의 가슴팍에 올려놓으려 했지만 그녀가 움직이자마자 준재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초연 씨, 스스로 책임감을 더 가지시길 바랍니다.”준재는 초연의 유혹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그는 손을 놓고 한 발 뒤로 물러나 두 사람 사이에 거리를 뒀다.“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요. 죄송합니다.”이 말을 끝으로 그는 돌아서서 지인들과 인사를 나눴다.초연은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다 쓰라린 마음으로 돌아서 떠났다.준재의 눈에 그녀는 단지 남일뿐이었다!그리고 지금, 그녀는 준재와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점점 더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다.한순간 그녀의 표정은 우울감으로 어두워졌다.‘왜, 왜!’‘자존심 다 버리고 다가갔는데, 어떻게 준재 씨는 날 거들떠보지도 않는 거야!’‘설마 애 딸린 그 여자보다 내가 더 별로라는 거야?’방금 그 장면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심해영의 눈에 띄었다.그녀는 자기 아들이 초연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눈살을 찌푸렸다.‘초연이는 내가 가장 좋아
심해영은 고다정이 자신의 말을 거절할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기에 그녀의 말을 듣고 순간 멍해졌다. 심해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고 선생님이 분명하게 말씀하셨으니 저도 솔직히 말할게요.”다정은 눈살을 찌푸렸고,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심해영의 냉랭한 목소리가 들렸다.“고 선생님은 오해를 살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지만, 저희 준재가 고 선생네 아이들의 학부모회에 참석하고, 온천을 같이 가는 등, 이런 것들은 모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심해영은 날카로운 눈으로 다정을 바라봤다.다정은 순간 놀라 한동안 반박할 말을 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준재에게 다른 흑심이 없었다.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며 자기 입장을 표명했다.“사모님, 방금 하신 말씀에 변명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부자와 결혼하는 데 관심이 있는 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는…… 글쎄요, 단지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제가 그 말을 믿을 것 같나요?”심해영은 퉁명스럽게 다정을 바라보았고, 다정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다정은 어깨를 한 번 으쓱거렸다.“사모님께서 절 믿지 않는다면 하는 수 없죠. 어쨌든 여 대표님은 제가 배우자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다정이 태연하게 한 이런 말에 심해영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녀는 다정이 방금 한 말이 마치 자기 아들을 무시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다정이 말을 꺼냈다.“사모님께서 여 대표님을 많이 걱정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여 대표님의 개인사에 신경 쓰시기 전에 대표님의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여 대표님의 건강이 호전된다면 저와 여 대표님은 아무런 접점도 생기지 않을 테니까요.”“…….”심해영은 말문이 막혔다.다정은 이어 말을 덧붙였다.“설령 제가 정말 사모님 아들과 무슨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사모님이 관여하실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
여준재는 고다정의 행동에 그녀가 정말 이곳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많이 불편하시면 문성 어르신께 인사를 드리고 가셔도 돼요. 어르신이라면 이해해 주실 거예요.” “그렇죠?”다정이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려는 순간, 그녀의 치맛자락이 테이블 위의 물컵에 부딪혀 치마가 다 젖어버렸다.준재는 곧바로 정장 안주머니에 있는 손수건을 꺼내 그녀에게 다가갔다.“제가 닦아드릴게요.”생각지도 못하게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다정은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괜찮아요, 여 대표님. 제가 닦을게요.”그 후, 그녀는 커피 테이블에 있는 휴지를 몇 장 뽑아 쪼그려 앉아 치마를 닦았다.준재는 가만히 서서 그녀의 행동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어 눈살이 찌푸려졌다.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는 항상 다정이 자신에게 선을 긋고 있는 느낌이었다.그러나 그는 자신이 너무 지나치게 생각하고 있다고 느꼈다.결국 다정이 고의로 한 일은 아니지 않은가?다정은 그의 생각들을 몰랐다.치맛자락을 다 정리한 다정은 준재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내려간 후, 두 사람은 문성 노인을 찾았지만 그의 옆에서 진시목의 가족들과 고경영, 심여진이 어르신에게 공손히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다가가고 싶지 않았다. “문성 어르신, 이분은 GS그룹의 고경영 회장님이시고 제 장인어른이십니다. 회장님께서는 항상 어르신을 존경하고 경영 철학을 존경해 왔습니다.”시목은 문성 노인에게 고경영을 소개했다.고경영도 이를 놓치지 않고 문성 노인을 치켜세웠다.“저는 항상 어르신을 뵙고 어르신에게 회사 경영에 대해 배우고 싶었는데 오늘 이렇게 제 꿈이 실현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심여진도 옆에서 덧붙여 아부했다.“항상 어르신을 말로만 들었는데 오늘 직접 뵐 수 있어 영광입니다. 문성 어르신은 정말 풍채가 식지를 않으시네요.”이야기하던 중, 사람들 속에서 날카로운 눈으로 서 있는 다정을 발견한 후, 그녀의 안색이 바로 안 좋아졌다.심여진은 너무 놀란 나머지 문성 노인의 생일 잔치라는 사실을 잊고 날카로
모두가 충격에 충격을 받았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결국 그들은 자신을 배제한 두 노인이 고다정과 함께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씨 부부는 여태껏 이렇게 창피한 적이 없었고,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새파랗게 질렸다.옆에 있던 진시목의 가족도 한참을 침묵했다.이 사실을 모른 채 신수 노인과 문성 노인에게 서재로 끌려간 다정은 강제로 사업과 의술에 관해 토론했다.흥미진진한 두 노인을 보니 그녀의 머리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신수 어르신, 문성 어르신, 저는 사실 할 줄 아는 게 많지 않아요.”그녀는 두 노인이 자기를 놓아주기를 바라며 겸손하게 말을 꺼냈다.“괜찮아, 네가 모르는 건 우리가 가르쳐 줄 테니, 함께 토론을 해보자꾸나.”신수 노인이 허허 웃으며 이런 말을 할지 누가 알았겠는가.말은 이렇게 했지만, 신수 노인은 교묘하게 다정에게 두 가지 처방전을 알아냈다.처방전을 들고 있는 신수 노인을 바라보니 다정은 어쩔 수 없는 마음과 함께 너무 피곤했다.‘역시 신수 어르신은 신수 어르신이야’다정은 모든 예방 조치에도 불구하고 신수 노인을 막지 못했다.이때 문성 노인은 방금 연회장에서 일어난 해프닝을 떠올리고 화제를 바꿔 관심을 보였다.“다정아, 아이가 둘이 있다고 들었는데, 결혼했었니?”그가 이 말을 하자마자 옆에서 처방전을 들고 감탄하던 신수 노인은 즉시 경계하기 시작했다.“문성 영감, 이런 질문을 물어서 뭘 얻고 싶은 거야. 내가 말해줄 테니 다정이 너는 아무 말도 하지 마!”그녀를 대변하는 신수 노인을 본 다정은 마음이 따뜻해졌지만, 오히려 다정은 문성 노인을 바라보며 자신의 상황을 숨기지 않았다.“결혼은 안 했지만, 아이가 둘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비록 미혼으로 아이를 낳았지만, 전 조금도 후회하지 않아요. 아이들은 제 자랑이에요!”말이 끝날 때까지 그녀의 눈빛은 확고했고, 온몸은 모성의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문성 노인은 이 사실을 알고 다정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모든 사람은 자기 삶과 선
하준도 그의 옆에서 눈을 비비며 고다정에게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엄마, 오셨어요?” “응, 방금 왔어.”다정은 손을 뻗어 녀석을 안고 나긋하게 말했다.“가자, 엄마가 침대까지 데려다줄게.”여준재는 옆에서 지켜보다 곧이어 따라갔다.아이들 방에 들어간 다정은 아이를 침대에 부드럽게 눕힌 뒤, 이불을 덮어주고 이마에 굿나잇 키스를 했다.“하준아, 잘 자.”“엄마도 잘 자요.”하준이의 어렴풋한 대답이 들렸다.이를 본 다정은 그의 가슴을 가볍게 두 번 토닥이고 옅게 웃었다.“자자.”하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중얼거리고 눈을 감았다.하준이 잠든 것을 본 다정은 일어서 뒤를 돌아보니 하윤이가 준재의 품에 안겨 있는 것이 보였다.그런 다음 그녀는 같은 방법으로 하윤이를 재웠다.하지만 하윤은 습관적으로 옆에 있는 보슬보슬한 털 인형을 안고 잤다. 준재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고 소곤거리며 물었다.“이게 하윤이의 습관이에요?”“네, 하윤이는 어릴 때부터 사람을 안고 자는 걸 좋아해서 그런가, 커서는 인형을 안고 자는 걸 좋아해요.”다정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고, 그녀는 형용할 수 없는 애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준재는 이를 보고 고개를 끄덕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의 깊고 검은 눈에는 의도치 않은 따뜻함을 볼 수 있었다.아이들이 모두 잠든 것을 확인한 다정은 준재에게 손을 흔들었다.“우리 이제 나가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마지막으로 깊이 잠든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본 후 다정을 따라 조심히 걸어 나갔다.방에서 나온 다정은 옆에 있는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여 대표님, 여기 앉으세요. 제가 물 한 잔 가져다드릴게요.”그녀가 나왔을 땐 손에 알약 한 알을 들고 있었다.“대표님, 이거 드세요.”다정은 준재에게 다가가 손에 든 물과 약을 건네주었다.준재는 어떠한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먹었다.그의 무조건적인 신뢰에 다정은 눈썹을 치켜떴다.“제가 무슨 약을 줬는지도 안 물어보세요?”“고
고다정은 여준재에게 거실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주방으로 들어가 분주하게 국수 두 그릇을 만들었다.준재는 주방에서 들려오는 냄비와 프라이팬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전혀 시끄럽지 않았고 오히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다.특히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다정의 뒷모습을 보니 마치 집에 돌아온 것처럼 훈훈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잔치국수가 완성됐다.다정은 그릇을 조심스레 들고나왔다.“여 대표님, 와서 국수 드세요.”“네, 갈게요.”준재는 대답을 하고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다정은 그를 바라보며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집에 있는 재료로 만든 국수라 볼품없지만, 여 대표님 입에 맞았으면 좋겠네요.”“맛있어 보이는걸요.”준재는 고개를 저으며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이 국수는 간단하지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준재는 금세 국수 한 그릇을 다 비웠다.다정은 자연스레 그릇과 젓가락을 치워 주방 싱크대에 놓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치울 계획이었다.동시에 준재는 이제 들어가 보겠다고 말을 꺼냈다.아파트를 나오니 이미 구남준이 입구에 차를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준재는 차에 오른 후, 자연스레 다정의 집이 있는 층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는 시선을 거두고 남준을 향해 지시를 내렸다.“돌아가서 하윤이에게 줄 털이 부드러운 인형을 몇 개 사둬.”“알겠습니다.”남준은 미소를 지으며 지시를 받아들였다.……다음 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아이들은 어젯밤의 기억을 생각하며 잔뜩 신이 난 채 다정이 있는 안방으로 달려갔다.“엄마, 어젯밤에 아저씨가 오셨어요?”아이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다정을 깨웠다.다정은 아이들의 소리에 잠에서 깼고, 이 말을 다시 들었을 땐 피곤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맞아, 너희가 좋아하는 아저씨가 왔다 가셨어.”이 말을 듣자마자 아이들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아, 아저씨가 진짜 오셨었군요. 그때는 비몽사몽인
그러나 고다빈은 진시목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고다정의 배후에 YS그룹이 있다는 거? 그건 당신과 나 모두가 알고 있어! 여준재는 그 여자랑 그런 관계가 아니야. 그저 당신은 여전히 그 여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거야!”말이 끝나자 다빈은 이성을 잃었다.시목은 다툼이 격해지자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해 손을 들어 그녀를 밀어내며 참지 못하고 말했다.“난 할 말을 다 했으니, 네가 알아서 해.”이 말을 끝으로 그는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무자비하게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다빈의 얼굴은 험상궂을 정도로 일그러졌다.“고다정, 넌 죽어도 싸!”그녀는 이를 악물고 악을 질렀다.지금 그녀는 고다정에 대한 원한이 극에 달했다!반면, 고다정은 다빈이 감옥에서 석방된 사실을 몰랐다.그러나 활발한 매체들이 이 문제를 꾸준히 주시하고 있었기에 인터넷에 관련 뉴스가 보도 됐다.[연예계 신흥 배우였던 고다빈이 오늘 오전, 노동 수용소에서 출소했다. 초췌하고 꾀죄죄한 모습은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이 뉴스가 나오자마자 조롱하는 네티즌들에 의해 삽시간에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왜 아직도 이런 퇴물 기사를 쓰냐? 더 좋은 기삿거리도 많을 텐데, 그걸 쓰는 게 더 나을 듯.][이제 고다빈 소식은 궁금하지도 않음.][저런 저급한 인간은 연예계에서 퇴출당할 법도 한데?][내가 이딴 쓰레기를 좋아했다는 것만으로도 과거의 나 자신을 죽여버리고 싶다.] ……그날 저녁, 임은미는 기분 좋게 케이크를 들고 아이들과 강말숙을 만나러 이사한 새집에 갔다.저녁 식사 중, 그녀는 고다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다정아, 너 인터넷 기사 봤어?”“무슨 기사?”다정은 한동안 고민하다가 어이가 없어서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고다빈 말이야! 너 앞으로 조심해. 그 여자 오늘 구치소에서 나왔대. 이번에 걔 큰 손해를 봤으니 틀림없이 널 가만 두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다정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녀는 헛웃음을 치고 업신여기며 말했다.“
한동안 임은미는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집으로 돌아갔다.거실에는 고다정과 강말숙만이 남았다.다정은 할머니를 바라보며 할머니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애썼다.“전 정말 그럴 생각이 없어요…….” 지금 너는 없다. 장래에 너는 있을 것이다.“지금은 그럴 마음이 없더라도, 앞으로는 생길 수도 있잖니.”강말숙은 흔들리지 않고 다정을 소개팅에 참석시키고 싶었다.별다른 방법이 없자 다정은 아이들의 말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외할머니, 저를 위해 그러시는 마음은 알지만 이건 저뿐만 아니라 우리 하준이랑 하윤이 일이기도 해요. 만약 아이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떡해요?”강말숙은 이 말을 듣고 머뭇거렸다. 그러나 곧 그녀는 다시 미소를 머금었다.“걱정하지 마, 아이들은 자연히 받아들일 거야.”이 말을 들은 다정은 더 이상 어떠한 방법도 없었다.……다음 날, 다정은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한 뒤 아침을 준비하러 나갔다.거실에 있던 두 아이는 그녀를 보고 즉시 기뻐하며 달려왔다.“엄마, 증조할머니가 아빠를 찾아준다고 하셨는데 진짜예요?”아이들은 한 사람씩 다정의 다리를 껴안고 반짝이는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봤다.다정은 순간 머리가 아팠다.‘아이들도 외할머니 말을 지지할 줄은 몰랐네.’이 생각에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만약 너희만 동의한다면 그게 사실이겠지?”원래 그녀는 아이들을 떠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뜻밖에도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저희는 좋아요!”“얼른 저희 아빠를 찾아줘요.”다정은 그들의 반응에 놀랐다. 아이들은 마음속에 다른 생각을 품고 고의적으로 이런 말을 했다.그들은 엄마가 소개팅을 한다는 것을 여준재 아저씨가 알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만약 아빠를 찾는다면 여준재 아저씨가 아빠였으면 좋겠어.’‘하지만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서로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는 거야.’그래서 두 아이는 마음을 합친 후, 그들을 도와줄 생각을 했다…….그날 저녁, 다정은 평소처럼 아이들을 데리러 유치원으로 갔다.그녀가 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