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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심여진이 미치다

고다빈이 자신을 훑어보고 있다는 것을 느낀 남자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그는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입을 열었다.

"고다빈 씨, 제 주인님께서는 고다빈 씨가 고다정에게 원한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다. 고다정이 제 주인님에게 미움을 샀습니다. 고다빈 씨가 고다정을 처리해 준다면 제 주인님께서 어떠한 요구든지 들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법에 어긋나는 일도 되나요?"

고다빈이 미간을 찌푸리며 바라봤다. 눈앞에 있는 남자가 말은 번지르르하게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주인님이 누구예요? 나를 돕고 싶다면 왜 본인이 직접 오지 않고 뒤에 숨어서 일을 지시하는 거죠? 너무 성의가 없는 거 아니에요?"

남자는 눈을 치켜뜨며 고다빈의 태도를 맘에 들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인님이 지시한 일이기에 그는 화를 참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주인님이 누군지 당신은 지금 알 자격이 없어요. 고다정을 상대하는 일을 할 건가요? 도움이 필요하다면 우리 사람들을 빌려줄 수도 있어요."

그의 마지막 말이 고다정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녀는 고다정을 너무 상대하고 싶었다. 꿈에서도 고다정이 여준재에게 버림받고 비참하게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래야만 자신이 잘 지내고 있는 게 돋보이는 것 같았다.

고다빈은 고다정을 상대하고 싶어도 익명의 브로커 외에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

그녀의 증오가 익명의 브로커가 한 경고보다 더 컸다.

"고다정을 못살게 굴 수만 있다면 난 하고 싶어요. 당신들은 고다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요? 지금은 고다정 뒤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확신이 없는 일은 다시는 하고 싶지 않네요. 잘 못 하면 나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요."

고다빈이 동의도 거절도 하지 않은 채 머리를 들고 남자를 바라봤다.

그녀의 말을 들은 남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그 여자 뒤에 있는 사람은 여준재 아니에요? 여준재는 우리 주인님께서 해결할 거예요."

남자의 말을 들은 고다빈은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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