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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강의건은 등받이에 기대어 있었고 얇은 담요를 덮고 있었는데, 수척하고 초췌해 보였고 목에 깊은 주름이 서려 있었으며 두 눈은 움푹 패 생기가 없었고 얼굴에는 불규칙한 노인 기미로 덮여 있었다.

한창 손자들을 무릎에 놓고 놀아주면서 남은 생의 즐거움을 누려야 할 노인이 이런 모습을 하고 있으니 쓸쓸하고 적막해 보였지만 송연아는 그를 동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은 강의건이 자초한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탓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알아요, 절 찾으시는 건 분명 세헌 씨를 설득하기 위해서겠죠. 이젠 늙었으니 곁에 가족이 필요하신 거고, 제 말이 맞죠?”

“네가 내 마음을 알고 있으니, 이참에 나를 좀 도와줄래?”

강의건은 순순히 인정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기에 곁에 함께할 가족이 필요했다.

“할아버지 곁에는 강세욱이 있지 않나요?”

송연아의 목소리에는 온기가 없었다.

“아직도 내 탓 하는 거야?”

강의건은 화를 낼 기운도 없었고 목소리는 허랑하고 더 나이가 들어 보였다.

“이미 지나간 일은 이제는 따지지 않겠습니다.”

송연아는 강의건을 쳐다보았다.

“처음에 할아버지께서 저와 강세헌을 이어달라는 저의 아버지의 요구를 들어주셨죠. 할아버지께서는 다 세헌 씨를 위한 것으로 생각하시면서 저를 이용해 세헌 씨를 감화시켜 세헌 씨의 원한을 풀어주고 싶으셨겠죠...”

“그럼 아니야?”

송연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의건은 되물었다. 지금도 강의건은 당시의 결정이 확실히 강세헌을 위한 것으로 생각했다.

“아니요.”

송연아는 확실하게 강의건에게 말했다.

“할아버지께서는 강세헌을 위해서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니라 그저 이기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 가족의 편을 든 거예요. 만약 할아버지께서 정말로 세헌 씨를 위하셨다면 감화로 세헌 씨가 원한을 내려놓게 하는 것이 아니라 범인 중에서 적어서 한 사람만이라도 감옥에 보내서 죗값을 치르게 했었어야죠. 할아버지는 처음부터 잘못하셨어요. 아들과 손자는 둘째치고 장진희는요? 할아버지는 그들 일가를 지킬 때 세헌 씨를 생각해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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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경옥우
정말 재미있게 잘 쓰여진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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