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아의 등장에 모두가 놀랐다.사람들은 금세 놀란 표정을 거두고 정경봉에게 물었다.“우리가 여기에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그들은 이곳에 모이기로 한 걸 알려주지 않았었다.정경봉이 옥자현에게서 들었다고 말하려고 할 때 송연아가 한발 앞서 말했다.“제가 그걸 하나 못 알아낼 것 같아요?”문 앞에 있던 옥자현이 송연아의 말을 듣고 괜히 정경봉 앞에서 얘기했다고 생각했다.정경봉은 사람이 진솔하여 숨기는 게 없이 있는 말은 다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중에는 모두가 옥자현이 말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고 따라서 자기를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다.송연아는 천천히 사람들 앞으로 걸어가면서 방금 뒷담화 하던 사람들을 살펴보았다.“모두 강세헌과 저의 관계 아시죠? 제가 알고 싶은 건 그 사람이 모두 알아봐 주거든요.”원장이 다가오며 말했다.“연아 씨, 여기 이쪽으로 와서 앉아요.”송연아는 자연스럽게 원장 옆에 가서 앉았고 반대로 뒷담화를 하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없이 꼼짝을 못 하고 서 있었다.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왜 다들 서 있어요? 앉으세요.”그제야 모두 자리에 앉았고 송연아가 말했다.“여러분들이 저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이 있어서 저를 인정 못 하시는 거 알아요. 우리 분야에 관한 그 어떤 일이라도 다 도전 할 수 있어요. 만약 제가 해내지 못했다면 이 자리 포기할게요.”원장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정말 자신 있어?”송연아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확실히 자신은 없었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을 납득시키려면 그들에게 실력을 보여줘야 했다. 지면 실력이 안 되는 것이기에 자리를 내놓으면 되는 것이고 이기면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였다.“약속할 수 있어요?”“그럼요. 시간은 여러분이 정하세요. 오늘만 빼고요.”“좋아요. 그럼, 내일로 하시죠.”연구소 사람들은 너도나도 한가지씩은 특기가 있었기에 원장이 말했다.“3명만 하기로 해.”원장은 연구소 직원들의 특기를 모두 잘 알고 있었으므로 만약 송연아가 모든 사람과 다
송연아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당신은 누구예요?”“여기는 에릭 갤러리에요.”송연아는 멍했다.“거기 뭐 하는 곳인데요?”낯선 전화번호에 낯선 장소이기에 감히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이거 놔...”순간 핸드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심재경의 목소리 같아서 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어떻게 된 거지?’그때 핸드폰에서 잡음이 들려왔는데 신호가 안 좋은지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서 아예 전화를 끊고 차에서 내렸고 강세헌도 방금 도착해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지금 왔어?”강세헌이 다가오며 묻자 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세헌이 송연아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집으로 들어가려 할 때 그녀의 핸드폰이 또 울렸다. 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연아야, 살려줘...”“... 재경 선배예요?”송연아가 물었다.“응 나야... 빨리 와...”“됐어...”이어서 삐 소리가 나며 전화가 끊겼다.“왜 그래?”강세헌이 물었다.‘왜 미간을 찌푸리는 거지?’“재경 선배인 것 같아요.”“같다는 건 무슨 말이야?”강세헌은 이해가 안 됐다.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확실하지 않아요.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전화는 왜 했다는데?”강세헌도 미간을 찌푸렸다.‘어제는 술 마시자고 나를 귀찮게 하더니 오늘은 연아에게 전화해서 귀찮게 하다니? 도대체 뭐지?’송연아는 심재경이 안이슬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쪽의 소리를 들었을 때 무슨 다른 일이 생긴 것 같았다.“저랑 같이 가 봐요. 아니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요.”“무슨 일이야 있겠어. 신경 쓰지 마.”강세헌은 가기 싫어서 송연아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우린 집에 가자.”“같이 가봐요.”강세헌은 송연아가 걱정하는 걸 보고 몇초간 고민하더니 마지못해 동의했다.“알았어, 가자.”두 사람은 차에 탔다.“주소는 알아?”송연아가 생각하더니 말했다.“아까 에릭 갤러리라고 했어요.”강세헌도 그곳을 몰라서 내비게이션을 켜
심재경은 송연아 앞에서 휘청거리더니 펑 하고 쓰러졌다. 송연아가 당황해하며 쪼그리고 앉아 상태를 확인하자, 심재경은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녀에게 눈을 깜빡였다.“...”송연아는 의아했다.‘왜 이런 쇼를 하는 거지?’대머리 일행이 가려고 하자, 송연아가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심재경은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 말했다.“치료비 달라고 해.”송연아는 심재경의 뜻을 알아차리고 일어서며 말했다.“잠깐만요.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그냥 가려고요?”대머리가 매서운 눈빛으로 머리를 돌리며 사납게 말했다.“왜요? 돈을 뜯어내려고요?”“그것보다 지금 사람이 의식이 없어서 병원으로 가야 하는데 당신들이 때린 거니까 책임은 져야죠.”송연아가 말했다.대머리 남자가 앞으로 나서자, 강세헌이 송연아의 앞에 막아서며 물었다.“뭐 하자는 거죠?”“저분이 저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해서요.”대머리는 자기들이 어느 정도로 때렸는지 알고 있었다. 얼굴에만 상처가 있을 뿐, 몸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었기에 기절할 정도는 아니었다. 강세헌이 옆에 있었기에 송연아는 점점 더 대담해져서 심재경이 많이 다쳤다고 말했다.“지금 의식이 없잖아요. 만약 불구라도 되면 당신들 치료비와 결근비 등등 모두 배상해야 해요. 그리고...”대머리는 들을수록 화가 나서 송연아를 가리키며 소리쳤다.“이 여자가 죽으려고...”“악!”대머리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명을 질렀다. 비명에 송연아는 강세헌의 손을 보았는데 대머리가 송연아를 가리키며 뭐라고 할 때 강세헌이 대머리의 손가락을 부러뜨려서 지금 식지 손가락이 거꾸로 되었다. 따닥하는 선명한 골절되는 소리에 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대머리는 비명을 지르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너희들 바보야? 거기서 뭐 해? 빨리 와서 이놈들 죽여!”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부하들은 핸드폰 화면을 보고 있었는데 강세헌의 개인 프로필이었다. 이처럼 부유하고 권세가 있는 사람을 상대로 그들은 움직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들
심재경은 강세헌의 모습에 당황했다.“왜 그래?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송연아가 옆에 있었기에 심재경은 평소처럼 무서워하지 않고 말했다. 강세헌은 심재경을 발로 차버리고 싶었다.“앞으로 네가 저지른 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 연아를 찾지말고. 힘없는 여자를 불러서 뭐 하려고? 오늘은 마침 나를 만나서 같이 왔으니 망정이지, 혼자 왔으면 어쩔 뻔했어. 그 머리는 뭐 하는데 쓰는 거야?”심재경이 해명했다.“내가 한 거 아니야. 저놈들이 내 핸드폰을 뺏어서 한 거야.”강세헌은 믿지 않았다.“너 연락처에 사람이 몇인데 왜 하필 연아야?”심재경은 찔리는 게 있어 강세헌의 눈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어서 고개를 숙였다.강세헌이 말했다.“말해봐!”“그래, 내가 연아에게 전화하려고 했다가 안 하고 호주머니에 넣었었어. 그런데 그놈들이 뺏어서 핸드폰을 열었는데 처음에 연아 번호가 보이니까 바로 한 거야.”심재경은 원래 송연아에게 안이슬의 상황을 물어보려고 했지만 억지로 잊어버리려고 자신을 강박하며 전화하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심재경이 사과했다.“이번에는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야.”강세헌도 더 이상 그와 따지고 싶지 않았다.“한 번 더 있으면 우리 사이도 끝이야.”말을 마치고 강세헌이 송연아와 같이 차에 타자, 심재경도 아랑곳하지 않고 뒷좌석에 올라타며 말했다.“말을 왜 그렇게 서운하게 해? 나 사과했잖아. 우리가 얼마나 오래된 사이인데, 그정을 그렇게 쉽게 끊을 수 있을 것 같아?”강세헌이 눈꼬리를 치켜올리며 말했다.“누가 너와 정이 있었대?”“형제의 정, 의리.”심재경이 서둘러 말을 바꿨지만, 강세헌은 쉽게 용서하지 않았다.“그만큼 당했으면 이제 교훈을 얻었을 텐데, 왜 아직도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해?”심재경이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봐.”어제 마신 술을 다 깨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 또 마셨던 것이다.차는 계속 달리고 있다. 강세헌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말했다.“당신도 그래, 쟤가
송연아는 송예걸과 심재경이 충돌이 생겨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아 두려워서 서둘러심재경에게 말했다.“오늘 너무 늦었으니 선배는 이제 집에 가요.”송연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 사람이 달려오더니 바로 심재경의 얼굴을 한 대 쳤고 그녀는 재빨리 달려가서 송예걸을 끌어당겼다.“두 사람 모두 다쳤으면서 뭐 하는 거야?”심재경은 입가를 닦으며 송예걸을 흘겨보았다.“나는 포기했으니까, 이슬이랑 잘 해봐. 나에게 이러지 말고.”심재경은 송예걸과 맞서고 싶지 않았다.“정말 비겁해. 이슬 누나가 떠나니까 포기한다는 거야? 진작 뭐했는데? 일찍 포기했으면 누나 혼자서 떠나지 않았을 거 아니야!”“떠나? 어디 갔는데?”심재경은 안이슬이 떠난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에 송예걸의 말에 놀랐다. 안이슬은 송연아 외에 아무런 친척도 친구도 없었다.“연아야, 이슬이 어디 갔어?”심재경은 바로 송연아를 보며 물었고 송연아도 솔직하게 말했다.“이슬 언니 기억을 회복했어요. 그리고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하면서 떠났어요. 좋은 사람을 만나면 결혼도 할 거라고 했는데 어디로 갔는지는 저도 몰라요.”심재경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왜 혼자 떠나게 했어? 나에게 연락했어야지...”“선배, 이슬 언니가 결정한 일이에요. 그리고 저도 그 결정이 맞다고 생각하고요. 아직도 두 사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이슬 언니가 선배의 어머니와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 선배도 송예걸 너도 다 포기해요.”심재경과 송예걸 두 사람 모두 할 말이 없었다.“그리고 이제 늦었으니 모두 각자 집으로 돌아가요. 여기서 우리 아들 잠자는 거 깨우지 말고.”송연아가 가라고 명령했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고 송예걸이 먼저 말을 꺼냈다.“심재경, 이슬 누나가 떠난 이유는 분명 우리 두 사람 때문일 거야. 떠나면서 우리 누나에게까지 주소를 알리지 않았다는 건 큰 결심을 했다는 것이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일 거야.”“그래서?”심재경이 묻자, 송예걸은 자기 생각을 말했다.“누가 먼
강세헌이 송연아의 귀에 대고 부드럽게 속삭였다.“나야.”송연아는 돌아서서 그의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놀랐잖아요.”강세헌이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다음에는 조심할게.”송연아는 조금 전에 집에 강도가 들어온 줄 알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는 놀란 기분을 가라앉히더니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이슬 선배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돼요. 혼자 어디로 갔을까요?”강세헌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피곤하지 않아?”송연아는 목 스트레칭을 하더니 꽤 피곤한 듯 하품을 하며 말했다.“피곤해요.”“피곤하다면서 그것까지 신경 써?”송연아는 그제야 강세헌이 그녀를 관심하는 게 아니라 쓸데없는 일에 참견한다고 원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남도 아닌데 어떻게 모르는 체해요.”“알았어. 이제 자자.”강세헌이 송연아를 안자,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나 아직 샤워 안 했어요.”“하루는 안 씻어도 돼. 그냥 자자.”송연아는 침대에 누워 말했다.“그럼, 내일 아침에 씻어야지.”송연아는 많이 피곤했는지 바로 눈을 감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다. 강세헌이 잠든 그녀를 꼭 껴안자, 송연아는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달콤하게 잤다....심재경은 안이슬이 떠났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그녀가 갈 수 있는 곳을 모두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 안이슬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그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났다.심재경은 혼자서 목적 없이 길을 걸었다. 생각해 보면 안이슬이 기억을 잃었을 때 비록 복수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매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 외롭고 슬펐고 그는 안이슬의 불행이 모두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자책했다.늦은 밤거리는 조용했고 달빛은 차가웠으며 나무 그림자는 더욱 처량하게 느껴졌는데 찬 바람이 부는 밤거리에서 심재경의 그림자는 가로등으로 인하여 유난히 길어 보였다.심재경은 얼마나 오래 걸었는지 날이 밝을 때쯤에야 집에 도착했다. 심재경 어머니는 심재경이 조금 더 늦었으면 사람을 시켜 찾으려던 참
“쉿.”옥자현이 신호를 보냈다.송연아는 이마를 찡그리며 상대방을 또렷이 바라보았다.“뭐 하는 거예요?”‘왜 이렇게 사람을 놀라게 하는 거야? 할 말이 있으면 그냥 하면 되지, 왜 이런 은밀한 곳으로 오는 거지?’송연아는 나쁜 사람인 줄 알았다.“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그러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송연아는 옷을 정리하며 옥자현이 보며 물었다.“뭐가 고마운데요?”“알면서 왜 그래.”옥자현은 말끝을 흐렸다.송연아는 정말 무슨 이유인지 몰랐다.“말 안 해주면 갈 거예요?”“잠시만. 왜 그렇게 급해.”옥자현이 그녀를 다시 끌어당겼다.“출근 시간이 다 돼 가요.”송연아가 담담하게 말했다.“어제 그 장소를 제가 알려드렸다는 것을 얘기하지 않았잖아. 날 생각해서 그랬다는 거 알아.”옥자현이 웃으며 말했다.송연아는 코트 자락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나에게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연구센터에 왕따는 저 하나만으로 충분하니까요. 남은 사람들끼리라도 단합해야 더 큰 가치를 창조해 낼 수 있지 않겠어요?”옥자현은 송연아 말의 숨은 뜻을 알아차리고 부끄러웠다. 그렇다, 그들이 먼저 송연아를 따돌렸다. 송연아의 말대로 단합해야 더 큰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연구센터에 처음 왔을 때 모두 자신이 인류사회를 구할 수 있는 구세주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사실 우리 단합은 꽤 잘 돼 있어.”“단합이 잘 돼 있다는 거 믿어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힘을 합치면 함께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할 수 있을 거라는 것도 믿어요.”송연아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옥자현은 송연아가 아주 쓸모없는 것 같지 않아 그녀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인정하지 않고 따돌렸지만, 그녀는 충분히 권력이 있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보복하지 않았고 자기가 무례하게 했어도 추궁하지 않았다. 어쨌든 송연아는 곧 연구센터 원장이 된다.“더 붙잡지 않을게요. 먼저 들어가세요.”“근무 시간에 게으름 피우면 안 돼요.”송연아
“어떻게...”송연아는 혼자서 중얼거리며 진단서를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원장님이 병 때문에 그렇게 서둘러 은퇴한 걸까?’그녀는 심장외과 의사였고 현재 인공심장을 연구하고 있었기에 심장에 관한 질환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원장님이 앓고 있는 병은 악성 부정맥이라는 건데 들었을 때는 별로 엄중하지 않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위험하다. 부정맥, 특히 악성 부정맥은 심장병 중에서도 비교적 심각한 것이다. 악성 부정맥이 발작하면 정상적으로 뛰던 심장 리듬이 깨지면서 갑작스럽게 심정지가 되어 환자가 순식간에 의식을 잃을 수 있는데 이 상황에서 반드시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언제든지 사망 할 수 있다.보고서의 데이터로 분석해 보면 원장의 상태는 심각하다. 초기에 발견했으면 치료할 수 있는 희망이 있을 텐데 원장은 현재 약물로 공제할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만약 약물로 통제가 안 된다면...송연아는 지금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원장은 다년간 심장 연구를 했는데 정작 본인이 심각한 심장 질환으로 앓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감정을 추스르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직업적 특성으로 그녀는 바로 감정을 조절하고 진단서를 서랍에 넣고 심호흡하고는 업무를 계속했다....심재경은 비서에게 회사 근처에 숙소를 알아보라고 시키고 또 사람을 찾아 안이슬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고는 일에 몰두했다. 그러다 보면 안이슬에 대한 생각도 사라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비서가 숙소를 계약하고 키를 전달하러 왔다.“금성 오피스텔입니다. 회사와 가깝고 또 환경도 좋습니다. 단점은 방이 크지 않습니다.”“혼자라서 그 정도면 충분해.”심재경은 아무렇지 않게 열쇠를 서랍에 넣었다.“오늘 오후에 워스 홀에서 오 대표와 미팅이 있습니다.”“알았어.”심재경이 말했다.오후 세 시경에 심재경은 오 대표와의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협력 건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 있었다. 심재경이 일찍 왔고 오 대표는 10분 늦게 도착했다. 오 대표는 미모의 여성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