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경은 웃으며 말했다.“자세히 보면 좀 닮긴 닮았네요.”사실 전혀 닮지 않았다.하지만 심재경이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면, 말을 잇기 어려웠다!부인은 환하게 웃었다.“그렇죠? 내 딸이니 당연히 나를 닮았죠.”심재경은 또 물었다.“나랑 비슷한 나이가 되어 보이는데, 혹시 올해 27살이에요?”그러자 부인의 안색이 굳어졌고 심재경을 노려보았다.“왜 자꾸 내 딸에 관해 알아보는 거죠? 알아서 뭐 하려고요?”“전 그냥 저와 비슷한 나이인 것 같아서...”“내 딸 좋아해요?”심재경은 원래 이수연과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하려고 했으나 부인이 그의 말을 가로챘다.그래서 심재경은 아예 대범하게 인정했고 일부러 들통난 척 안절부절못했다.“아이고, 혹시 우리 민박집에 묵는 것도 일부러..? 우리 딸 때문에...?”부인은 대번에 알아챈 것 같았다.심재경도 부인하지 않았다.부인은 의젓한 심재경을 위아래로 훑어보았고 꽤 맘에 들어 했다.아무래도 이수연의 나이도 적지 않으니 시집갈 때도 되었다.부인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딸을 쫓아다니는 것을 막지 않았는데, 지금은 옛날처럼 무조건 부모님의 뜻에 따라 결혼해야 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요즘 사람들은 당연히 자유연애를 추구할 것이다.부인은 그저 사람만 좋으면 되었다.심재경은 말없이 웃기만 했고 이는 묵인한 셈이었다.“근데 우리 딸의 성질이 만만치 않은데.”“서로 보완하면 되죠.”심재경이 황급히 말했다.부인은 웃으며 말했다.“자식이 크면 부모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어요. 수연이의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없는지는 그쪽에게 달렸어요.”심재경은 고개를 끄덕였고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이렇게 좋은 사람인데, 언젠가는 좋아하겠죠?”부인은 심재경의 자신감에 웃으며 말했다.“우리 딸이 생각보다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요.”그렇게 말하고 부인은 밥상을 치우기 시작했다.“여기서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 많으니 여기저기 구경하고 편히 놀다 가세요.”“대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심재경이 몸을
심재경은 고개를 돌렸고 이수연인 것을 알았지만 피하지 않았다.“아무것도 안 했는데요.”이수연은 멀어져 가는 차를 힐끗 쳐다보았다.“당신은 분명 좋은 의도로 우리 집에 온 게 아닐 거예요.”이수연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심재경을 노려보았다.“우리 민박집은 더는 당신에게 방을 내주지 않을 거예요. 제가 지금 바로 환불해 줄 테니 지금 당장 나가요.”심재경은 계속 웃으면서 말했다.“무슨 소리예요?”“짐승이에요? 사람 말 못 알아듣냐고요.”이수연은 정말 화가 났다.“안 가겠다면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요.”심재경은 남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이수연의 성격상 정말 경찰에 신고할 것 같았다.심재경은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갈게요.”“흥, 역시. 내가 경찰에 신고한다고 하니까 무서워하는 것 좀 봐. 마음속에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확실해, 빨리 꺼져요!”이수연은 심재경을 흘겨보았다.심재경은 이수연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싫은 원인이 정말 그날 배에서 내가 당신에게 실례를 범했기 때문인가요? 내 생각에는 그것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그럼 뭐가 필요한데요, 살인이라고 해야 했나요?”이수연이 물었다.심재경의 안색은 삽시에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했다.안이슬은 심재경의 어머니와 윤씨 집안의 계략으로 목숨을 잃었다.심재경만 아니었으면 안이슬은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지금 이수연을 보고 있자니 마치 안이슬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양심의 가책을 견디기 어려웠다.“미안해요!”심재경은 말을 하고 바로 돌아섰고 걷는 모양새가 다소 어수선했다.마음이 찔려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이수연은 그 모습을 보더니 차갑게 한마디를 내뱉었다.“도둑이 제 발 저린다더니.”심재경이 그 말을 듣고는 여기서 얼른 탈출하려는 듯 더 빨리 발걸음을 옮겼다....송연아는 찬이가 자는 것을 지켜보았다.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고 송연아는 다가가 문을 열었다.진원우였다.“대표님을 뵐 일이
심재경은 핸드폰을 꽉 쥐었다.“누구야?”“그 의사를 매수한 사람의 신상정보를 보내드리겠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세헌은 한 장의 사진을 받았다.열어 보니 안에는 의도적으로 정체를 감추기 위해 검은 모자를 깊게 눌러 쓴 한 남자가 보였다.꽁꽁 감췄다고 해도 강세헌은 이 사진 속의 주인공을 알아볼 수 있었다.이 사람은 다름이 아닌 고훈이었다.이때, 전화기 너머로 또다시 사립탐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사진은 그 의사가 자신의 안전 보장을 위해 가지고 있었던 마지막 패였습니다. 조사해 봤는데, 이 사람은 그 기간 동안 확실히 미국에 있었고 한국 사람입니다. 이 사람 집에도 아이가 있었습니다.”사립탐정이 찾은 증거들은 강세헌의 추측을 입증했다.“알겠어요.”강세헌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는데, 이제 모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전화를 끊고 강세헌은 한동안 우뚝 서 있었다.이때 송연아가 옷을 다 정리하여 아래층으로 내려왔다.“누구 전화길래 이렇게 넋이 나가 있어요?”강세헌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강세헌의 미간은 웬일로 찌푸려있지 않았다.송연아는 바로 이상함을 감지했다.“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이렇게 진심으로 웃는 모습 처음 봐요.”강세헌이 말했다.“맞춰 봐.”송연아는 바로 눈치를 챘다.“설마 아이에 대해 뭐 찾은 거라도 있어요?”송연아는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우리 아이... 괜찮은 거죠?”강세헌은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괜찮아.”만약 애가 잘못되었으면 고훈은 이런 식으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그 의사도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송연아는 너무 격동되어 발을 동동 굴렀다.“진짜요? 정말이에요?”송연아의 눈가는 어느새 촉촉해져 있었고 목이 메었다.“그럼 아기는 지금 어디에 있어요?”강세헌은 침착하게 송연아를 달랬다.“우리 아이가 살아있고 또 누구의 손에 있는지 이제 아니까 곧 찾을 수 있을 거야.”송연아는 포인트를 딱 집어서 물었다.“누구 손에 있는데요
그리고 송연아는 곧바로 자신의 옷깃이 벌어져 새하얀 속살을 드러나 있는 것을 보았다.송연아는 순간 뺨이 뜨거워지며 입술을 깨물고는 강세헌을 노려보았다.“세헌 씨는 참 뻔뻔해.”강세헌의 목소리는 낮고 숨결은 뜨거웠다.“그런데 넌 내 와이프잖아.”말하는 동안 강세헌은 고개를 숙였고 그의 입술은 송연아의 가슴 위에 떨어졌다.송연아는 몸을 움찔하더니 부드럽게 강세헌을 밀쳤다.“장난치지 마요.”강세헌은 고개를 들었지만 눈 밑의 열기는 식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더 뜨거워져 송연아를 더 세게 안았고 더 가까이 다가가 그들은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송연아를 바라보는 강세헌의 눈빛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같았다.“보고 싶었어.”송연아의 볼은 또다시 빨갛게 달아올랐고 미처 입을 열 틈도 없이 강세헌의 따스한 입술과 맞닿았다.키스하는 동안 강세헌의 손은 송연아의 허리춤 옷자락으로 들어갔고 그녀의 매끄러운 피부를 부드럽게 문질렀다.강세헌의 목소리는 잠겼고 그는 송연아의 귀를 살살 건드렸다.“연아야, 사랑해.”그동안 일이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송연아가 산후조리 중이었기에 그들은 관계를 한 적이 없었다.정상적인 남자라면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마주했을 때, 당연히 통제하지 못할 때가 있을 것이다.그 마음속 깊이 활활 타오르는 불은 어느새 곧 분출될 마그마처럼, 이미 수습할 수가 없었다!송연아는 강세헌의 열정에 녹아버리고 말았다.몸에 걸친 옷이 모두 벗겨지고 나서야 송연아는 비로소 깨달았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송연아는 부드러운 이불에 누워 있었고 그 위에는 강세헌의 단단하고 뜨거운 몸이 있었다.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송연아는 그저 온몸이 나른해지고 힘이 하나도 없는 느낌을 받았다.누군가가 강제로 송연아를 이불속에 쑤셔 넣은 것처럼 너무 지쳐서 꼼짝도 하기 싫었고, 쉰 목소리에는 아직 가시지 않은 가벼운 숨결이 섞여 있었다.“약 좀 갖다 줘요, 서랍에 있어요.”송연아의 몸을 닦아주려고 미지근한 물에 적신 수건을 들고 온 강세헌은 그
송연아는 나른하게 말했다.“같이 청양시로 가기로 했잖아요.”강세헌이 말했다.“내일 가도 늦지 않으니까 일단 자.”“안 돼요. 오늘 가야 해요. 조금만 자면 피로가 풀릴 거예요.”송연아는 눈을 감고 마음을 가다듬었다.강세헌은 더는 송연아를 설득하지 않았다.“알았어, 한 시간 후에 깨워줄게.”송연아는 알았다고 했다.그 후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한 시간 후, 강세헌이 송연아를 부르기도 전에 그녀는 깨어났다.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으니 잠을 푹 잘 수가 없었다.송연아는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강세헌은 잠을 자지 않았고 청양시로 가는 차와 거처를 마련했다.두 사람은 모두 청양시로 갔다.같이 가지 않으면 강세헌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두 사람은 집안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어둠을 딛고 집에서 나와 청양시로 향했다.그들은 업무용 차를 끌고 갔고, 안의 좌석이 편안하여 송연아는 누워서 쉴 수 있었다.그들이 도착했을 때, 진원우는 이미 고훈의 아이를 데리고 와 있었다.지금 고훈은 진원우를 찾고 있었다.강세헌은 진원우의 빠른 일 처리를 보고 만족했다.이제 고훈이 스스로 찾아오는 것만 기다리면 된다.“이 일은 내가 할 테니까 가서 좀 쉬어.”강세헌이 송연아에게 말했다.여기에 한 어린 아기가 이렇게 놓여 있는데, 송연아가 어찌 쉴 수 있겠는가.자기 아이는 아니지만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여기는 다 남자들만 있었기에 이렇게 어린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어른의 잘못은 아이와 상관없다.송연아는 진원우에게 분유와 유아용품을 준비해달라고 했다.두 아이를 낳은 엄마로서 아기를 돌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 어린 아기는 예상 밖으로 울지 않고 얌전했다.배부르면 자고, 배고프면 먹었다.하지만 강세헌은 그렇게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그 아기를 보더니 바로 안색이 안 좋아졌다.송연아는 그래도 아기를 세심하게 돌보고 있었다.진원우는 눈치를 보면서 앞으로 나섰다.“대표님, 제가 아이를 훔쳤을 때, 고훈에게 단서를
이제 고훈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고 두 눈은 휘둥그레졌다.“강세헌, 너 선 넘지 마. 나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강세헌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네 말은 내가 호락호락하다는 거야?”“...”고훈은 강세헌이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그는 강세헌의 손에서 큰 손해를 보았다.아예 이긴 적이 없었다.“네가 내 아이를 납치해? 이건 하늘이 노할 짓이야.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고훈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말할 때, 침이 사방으로 튀었다.강세헌은 서두르지 않으면서 말했다.“이 말은 나도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야.”고훈은 하마터면 똑바로 서지 못 할 뻔했다.“무슨 뜻이야?”“아직도 모르겠어?”강세헌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이 났다.“아직도 생각 안 나면 내가 네 아들이 널 대신해서 생각하게 할 수 있는데.”“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고훈은 침을 꿀꺽 삼켰다.어렴풋이 깨달았다.강세헌은 모든 것을 다 알았다.결국에는 다 알고 말았다.‘그럴 리가 없어, 어떻게 알 수 있냐고?!”“도대체 무슨 말이야?”고훈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강세헌은 귀찮아서 고훈과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었다!“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네. 곧 네 아들의 고생문이 열릴 거야, 기대해.”고훈은 지금 진퇴양난인 상황이었다.인정하지 않으면 강세헌은 그의 아들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인정한다면 자신이 강세헌의 아이를 납치한 것이 된다.그때 가서 강세헌에게 아이를 돌려줘도 그는 분명 그쯤에서 끝내지 않을 것이다.강세헌의 성격에는 반드시 고훈에게 복수할 것이다.고훈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고 정말 이해가 안 됐다.“어떻게 알았어?”“지금 그게 중요해?”강세헌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아이, 빨리 안아와.”고훈은 지금 너무 고민돼서 죽을 지경이었다.하지만 강세헌이 고훈의 혈육을 가지고 그를 협박했으니, 그는 정말 방법이 없었다.“내 아이부터 보여줘.”고훈도 따라서 조
고훈은 눈을 부릅뜨고 진원우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고 자신의 불만을 유감없이 드러냈다.두 사람은 이렇게 대치를 하고 있었다.일촉즉발의 상황이었고 보아하니 곧 싸움이 벌어질 것 같았다.송연아는 강세헌에게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지금은 우리 아이를 데려오는 것이 중요하니 이 빚은 나중에 갚아요.”송연아는 일을 그르치고 싶지 않았다.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훈을 건드려서 그들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아무래도 아이가 아직 고훈의 손안에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의 비위를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진원우는 평소에 침착하지 못한 사람이 아니었지만 고훈의 뻔뻔함을 참을 수 없었다.송연아와 강세헌은 결혼했고 아이도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끼어들려고 했으며 거절당하자 원한을 품었다.이게 무슨 도리란 말인가?“진원우, 이리 와.”진원우는 물러갔다.고훈은 득의양양했다.하지만 여전히 송연아 보고 사과하라고 물고 늘어졌다.송연아는 영리하게 대처했다.“사과할게.”고훈은 여전히 불만이 있었지만, 송연아의 품에 있는 자신의 아이를 보자 마지못해 받아들였다.그래도 화풀이는 제대로 하고 갔다.고훈은 송연아의 아이를 청양시의 한 수도원에 맡기고 있었다.이곳이 처음 설립되었을 때, 고씨 가문에서 줄곧 투자했다.그래서 고훈은 아이를 여기에 두고 돌봤고, 안에 있는 사람이 잘 돌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이 일이 누설되는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었다.고훈의 아내조차 그가 여기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를 몰랐다.복도의 등불은 희미한 빛을 뿜고 있었다.안으로 들어갈수록 송연아의 마음은 더욱 격동되었다.발걸음이 다소 어수선했고 강세헌은 송연아의 손을 잡았다.강세헌의 크고 넓은 손은 따뜻했고 안정감을 주었다.차츰 송연아의 마음은 가라앉았고 재빨리 마음을 다잡고는 문을 열었다.그 안에는 담당 간호사가 있었다.사람을 본 간호사는 즉시 입을 열었다.“아기 건강은 잘 회복되고 있습니다...”간호사는 말을 반쯤 하다가 뒤에 고훈이 있
부인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내가 왜 거짓말을 하죠? 원래 내 딸인데 왜 트집을 잡아요.”심재경은 태연자약하게 말했다.“제가 감히 이 말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증거가 있기 때문입니다.”부인은 당황하여 얼른 자기 남편을 찾았다.두 사람은 방안에서 계속 수군거렸다.하지만 심재경은 그들을 재촉하지 않았다.밖에서 잠자코 기다렸다.한참이 지나서야 부부가 나왔다.“누구세요?”이번에 말한 사람은 부인의 남편이었다.심재경이 말했다.“난 당신들의 민박집에 아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머문 거예요, 그 사람의 신원을 조사해보고 싶어서요. 만약 당신들이 나에게 사실대로 말해준다면 난처하게 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계속 부인하고 사실을 고백하지 않으면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마세요.”부부는 방금 방안에서 상의했다.어쨌든 이수연은 자신의 친딸이 아니었다.지금 누가 이렇게 찾아오면 그들은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었다.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들의 집에 낯선 사람이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물어보기만 하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었다.“당신이 도대체 누군지 말해 줄 수 있나요?”부인 남편이 물었다.“가족입니다.”심재경이 대답했다.“수연이는 우리가 바다에서 구해냈고 깨어났는데,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어요. 의사가 말하길 뇌에 산소가 너무 부족해서 기억 신경이 손상됐대요.”심재경은 천천히 손을 움켜쥐었다.“그래서 계속 집에서 돌보신 거예요?”이 말은 그들에 대한 질책이 아니라 감사함이었다.이 부부가 없었다면 안이슬은 정말 죽었을지도 모른다!부인이 말했다.“네, 수연이가 자기의 집도 잊어버리고 이름마저도 잊어버려서 우리는 수연이를 돌봐주기로 했습니다.”그러자 부인은 흠칫했다.“사실 우리가 욕심을 부린 거예요. 수연이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곁에 두려고 했어요.”부인은 울먹거리면서 말했다.“우리 사이에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12살 때 바다에 빠져서 익사했어요. 당시 우리 부부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죠. 몇 년 동안 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