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휴대폰을 꺼내서 화면에 뜬 사진 메시지를 열어보았는데 송연아가 자고 있는 모습이 떡하니 펼쳐졌다.그는 순간 표정이 굳고 미간이 구겨졌다.이어서 문자 메시지가 한 통 도착했다.「연아 씨는 지금 나랑 같이 있어.」문자를 보낸 후 고훈은 흐뭇하게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흔들었다.강세헌은 지금 외국에 있어 이 문자를 봐도 애만 태우겠지!바로 돌아온다고 해도 시간이 걸릴 테니 그사이에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우웅...이때 송연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고훈은 예상했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렸다.“누구는 안달이 났나 봐?”그는 말하면서 송연아를 쳐다봤다.송연아는 몸 위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느낌을 받아 짜증 내며 마구 뒤척였다.고훈은 그녀의 옷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며 나지막이 말했다.“계속 자고 있어요. 내가 대신 받아줄게요.”송연아는 정신이 몽롱하여 아무런 잡음도 듣고 싶지 않아 그를 등져 누웠다.고훈은 씩 웃었다. 발신자가 강세헌이었으니까.‘안달 났네! 하하...’고훈은 침대 머리맡에 서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전화기 너머로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고훈이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저쪽에서 먼저 말을 꺼냈다.“연아 바꿔.”고훈은 웃으며 대답했다.“그건 힘들 것 같아. 이미 잠들었거든.”고훈이 말할 때 그 득의양양한 말투는 사람을 약 올려서 돌아버리게 할 지경이었다!강세헌도 이미 분노가 들끓었지만 고훈의 도발 때문이 아니었다.송연아는 그와 함께 살면서 어떻게 딴 남자와 가깝게 지낼 수 있단 말인가?!심지어 밖에서 자다니, 그것도 고훈과 함께!아무 일 없을 거라고 굳게 믿는다고 해도 이는 상당히 역겹고 기분 더러운 일이다.“어떡해? 연아 씨는 나랑 함께 있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이참에 연아 씨를 나한테 양보하지 그래?”고훈이 계속 도발했다.강세헌은 몇 초 동안 조용히 있다가 전화를 꺼버렸다.고훈은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입을 삐죽거렸다.“뭐야? 화나서 돌아버렸나?”그는 휴대폰을 책상에 내려놓고 무심코 송
그녀는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을 똑똑히 보았다.화가 나 있는 모습은 강세헌과 똑같았는데, 사람으로 하여금 겁에 질려 뒤로 물러서게 하였다.“강... 강세헌?”송연아는 침을 꼴깍 삼켰다.그녀는 진짜인지 헛것인지 구별하기 위해 그를 만지려고 손을 뻗었지만 아직 그에게 닿지는 않았다.강세헌은 문득 몸을 돌려 한마디를 내뱉었다.“나와.”“...”송연아는 침대에 앉아 아직 상황 파악을 전혀 못 하고 있었는데, 한참 고훈을 바라보다가 문 앞에 서 있는 임지훈과 진원우를 또 한참 바라보았다.갑자기 그녀는 머리가 너무 아파 관자놀이를 힘껏 주물렀고 한참이 지나서야 조금 통증이 가라앉은 것 같았다.송연아는 이제야 정신을 차렸는데, 만약 진원우와 임지훈이 계속 여기에 있었다면, 강세헌이 돌아왔다는 뜻이 아닐까?그러면 아까 그녀가 본 사람이 정말로 강세헌이란 말인가?송연아는 급급히 침대에서 뛰어내렸고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뛰쳐나갔다.임지훈과 진원우는 경멸에 찬 눈빛으로 고훈을 한 번 보고는 코웃음을 쳤다.두 사람 모두 고훈의 수법이 저급하고 남자로서 해야 할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고훈은 고개를 치켜들었다. 강세헌을 두려워하는 것이지, 이 두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뭘 봐요? 나 아니었으면, 송연아는 이미 길바닥에 나앉았을 거예요. 당신들은 나한테 감사해야 한다고요.”임지훈은 그를 제일 못마땅해했다.“내가 지난번에 너무 살살 때렸죠? 한 번만 더 임자 있는 여자를 탐내기만 해봐요. 그땐 당신 엄마도 못 알아볼 정도로 때려 줄 거예요. 각오해요.”고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를 으쓱거렸다.“한낱 비서 주제에 너무 오지랖이 넓은 거 아니에요? 지금 당신 상사의 집안일에까지 끼어들려고요?”“죽고 싶어 환장했어?”임지훈은 화가 나서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고 진원우는 다급히 그의 팔을 붙잡고 말렸다.“됐어.”“하지만 저 사람이 너무 눈에 거슬린다고.”임지훈이 앞으로 가려고 했고 언제든지 주먹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신이 들지 않았어도 이 말에 놀라 정신이 들 것 같았다.그녀는 조심스럽게 그를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언제 돌아왔어요?”한 마디를 두 번이나 묻는 것을 보니, 십중팔구 아직 정신이 들지 않은 것 같다.“먼저 돌아가.”강세헌의 말투는 덤덤했다.“...”아직도 그녀에게 화가 난 건가?송연아는 힘껏 얼굴을 비볐다.“그게...”“술이 좀 깨고 난 후에 얘기하자.”강세헌이 그녀를 말을 끊었다.“...”송연아는 입을 앙다물었다.그래, 어쨌든 지금 송연아는 몸이 불편했고 정신이 좀 들었지만, 술 때문에 속이 좋지 않았다.그녀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고 차는 안정적으로 가고 있었다.송연아는 졸음이 쏟아졌고 눈꺼풀이 무거워 천천히 눈을 감았다.강세헌은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는데, 옷이 쭈글쭈글할 뿐만이 아니라 맨발이었다.그의 얼굴은 저절로 어두워졌고 잔소리를 하려고 했지만 피곤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애써 참았다.이 시간대에 도로에 차가 많지 않아서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도착했지만, 송연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된 것만 같았다.강세헌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화가 치밀어도 그녀를 외면할 수 없었기에 차 문을 열고 먼저 내려 그녀를 등에 업었다.송연아는 비록 그 과정에서 깨어났지만, 눈은 뜨지 않았고 그저 흐뭇했다.강세헌은 화가 났지만 그녀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아직도 그녀를 아낀다는 것이 아닌가?분명 그럴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니 송연아의 마음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고 편안하게 그의 등에 기대어 꿈나라로 갔다.강세헌은 송연아를 방으로 데려왔고 그녀가 더럽다며 짜증을 냈지만, 몸은 성실하게 수건을 적셔 그녀를 닦아주고 있었다.송연아는 편안히 누워있었고 그녀가 세상 모르게 자고 있을 때, 누군가가 자신을 안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코끝에 은은한 바디워시 향기가 맴돌아 기분이 좋았다.송연아는 강세헌의 품에 더 비집고 들어갔다.희미하게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나 보고 싶었어?
송연아는 원래 아무것도 모르는 척, 아무 일도 아닌 척 가볍게 이 일을 넘기려고 했다.그런데 강세헌의 태도를 보았을 때, 그녀가 이 일을 분명하게 말하지 않으면, 결코 쉽게 넘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목청을 가다듬었다.“사정은 이래요... 재경 선배가 바람을 피운 탓에 이슬 언니랑 재경 선배 사이가 틀어졌잖아요. 그래서 언니가 마음이 너무 괴롭다고 같이 한잔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계속 마시다 보니까 만취한 거고요.”“근데 왜 고훈과 함께 있었을까.”이것이야말로 강세헌이 제일 관심하고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다.송연아는 계속해서 설명했다.“이슬 언니가 술을 마시자고 했는데, 딱히 갈 곳이 없었어요. 근데 고훈이 좋은 곳이 있다고 해서...”뒤로 갈수록 그녀의 목소리는 작아졌다.“그래서 이슬 언니랑 함께 그의 사설 클럽으로 갔어요.”“그다음엔?”“고훈은 저희가 있는 룸 밖에 있었고 난 언니랑 둘이서만 룸에서 술을 마셨어요. 정말이에요, 못 믿겠으면 CCTV를 확인해봐요.”그녀는 어제 술을 많이 마셨지만, 취하기 전의 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윙윙.책상 위에 놓인 강세헌의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했다.그가 손을 뻗어 핸드폰을 집어 들자, 고훈이 또 한 장의 사진을 보냈는데, CCTV 캡처 사진이었다.그것도 고훈이 송연아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당시 송연아는 화장실을 가려다가 테이블 모서리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품에 안긴 것이었다.고훈은 얍삽하게 앞,뒤를 다 자르고 제일 다정한 부분만 캡처해서 보냈다.각도 때문에 부축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둘이 포옹하는 것 같았다.강세헌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송연아는 강세헌의 핸드폰 화면을 보려고 고개를 내밀었다...사진을 본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그녀의 얼굴도 점점 일그러졌다.“테이블 모서리에 걸려서 넘어질 뻔한 나를 그 사람이 잡아줬을 뿐이에요.”그녀는 서둘러 해명했고 마음속으로 고훈을 죽도록 욕했다.고훈은 왜 이런 쓸데없는 걸 강세헌에게 보낸
눈앞의 사람을 보자, 송연아의 원래부터 좋지 않았던 안색이 더 나빠졌다.“송연아, 너희 교수님이 어떻게 주혁의 아버지를 찾아냈고 또 어떻게 그에게 이 일을 추궁하지 말라고 설득했는지는 모르지만, 난 널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최지현의 눈이 험상궂다.송연아는 두 걸음 물러서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네 아이가 왜 없어졌는지, 내가 더 말하지 않아도 너 스스로 잘 알고 있잖아. 네가 이 일에 계속 이렇게 집착해서 얻는 건 아무것도 없어, 가장 손해 보는 건 너라고.”“네가 날 해친 거야,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된 거 아니야?”최지현은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된 건 모두 송연아의 탓이라고 생각했다.송연아만 아니었다면, 강세헌과 충분히 함께할 수 있었다.다 그녀 때문에 자신이 강세헌의 미움을 받는 것이다.“다 너 때문이야!”그녀의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송연아는 이미 이성을 잃은 그녀와 더는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끝없는 욕심과 집착은 악의 근원이야. 근데 넌 어떻게 그 두 가지에 다 해당하니?”송연아의 태도는 한없이 차가웠다.“네가 계속해서 정신 못 차리면, 지금 너를 사랑하는 주혁도 잃게 될 거야. 네가 잃어버린 건 주혁의 핏줄이라고.”송연아는 일부러 그렇게 말했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걸어오는 주혁을 보았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최지현은 등지고 있었기에 자신의 뒤에서 누가 다가오는지 몰랐고 눈에는 그저 송연아에 대한 분노로만 가득 차 있었다.“내가 없앴다고 해서 뭐? 지금 주혁은 네가 날 계단에서 밀어서 유산된 줄 알아. 그 사람은 널 미워하고 네가 그 사람 아이를 잃게 만든 거니까, 반드시 너한테 복수할 거야. 송연아, 이제 편히 지낼 생각은 하지 마!”최지현이 낮은 목소리로 협박했다.송연아는 웃으며 말했다.“그래, 난 널 어떻게 할 수 없어. 그저 내가 이해가 안 가는 건 어떻게 넌 네 아이한테 그런 짓을 할 수 있냐는 거야. 잊지마, 그 아이는 네 핏줄이야...”“내 핏줄이면 뭐? 난 애초부터 이 아이를 낳고 싶지
“강세헌은 당신한테 화 난 게 아니라 나한테 화났어요. 당신 지금 이러는 게 우리 사이를 이간질한다는 건 알고 있어요?”송연아가 말했다.“당신 이런 사람인 줄은 몰랐네요.”고훈은 정말 강세헌을 화나게 하려고 했을 뿐이었다.송연아에게 누를 끼친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했다.지금 송연아가 그에게 화를 내도 크게 나무랄 것이 없었다.고훈은 실실 쪼개며 말했다.“아이고, 이렇게 생각해요. 만약 강세헌이 이 일로 당신을 믿지 못해 화를 냈다면, 당신을 많이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예요.”“꺼져줄래요?”송연아는 참지 못하고 폭언을 날렸다.이건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 믿는지 안 믿는지의 문제가 아니었다.마찬가지로 강세헌이 만취한 상태에서 다른 여자와 한 방에 있었다면, 똑같이 화가 났을 것이다.강세헌이 이것 때문에 감정이 상했다는 것을 그녀는 이해했다.신뢰의 부분에 있어서, 강세헌과 함께 한 시간이 길지 않아 신뢰가 두텁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리 큰 단점은 아니었다.송연아는 시간이 오래되면 그들은 무조건 서로를 믿어 줄 것으로 생각했다.“그날 밤의 모든 CCTV 영상을 세헌 씨한테 줘요.”송연아가 불쑥 입을 열었다.고훈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다.“왜, 싫어요? 잊지 말아요, 내가 당신 어머니를 구했어요. 지금 은인한테 이렇게 보답하겠다는 거예요?”고훈은 얼른 해명했다.“아니... 아니요...”“좀 빨리 말해요, 우물쭈물하지 말고.”송연아의 인내심이 바닥을 보였다.고훈은 사실을 토로했다.“클럽의 CCTV는 당신이 걸려 넘어질 때, 나한테 안긴 부분 빼고는 다 삭제했어요...”송연아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일부러 그런 거죠?”고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대로 말했다.“네, 일부러 그랬어요. 강세헌한테 보여주려고요.”“야, 넌 그냥 가서 죽는 게 낫겠어.”송연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고훈은 송연아가 이렇게 예의가 없는 모습을 처음 보고는 일의 심각성을 느꼈다.“진짜로 화
송연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이 말하는 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척했다.누구나 다 비밀 한 개씩은 가지고 있지 않은가?구진학은 별말이 없는 그녀를 보고는 꽤 믿을만 하다고 생각되었는지 입을 열었다.“알았어, 내일에 그 사람과 같이 올게.”“내가 미리 준비하고 있을게. 아마 아침에 처음으로 검사 받을 거야. 네가 걱정하는 거 알아. 그래서 너무 많은 사람과 접촉하지 않게 우리가 조심할게.”주석민이 말했다.“그래, 이번 일은 네가 신경 좀 많이 써줘.”구진학이 일어났고 주석민은 문 앞까지 배웅했다.잠시 후, 주석민이 돌아왔다.송연아는 시종일관 입을 열지 않았고 그는 만족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안 궁금해?”송연아가 말했다.“궁금하죠. 근데 다른 사람의 비밀에 대해서는 함부로 묻지 않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주석민은 피식 웃었고 서랍을 열어 저번에 송연아가 정리했던 환자 파일을 꺼내 들었다.그녀는 파일 속 여자의 사진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는데, 이 환자와 강세헌의 어머니는 너무 닮아있었다.방금 주석민과 구진학의 대화에 언급된 ‘그 사람'은 혹시 이분일까?저번에 송연아는 사람의 생김새만 주의했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주의하지 하지 않았다.“이분은 어디가 아프신지...?”그녀가 물었다.주석민이 말했다.“몸에 아무런 문제는 없어.”“없... 없다고요?”송연아는 궁금했다. 아무런 병도 없으면서 회진은 왜 한단 말인가?비록 진단기록이 있지만 이 기록은 병원 컴퓨터에 보관되어 있지 않았고 오직 주석민만 파일로 가지고 있었다.주석민이 말했다.“이건 다른 사람의 개인적인 일이니 함부로 말하고 다니지 말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녀서도 안 되는 건 알지?”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너 CT실에 가서 내일 아침에 누가 출근하는지 좀 봐봐. 그리고 오후에 너 수술 하나 잡혔어.”송연아는 알았다고 했다.그녀는 의사 가운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CT실 쪽으로 갔는데, 강의건과 전 집사가 대화를 나누면서 입원실로 향하는 것을 보
강세헌의 책상에 놓인 사진과 그녀가 본 진료 기록 파일에 의하면, 겉으로는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밀접한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내일에 내가 그 여자를 만난다고?’예전 같으면 다른 사람의 일은 묻지 않았을 텐데, 이건 강세헌에 관한 것이었다.송연아는 반드시 방법을 찾아서 이 진료 기록 파일 속의 여자가 강세헌의 어머니인지 아닌지 알아내야 했다.그리고 그 구진학이라는 남자는 또 어떤 사람이고 왜 그 여자와 함께 있는 것일까?그는 임옥민과 닮은 그 여자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 하지 않은 것 같았다.이 안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생각이 선 그녀는 CT실에 갔고 주석민을 찾으러 돌아갔지만, 그는 자리에 없었다. 그녀는 책상 앞에 서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끝내는 그 파일을 집어 들었다.송연아는 살짝 빼내어 보았다.안 보면 모르지만, 보니까 깜짝 놀랐다.이 파일에는 주석민이 구민이라는 여자에게 개두수술을 해준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주석민은 심장에 관한 수술이 전문이지 않은가?어떻게 뇌수술을 할 수 있지?구민의 뇌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는 기록하지 않았고 수술 과정만 기록했는데, 그녀가 결정적인 것을 보려고 할 때, 문밖에 누군가가 인사하는 소리를 들었다.“교수님.”주석민이 돌아오자, 송연아는 서둘러 파일을 원위치에 갖다 놓았다.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고 주석민이 들어오자 웃으며 말했다.“교수님, 방금 어디 가셨어요? CT실에 다녀왔는데, 내일 아침은 이 선생님이 출근한답니다.”책상을 한 번 둘러본 주석민은 별다른 점을 눈치채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 이제 가서 일 봐.”송연아는 몸을 돌려 걸어 나갔다.주석민은 책상 앞에 앉아 서류 가방을 응시했고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그는 송연아가 본 것을 알고 있지만 일부러 말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그녀는 주석민의 사무실을 나서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 이런 일을 해서 아직도 간이 콩알만 해 있었는데, 갑자기 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