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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안이슬은 그제야 시간이 나서 눈앞의 검고 깡마른 여자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안이슬의 시선을 느꼈는지 그녀는 고개를 더 푹 숙였다.

금메달리스트 가정부 사이에서 그녀는 눈에 띄는 존재였다. 다른 의미로 고객의 관심을 끈 것은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온갖 메달을 목에 건 다른 가정부와는 달리 그녀의 목에는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았다.

“이분 괜찮아 보이는데요. 강문희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안이슬은 깡마른 여자의 이름을 보려고 했지만 비비안은 두 번째 가정부 앞에 서고는 쩌렁쩌렁 소리를 질렀다.

비비안이 고른 가정부는 얼굴에 짙은 화장을 하고 있었는데 입술에는 그녀와 전혀 어울리지 않은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최선을 다해 꾸몄지만 야박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에 대한 안이슬의 첫인상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집에 아이까지 있으니 그녀는 절대 이런 짙은 화장을 한 사람을 집에 들일 수 없었다.

“글쎄요, 조금 더 지켜볼까요?”

안이슬이 고민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

자신의 권위가 짓밟혔기에 비비안은 심기가 불편했다. 그녀는 고작 베이비시터인 안이슬이 그녀의 의견을 무시하고 결정 내리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

“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여러모로 조건이 좋잖아요. 이분을 안 뽑으면 설마 저 촌년을 뽑으려는 거예요?”

안이슬이 계속 깡마른 여자 앞에 서 있자 비비안은 일부러 그녀를 비꼬면서 말했다.

두 번째 가정부는 마음이 다급했는지 손을 뻗어 비비안의 옷을 잡으려고 했는데 비비안이 눈짓을 한 번 하자 그 가정부는 꼼짝하지 않고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안이슬은 두 사람의 상황을 모두 지켜봤다.

비비안은 작정하고 심재경 옆에 자기 사람을 두려는 생각인 것 같았다.

소위 금메달리스트인 가정부도 비비안이 부정한 방법으로 끼워 넣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렇다면 여자의 촌스러운 옷차림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안이슬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깡마른 여자의 자료를 건네받고는 대충 상황을 파악한 후 그녀를 영입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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