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19화

비비안은 말하면서 친분을 과시하듯이 임수영의 팔짱을 끼려고 했는데 임수영의 손에 있는 거친 굳은살과 까무잡잡한 피부를 보고 망설이다가 손을 거두었다.

임수영은 대답이 없었는데 거절하는 뉘앙스도 아닌 이유는 비비안이 도대체 무슨 속셈인지 알고 싶어서였다. 이때까지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진심으로 자신한테 잘해주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보아내지 못할 리가 없다.

비비안이 이끄는 대로 고급스러운 카페에 들어가서 아침을 먹으면서 임수영은 몰래 안이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비비안이 자신을 찾아서 사적인 대화를 나누려는데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고 더 얘기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요즘 집에서 일하는 건 어때요? 할 만해요?”

비비안은 커피 한 잔과 작은 케이크를 임수영의 앞으로 밀어주면서 아주 다정한 말투로 그녀의 근황을 물었다.

하지만 임수영은 아주 민감하게 비비안이 심 대표님 자택이라 칭하는 것이 아니라 ‘집’이라는 단어를 쓴다는 것을 캐치했다. 비비안은 심 대표님과 어떤 관계가 있는 사이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가까운 사이에 쓸 수 있는 사적인 말을 쓰는가, 이로 보아 그녀는 자신의 상사를 유혹해서 하룻밤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여자라는 걸 알수 있었다.

예전이었다면 임수영은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자신의 부당한 생각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꼈을 것이지만 비비안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이 모든 게 모두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할 만해요.”

임수영은 냉랭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비비안은 임수영이 자신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일부러 낮은 자태로 말을 계속했다.

“그때 일은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됐어요. 그때는 너무 걱정되는 마음에 그런 거예요. 예전에도 돈만 밝히는 가정부를 만난 적이 있어서 말을 가리지 않고 하게 되었어요.”

임수영은 말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그녀가 또 어떤 수를 쓸지 보고만 있었다.

“이번에 수영 씨를 찾아온 것은 부탁할 게 있어서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일이 끝나면 반드시 돈을 두둑이 챙겨줄 거예요.”

비비안은 임수영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