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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지금 강문희가 혼자 집에 있으므로 그녀가 하지 않으면 할 사람이 없었다.

“괜찮아요. 힘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심재경은 낯빛이 좋지 않았다.

“임수영 씨는 아직 한 주가 지나야 일하러 올 수 있는데 그동안 비비안 씨가 와서 일을 좀 도와달라고 할게요.”

‘비비안?’

안이슬은 살짝 불쾌했지만, 심재경이 이렇게 말한 마당에 그녀도 더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알겠어요. 대표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샛별이와 잠시 놀아주고 나서 심재경은 내일 가지고 갈 물건들을 정리했다.

그가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안이슬이 샛별을 위해 야채 주스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내가 뭐라도 도울 게 있나요?”

심재경이 다가오면서 물었다. 샛별이는 아기 의자에 앉아서 큰 눈으로 두 사람을 보면서 자신의 손가락을 빨고 있었다.

“대표님, 그럼 저를 도와서 이 채소를 좀 씻어주시겠어요?”

심재경이 정말 할 일이 없는 것 같아서 안이슬은 거절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그가 샛별이랑 당분간 만날 수 없게 되는 마지막 밤이었다. 샛별이도 한 달 동안 아빠를 못 보면 보고 싶어 할 것이다.

“좋아요.”

심재경은 팔을 거두고 곁에 있는 당근과 오이를 씻기 시작했다. 안이슬은 그 모습을 보더니 손을 뻗어서 걸려있던 앞치마를 가져왔다.

“대표님, 이걸 두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심재경은 고개를 돌려서 안이슬의 손에 들린 앞치마를 보더니 자신의 손에 있던 물기를 털며 말했다.

“지금 혼자서 두르기가 불편하니 좀 도와주세요.”

심재경은 살짝 무릎을 굽히며 안이슬의 앞에 섰다. 안이슬은 당황했다.

그녀는 심재경이 직접 둘러 달라고 할 줄 몰랐다.

‘상관없어, 앞치마일 뿐인데.’

심재경의 머리를 먼저 넣고 앞치마를 내리는데 안이슬은 방심한 사이에 심재경과 눈이 마주쳤다. 심재경이 무릎을 살짝 굽히고 있던 탓에 두 사람의 시선은 마침 한 개의 수평선에 놓이게 되었다.

심재경의 눈동자는 특별하게 침착하고 냉정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그가 예전에 수술대에 서 있을 때랑 똑같았다. 시간은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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