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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2화

이 말은 매우 또렷하고 힘차게 들렸다. 마주 서 있던 이조현도 그대로 얼어붙었다. 도범의 말에 더욱더 커진 눈은 마치 튀어나올 것 같았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도범이 대답했다.

“미쳤어?”

그러자 도범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다른 사람이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건드리지 않아. 오늘 너의 운명은 네가 자초한 거야.”

도범의 이 말에 이조현은 비웃음을 터뜨렸다. 이조현은 그제야 웃으면서 무기를 꺼냈다.

“정말로 해마다 괴이한 일이 벌어지는군. 올해는 특별히 많네. 너 정말 미친 거 아니야? 네 실력으로 나와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해? 비록 네 수련 경지가 잘 보이지 않지만, 한낱 연단사 주제에 내 앞에서 건방을 떨다니, 그렇게 굴면 내가 널 무서워할 줄 알아?”

이 말을 마친 후, 이조현의 입가에 냉소가 더욱 짙어졌다. 도범이 지금 이렇게 침착하게 행동하는 것은 그저 눈속임일 뿐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연단사에 불과한 도범이 자신을 이길 자격이 있을 리 없다고 확신했다.

또한, 도범이 그렇게 말한 이유는 단지 허장성세를 부려 자신이 강한 척해서 이조현이 쉽게 덤벼들지 못하도록 하고, 그사이에 도망칠 틈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점을 깨달은 이조현은 도범을 바라보는 눈빛에 경멸이 섞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 녀석이 정말로 용기가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단지 잔꾀를 부린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도범의 표정에 속아 도범이 정말 실력이 있는 줄 착각했었다.

이윽고 이조현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이런 식으로 날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나는 수련의 길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났고, 온갖 요괴와 악마들을 다 보아왔어. 너처럼 작은 잔꾀를 부리는 사람은 너무도 흔하지. 이런 정도의 수법으로 나에게서 목숨을 건지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해!”

이조현은 허리를 곧게 펴고 의기양양하게 이 말을 외쳤으며, 이조현의 얼굴에는 정의로운 신과 같은 표정이 가득했다. 그러나 이조현의 이런 모습은 도범에게 우스꽝스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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