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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9화

곽치홍은 약간 쉰 목소리로 말했다. 이때 오수경은 곽치홍의 질문에 대답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다. 오수경은 긴장된 얼굴로 도범을 바라보며, 도범이 실패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그래야만 오수경은 자신의 체면을 찾을 수 있었다.

한편, 이장민은 눈알이 거의 튀어나올 듯이 눈을 크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도범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장민은 도범이 800개의 단기 룬을 응축할 수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도범이 실력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어마어마한 실력을 숨기고 있을 줄은 몰랐다.

조금 전까지 이장민은 도범이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자신이 도범을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도범이 이렇게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인재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의 무능함이 부끄러웠다.

이윽고 이장민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모든 표정을 감추며,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

이때, 왕관주가 매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장민 책임자님의 연기력은 점점 더 좋아지네요!”

이 말은 깊은 분노가 담긴 말이었다. 다행히도 이장민은 조금 전 놀라움을 감추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왕관주는 이장민의 감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이 속았다고만 생각했다.

그러자 이장민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무슨 연기력이 좋아진다는 거죠? 저는 천성 단방의 이장민이지 서커스단의 광대가 아니에요.”

왕관주는 팔을 앞으로 세게 휘두르며, 소매가 팔과 함께 격렬하게 흔들려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이윽고 왕관주가 말했다.

“그만하죠! 저는 도범 제자가 정말 정신이 나간 줄 알았어요. 이제 보니 장민 책임자님의 연기력이 너무 뛰어나서 우리 모두를 속인 거였군요!”

이장민은 자신을 최대한 통제하며 표정 관리를 했다. 왕관주의 질문에 대해, 이장민은 억울했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이장민은 방금 모든 행동이 연기가 아니라 진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장민은 도범의 실력을 전혀 알지 못했다. 따라서 이장민의 놀라움은 현장에 있는 누구보다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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