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43화

형은 무척 당황한 기색을 했다.

“수호야, 너 무슨 말이야? 너 전에 분명 애교 씨가 너를 자꾸 유혹한다며 왕정민을 도와 증거 수집하겠다고 했잖아. 증거는? 얼른 가져와.”

형의 모함에 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형, 내가 언제 그런 소리 했어?”

내 싸늘한 물음에 형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몰래 내 팔을 쿡쿡 찌르며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수호야, 너 왜 그래? 왕정민이 이 순간을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데 왜 중요한 타이밍에 그래?”

나는 여전히 의자에 앉아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왕정민이 애교 누나를 모함하려고 할 때, 왕정민과 형 외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애교 누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왕정민은 애교 누나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싫어 그런다 쳐도 형은?

어릴 때부터 우상으로 여겨왔던 형은 항상 정직하고, 착하고, 공부도 잘하고 나를 지켜주던 사람이다.

때문에 나중에 커서 꼭 형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자기 이익을 위해 애교 누나를 해치려 할 때부터 형은 완전히 변해버렸다. 이제 더 이상 착하고 정직하던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형이 이 나쁜 길을 끝까지 가기를 원치 않기에 형한테 다시 희망을 걸었다. 형이 예전 모습대로 돌아오리라고.

때문에 나는 형한테 진지하게 말했다.

“형, 미안해. 내가 형 속였어.”

그 말을 들은 순간 형은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얼빠진 상태로 변했다.

머리는 백지장이 되어버렸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동성아, 둘이 대체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그때 인내심을 잃은 왕정민이 형을 다그쳤다.

나는 너무 당황해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는 형을 내 자리에 앉히고 대신 일어나 왕정민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

“미안해요, 제가 속였어요. 사실 애교 누나랑 같이 잔 적 없어요.”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왕정민의 낯빛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내가 저를 속였으니 왕정민이 내 껍질을 벗겨버릴 듯 구는 것도 당연했다.

왕정민은 테이블을 쾅 치며 일어나더니 마치 눈에서 불을 내뿜을 것처럼 나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