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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젠장, 역시나 여자 셜록 홈즈가 따로 없네.’

‘이렇게 중요한 증거도 바로잡아낸다고?’

내가 마침 어떻게 답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을 때 형수가 끼어들었다.

“수호 씨 몸에 있는 향은 제가 묻힌 거예요. 믿지 못하겠으면 맡아봐요.”

형수는 말하면서 제 팔을 내밀었지만 지은은 동성과의 접촉을 싫어하는지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쳤다.

그러자 형수가 웃으며 말했다.

“윤 선생님, 수호 씨 정말 여자 친구 없어요, 이성과 성행위를 할 가능성도 없고요. 너무 얌전해서 여자 꼬시는 법을 내가 직접 가르쳤는데 아직도 몰라요. 그런데 여자와 그런 짓이라니요.”

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핸드폰으로 목발 사진을 꺼내 들며 말했다.

“이것 봐요. 이거 정수호 환자분 거 맞나요?”

나는 당황한 나머지 형수의 눈치를 살폈다.

지금 걱정되는 건 지은한테 들키는 게 아니라 형수가 나와 지은 사이에 벌어진 일을 알까 봐 두려웠다.

지은의 기분 따위는 아무렴 상관없지만 형수의 기분은 상관있었다.

형수의 앞에서 나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의외로 형수는 사진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이건 수호 씨 거 아니에요. 우리 수호 씨 건 화장실에 있거든요.”

“그걸 화장실에 왜 두나요?”

지은이 퉁명스럽게 묻자 형수가 대답했다.

“목발이 더러워져서 방금 옷 씻을 때 씻었거든요. 내가 좀 깔끔 떨어서. 무슨 문제 있어요? 혹시 잃어버렸을까 봐 배상하라고 꺼낸 얘기인가요?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잃어버려도 배상할 돈은 충분히 있어요.”

“그런 뜻이 아니에요. 시간도 늦었으니 일찍 쉬세요.”

지은은 나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떠나갔다.

하지만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형수를 바라봤다.

형수는 방금 분명 나를 도와 거짓말을 한 거다.

지은이 떠나면 반드시 나한테 심문할 텐데, 나는 더 이상 형수에게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형수가 물어보면 사실대로 대답할 생각이었다.

“수호 씨, 수호 씨와 윤 선생님 간단한 사이 아니죠?”

형수가 침대 옆에 앉으며 묻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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