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미안했다.“이건 사고잖아. 누가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겠어? 몸조리 잘하고 있어? 다른 일은 생각하지 말고. 참, 네 형수는 저녁에 병원에 있는대? 아니면 호텔에 묵는대?”“오늘 밤은 병원에 묵는대. 내 병실에 빈 침대가 있거든. 형수는 그 빈 침대에서 지낸대.”“응, 형수가 남도 아니고 너무 내외할 거 없어. 내일 일 처리 다하면 병원에 너 보러 갈게.”왠지 모르겠으나 나는 자꾸만 형이 나를 시험하는 것만 같았다.‘설마 나와 형수 관계 의심하는 건가?’나는 너무 불안했다.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직 형수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했다.안 그랬으면 분명 들키고 말았을 테니. 그러면 어떻게 형을 본단 말인가?나는 형과 몇 마디 더 수다를 떨다가 전화를 끊었다.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형수가 밖에서 들어왔고, 나는 미안한 표정으로 형수를 바라봤다.“형수, 정말 죄송해요. 전 정말 사람이 아니에요.”“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시간이 늦었으니 일찍 쉬어요.”형수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내 아래쪽에 누웠다.이번에 나는 더 이상 헛된 생각을 하지 못했다.하지만 내 몸이 형수와 꼭 붙은 순간 또 다시 괴로워졌다.‘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오늘 밤은 다 잤어.’나는 결국 형수의 몸을 느끼며 팔근육을 단련해야만 했다.내 아래쪽에 누운 형수는 내가 무슨 짓을 하는지 다 알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감은 채 애써 모든 걸 외면했다....그 시각, 애교의 집.왕정민은 정말 약속대로 집에 돌아왔지만 남주는 대놓고 왕정민을 쌀쌀맞게 대했다.이에 애교는 남주를 방으로 보내도 왕정민과 대화를 나눴다.“애교야, 나 먼저 들어간다. 무슨 일 있으면 꼭 나 불러.”남주는 말하면서 왕정민을 째려보더니 이내 객실로 들어갔다.그렇게 남주가 사라지자 왕정민은 바로 헤실거리며 애교를 끌어안았다.“여보, 이것 봐. 나 빨리 돌아왔어. 말 잘 듣지?”심지어 한편으로 애교의 몸을 이리저리 만져댔다.하지만
왕정민은 헤실 웃으며 말했다.“내가 어떻게 하면 믿어줄래?”“간단해. 은행카드 모두 나한테 맡겨, 이 집도 내 명의로 돌리고.”왕정민은 그 말에 얼굴이 백지장처럼 변했다.그걸 본 애교는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왜? 아까워?”왕정민은 겉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여보, 나 회사 운영하는 오너야. 손에 고정된 자금이 없어, 계속 융통해야 해서. 내가 당신한테 카드를 주면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는 어떡해?”“나한테 말하면 언제든 송금할게. 카드를 나한테 맡기는 것뿐이잖아. 내가 그 돈을 갖고 당신한테 안 주겠다고 했어?”“그래, 당신 말이 맞아. 하지만 내 카드에 돈이 정말 별로 없어. 당신한테 준다고 해도 의미 없잖아. 이렇게 하자. 내가 큰돈 벌면 그 카드 당신한테 맡길게, 어때?”“큰돈이 뭐고 작은 돈은 또 뭔데? 당신 회사 지금 꽤 잘 돌아가잖아. 아무리 돈이 없어도 몇억 원 정도는 있을 거 아니야. 내가 예전에 당신한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은 건, 당신을 믿어서야.”“하지만 내 친구한테 발각됐으니 내가 당신을 믿을 가치가 없잖아. 그걸 보상해야겠다는 생각도 안 들어? 난 당신 돈을 원하는 게 아니라 단지 안정감을 원하는 거야. 이런 간단한 것도 만족해 줄 수 없어?”왕정민이 얼마나 능구렁이인데, 몇억쯤은 왕정민한테 큰 액수도 아니다. 소유한 카드 중에 아무거나 애교한테 줘도 되는 상황이다.왕정민은 아직 애교와 관계가 틀어지고 싶지 않았다. 아직도 원래 계획대로 수호더러 애교를 꼬시게 하여 불륜을 이유로 빈털터리로 쫓아낼 심산이었으니.그럼 지금은 우선 애교의 요구대로 몇억을 먼저 주는 것도 별거 아니었다.때문에 왕정민은 속으로 한참 계산기를 두드려 보다가 웃으며 은행카드를 꺼내 애교에게 건넸다.“몇억 정도는 당연히 있지. 그리고 당신은 내 아내인데, 당신한테 돈 맡기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내가 전에는 너무 바빠 시간을 내지 못한 것뿐이야. 앞으로 카드는 당신한테 맡길게.”“아직 집도 남았잖아?”“당신 명의로 하고 싶으면
왕정민은 말로는 승낙했지만 속으로는 다른 꿍꿍이를 꾸미고 있었다.나중에 남주의 남편과 잘 말해서 먼저 명의 이전 수속은 미루기로.그리고 나중에 수호가 애교를 꼬시는 데 성공하면 그때 자기 패를 꺼내기로.성공 여부는 하늘에 달렸지만 일은 하는 사람에 달렸으니까.여자 달래는 방법은 많다고 여겼다.“여보, 지난번에 우리 결국 하지 못했잖아. 그것 때문에 계속 아쉬웠는데 우리...”왕정민은 애교를 보자 흥분한 나머지 애교의 허리를 감싸안았다.하지만 애교는 구역질이나 왕정민이 저를 터치하는 것조차 싫었다.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에 왕정민과 사이가 틀어질 수는 없었기에 결국 핑계를 댔다.“오늘은 안 돼. 그날이라서.”“하필 오늘? 그럼 오늘 밤도 못하는 거잖아?”애교는 왕정민을 째려봤다.“당신은 그런 짓 하려고 온 거야? 안 하면 올 수 없는 거야?”“당연히 아니지. 우리는 부부인데 오랫동안 하지 않았으니 당신 제대로 위로해 주려는 거잖아.”애교는 여전히 화가 난 말투로 말했다.“당신 일 아직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나 할 마음 없어. 오늘 혼자 자, 난 남주랑 잘 거니까.”말을 마친 애교는 바로 뒤돌아 떠나버렸다.왕정민은 손에 남은 애교의 잔향을 맡으며 눈빛이 흐릿해졌다.‘젠장.’예전에 애교와 같이 살 때는 애교에게 별다른 욕구가 느껴지지 않았는데, 밖에서 살며 다른 여자를 만나니 오히려 애교가 더 매력적이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에 왕정민은 떠나가는 애교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이혼하기 전 무조건 애교와 한번 하고 만다고 결심했다.애교가 객실로 오자 남주가 다급히 물었다.“어떻게 됐어?”그러자 애교는 손에 든 카드를 보여 주며 말했다.“카드 한 장 받아냈어. 안에 몇억은 들어 있을 거야.”“오, 의외네. 이렇게 단번에 해결할 줄 몰랐는데. 그럼 이 집은? 명의 넘기겠대?”“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관 안 해. 네가 우선 정훈 씨더러 수속 밟으라고 해. 사인 필요할 때 전화로 통보하면 되니까.”“그래, 그렇게 하자. 저 쓰
“뭐?”남주는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럴 리 없어, 왕정민이 날 짝사랑한다니?”“예전에 나 결혼할 때 너더러 신부 들러리 서라고 한 거 기억나?”“기억하지.”“너를 들러리로 세우라고 한 게 누구인지 알아?”“설마 그게 왕정민이라는 소리야?”애교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왕정민이야. 네가 고정훈 씨와 이미 결혼해서 난 너 들러리로 내세우기 싫었어. 그런데 왕정민이 기어코 네가 있는 집 자식이라고 네가 들러리로 서면 자기 체면이 산다고 고집부렸어.”“심지어 자기가 나중에 사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면서. 그때 나는 정말로 왕정민과 잘살아 볼 생각으로 결혼했고, 왕정민 사업이 잘되기를 바랐으니까 너한테 들러리 제안했던 거야.”“그날 얄궂은 사람들이 왕정민더러 너한테 입 맞추라고 부추길 때, 왕정민 얼굴이 얼마나 빨개졌는지 지금도 기억나. 그런데 그때는 왕정민이 너한테 마음 있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어.”“결혼 초기에 나도 몰랐어, 그런데 한번 왕정민이 술에 취해 실수로 실토했어.”남주는 화가 나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섰다. “왕정민 이 개자식, 감히 누굴 넘봐? 애초부터 이런 마음 품고 있는 줄 알았으면 진작 남자구실 못 하게 만드는 건데.”남주는 말하면서 안쓰러운 듯 애교의 손을 잡았다.“애교야, 그동안 모든 걸 알면서 혼자 마음속에 묻고 있느라 힘들었지?”남주는 자기 친구를 너무 잘 알고 있다. 항상 남부터 생각하느라 지기 자신은 손해 보는 스타일이라는 걸.아마 남주를 지켜주려고 혹은 왕정민과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고 이 사실을 계속 마음속에 묻고 있었을 거다.그리고 왕정민이 배신하지 않았다면 아마 영원히 마음속에 묻었을 거다.한편으로는 남편과 사랑을 나눠야 하면서 친구한테 미안한 마음을 안고 있어야 하니, 생각만 해도 괴로운 일이다.사실 애교는 그동안 그래왔다.이건 애교 성격상의 결함이다.사람은 누구나 결함이 있다. 완벽한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애교와 남주는 마침 서로의 결함을 보완해
애교는 남주의 말에 마음이 놓였다.적어도 슬플 때 곁에 남주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두 사람은 서로를 꼭 안고 서로에게 온기와 위로를 주었다.그 시각 문 밖.왕정민은 방금 전 애교를 껴안았을 때의 느낌을 되짚으며 근질거리는 마음을 참았다.이렇게 눈앞에 보이는데 만질 수조차 없는 건 너무 고역이었다.하지만 왕정민은 감히 애교를 건드리지 못하고 제 방으로 돌아갔다.그러고는 옷장에서 애교의 잠옷을 꺼내 냄새를 맡으며 변태 같은 미소를 짓더니 잠옷을 침대에 놓고는 스스로 해결하기 시작했다....다음 날 아침.내가 깨어났을 때 형수는 이미 깨어 있었다.“수호 씨, 깨어났어요? 와서 아침 먹어요.”형수는 어느새 아침을 사 왔다.나는 형수의 도움으로 일어나 앉았지만 어제의 일 때문에 형수를 마주보기 너무 어색했다.하지만 형수는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예전처럼 나를 웃으며 대했다.나는 가끔 형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나와 썸 타는 것처럼 야릇하게 굴다가도 또 나를 멀리 밀어버리고.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하지만 형수가 예전처럼 나를 대한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기뻤다.우리가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의사가 마침 회진하러 왔다.이번에 온 의사 중에도 윤지은이 있었다.여자를 보자마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은은 나를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바지 벗어요. 검사하게.”아침에 온 의사는 어제저녁보다 훨씬 많았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바지를 벗으라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제 검사했잖아요. 그런데 왜 또 검사하죠?”내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하자 지은 역시 싸늘한 말투로 받아 쳤다.“어제 상태가 오늘과 같아요? 본인 그곳이 제대로 설 수 있을지 말지 상관이 없다면 마음대로 해요.”나와 지은이 또 다시 말싸움하자 형수가 다급히 말렸다.“수호 씨, 의사 선생님도 수호 씨 좋으라고 한 소리니 말 좀 아껴요. 내가 도와줄게요.”나는 속으로 매우 언짢았지만 반박할 이유를 찾을
나는 일순 긴장해서 온몸이 뻣뻣하게 굳었다.형수는 내 겨드랑이를 몇 번 간지럽히더니 내가 간지럼을 타는 사이 베개를 빼앗아 갔다.형수가 나와 너무 가까이 붙는 바람에 나는 눈만 내리깔아도 형수의 가슴을 볼 수 있었다.심지어 저도 모르게 형수의 가슴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라 온몸의 피가 들끓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예전에는 그나마 만질 수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그런데 왜인지 형수가 하지 말라고 할수록 나는 자꾸만 하고 싶어졌다.그것도 병원에서...생각할수록 나는 흥분되면서 가슴이 콕콕 질렸다.그러다 형수의 눈을 똑바로 마주칠 수 없어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형수, 저한테 간병인 붙여줘요.”“간병인은 왜요? 나 평소 할 일이 없기도 하고, 간병인이 나보다 수호 씨를 잘 돌볼 리는 없잖아요.”‘형수가 잘 돌보긴 하지만 한편으로 괴롭기도 해요. 매일 너무 힘들다고요.’특히 형수와 단둘이 있을 때면 나는 참지 못하고 이런저런 야릇한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사람은 음식과 정욕을 떠나 살 수 없다는 게 맞는 말인 듯싶다.“우리는 형수와 도련님 사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하필 그런 곳이 다쳤으니 형수한테 보살핌받는 건 좀 아니라고 봐요.”형수는 마를 빤히 바라봤다.“솔직히 말해요. 내가 수호 씨 요구를 거절해서 보살핌도 받고 싶지 않다는 거죠?”내 마음은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사실 형수 말이 맞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기에 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전 그냥 형수 명성에 안 좋을까 봐 그래요.”“나도 무서워하지 않는데 수호 씨가 왜 무서워해요? 남들은 함부로 떠들라고 해요. 난 그런 거 신경 안 쓰니까.”나는 결국 한숨을 푹 내쉬었다.‘형수를 돌려보내는 건 물 건너 갔군.’‘됐어, 계속 참지 뭐.’나는 결국 형수가 없는 틈에 혼자 해결했다.오전에 링거를 다 맞자 형수는 나에게 먹고 싶은 것이 없는지 물었고 나는 일부러 병원과 엄청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곳을 말했다. 형수를 멀리 보내
[그쪽 외에 다른 여자가 없다는 걸 증명하는 거잖아요. 다른 여자가 있으면 바로 찾아갔지 뭐 하러 이렇게 고생하겠어요?][그쪽한테 다른 여자가 있는지 없는지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 난 그쪽 여자 친구 되겠다고 대답한 적 없는데요.][그럼 고려해 봐요. 그쪽 남자 친구랑은 헤어질 거잖아요.][얼굴도 못 드러내는 겁쟁이가 내 남자 친구가 되겠다고요?][우선 핸드폰으로 연락 주고받으면 되잖아요. 나중에 괜찮다 싶으면 나도 얼굴 비출게요.][이게 재밌어요?][당연하죠. 우리가 사귀는 사이가 되면 은밀한 사진도 주고받을 수 있지 않겠어요? 내가 방금 아주 귀한 사진 보내줬잖아요. 그러니까 나한테 영상 보내줄 수 있어요?]나는 겨우 내 진짜 목적을 내뱉고는 잔뜩 기대하는 마음으로 답장을 기다렸다.심지어 그와 동시에 복수했다는 쾌감도 느꼈다.현실 세계에서 이 여자를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인터넷상으로 이기지 못할까?‘감히 나를 쪽팔리게 하고 괴롭혀? 내가 이따가 네 사진으로 어떻게 하나 봐.’곧이어 나는 지은의 답장을 받았다.지은은 아니나 다를까 나한테 영상 하나를 보내줬다.심지어 표지는 유니폼을 입은 여자였다.그런데 다급히 영상을 클릭했지만 영상 속 여자는 지은이 아니었다. 영상도 인터넷에서 찾은 것이었고.이런 영상은 지은한테서 받을 필요도 없다. 나한테도 많으니까.[이봐요, 난 그쪽 영상 원하는 거지. 인터넷에 있는 건 왜 보내요?][우선 제대로 봐요. 다 보고 얘기해요.]지은의 말에 나는 다시 영상을 클릭했다.몇 초 동안 보니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가장 중요한 건 영상 뒷부분에 있었다.각종 고난도 동작에 나도 모르게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런 건 왜 보냈어요? 나랑 해보고 싶어요?][맞아요.]‘헐.’나는 너무 흥분해서 펄쩍 뛰어오를 뻔했다.[기꺼이 복무할게요. 그런데 언제 괜찮아요?][당연히 오늘 아니에요?]지은의 말에 나는 내 다리를 내려다보며 한탄했다.‘하필이면 이때 끊어질 건 뭐야?’[오늘 저녁은 안 될
정말 안 되면 오늘 약속 장소로 나갈 생각도 있었다.근데 문제는 내 다리가 불편하다는 거다. 게다가 이 여자가 내 주치의이고, 만약 내 다리를 보고 내가 누구인지 알아내기라도 한다면 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게 된다.[더 이상 문자 보내지 마요. 당신 같은 사람 제일 싫으니까. 하고는 싶은데 좋은 남자인 척하는 쓰레기면서.]나는 문자만으로도 지은이 정말 화가 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이에 나는 다급히 문자를 남겼다.[그래요, 그럼 오늘 밤 만나요. 지난번 호텔에서. 그러니까 다시 친구 추가 받아줘요.]다음 순간 여자는 바로 내 추가를 수락했고,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오늘 밤 8시, 꼭 나타나요.][그래요. 그때 봐요.]나는 우리의 대화를 보면 마음이 달콤했지만 한편으로는 오늘 저녁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팠다.‘오늘 저녁에는 어떻게 위장하지? 정말 머리 아프네.’‘아니면 오늘에 일찍 가서 먼저 침대에 누워있을까? 돌아다니지 않고?’‘안돼. 하다 보면 눈치챌 수 있어.’온종일 생각했지만 나는 여전히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해 초조하고 다급했다.그때 형수가 간식을 사 들고 돌아왔다.“수호 씨가 먹고 싶다던 거 겨우 사 왔어요. 따뜻할 때 먹어요.”하지만 나는 사실 입맛이 하나도 없었다.게다가 아직 방법을 생각해 내지도 못했는데, 형수가 너무 일찍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결국 나는 또 다시 형수에게 요구했다.“형수, 저 지금 선지해장국 먹고 싶은데, 사줄 수 있어요?”형수는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이제 막 통닭구이 사 왔는데 선지해장국도 먹고 싶다고요? 다 먹을 수 있어요?”“죄송해요, 저 지금 통닭구이 먹기 싫고 선지해장국 먹고 싶어요.”나는 아예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하지만 형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동의했다.“그래요, 바로 가서 사 올게요.”결국 형수는 또 다시 병실을 나섰다.형수가 떠난 뒤 나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지만 끝내 아무런 수도 떠 오르지 않았다.‘됐어, 그만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