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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정말 안 되면 오늘 약속 장소로 나갈 생각도 있었다.

근데 문제는 내 다리가 불편하다는 거다. 게다가 이 여자가 내 주치의이고, 만약 내 다리를 보고 내가 누구인지 알아내기라도 한다면 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게 된다.

[더 이상 문자 보내지 마요. 당신 같은 사람 제일 싫으니까. 하고는 싶은데 좋은 남자인 척하는 쓰레기면서.]

나는 문자만으로도 지은이 정말 화가 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에 나는 다급히 문자를 남겼다.

[그래요, 그럼 오늘 밤 만나요. 지난번 호텔에서. 그러니까 다시 친구 추가 받아줘요.]

다음 순간 여자는 바로 내 추가를 수락했고,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늘 밤 8시, 꼭 나타나요.]

[그래요. 그때 봐요.]

나는 우리의 대화를 보면 마음이 달콤했지만 한편으로는 오늘 저녁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팠다.

‘오늘 저녁에는 어떻게 위장하지? 정말 머리 아프네.’

‘아니면 오늘에 일찍 가서 먼저 침대에 누워있을까? 돌아다니지 않고?’

‘안돼. 하다 보면 눈치챌 수 있어.’

온종일 생각했지만 나는 여전히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해 초조하고 다급했다.

그때 형수가 간식을 사 들고 돌아왔다.

“수호 씨가 먹고 싶다던 거 겨우 사 왔어요. 따뜻할 때 먹어요.”

하지만 나는 사실 입맛이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아직 방법을 생각해 내지도 못했는데, 형수가 너무 일찍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또 다시 형수에게 요구했다.

“형수, 저 지금 선지해장국 먹고 싶은데, 사줄 수 있어요?”

형수는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이제 막 통닭구이 사 왔는데 선지해장국도 먹고 싶다고요? 다 먹을 수 있어요?”

“죄송해요, 저 지금 통닭구이 먹기 싫고 선지해장국 먹고 싶어요.”

나는 아예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형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동의했다.

“그래요, 바로 가서 사 올게요.”

결국 형수는 또 다시 병실을 나섰다.

형수가 떠난 뒤 나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지만 끝내 아무런 수도 떠 오르지 않았다.

‘됐어, 그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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