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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50화

원경릉이 우문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일단 차분하게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 중간에 말 끊지 말고.” 원경릉이 말했다.

“너 설마 이미 알고 있었어? 나는 비밀을 지키고 싶었는데.” 우문호가 의아해했다.

“무슨 비밀?”

“응……? 몰랐어? 보아하니 몰랐구나?”

“무슨 소리야? 먼저 말해.” 원경릉이 물었다.

우문호는 얼굴이 발그레해지더니 눈이 반달 모양이 됐다.

“정정(靖廷)이 왔어.”

“누가 왔다고?” 원경릉은 실눈이 된 우문호가 못마땅했다.

“정정!” 우문호는 크게 대답했다.

그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다.

마치 첫사랑을 기다리는 소녀의 얼굴이랄까……

“정정? 그 사람이 왜 와?” 원경릉의 머릿속에는 종이 울렸다.

‘대주(大周)의 진정정(陳靖廷)이 왜 온다는 거지?’

우문호는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옷깃을 바로 세우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태자 책봉 축하 자리에 참석하러 오는 거지! 다른 사람은 오든 말든 필요 없고, 정정은 꼭 와야 해.”

원경릉은 눈을 가늘게 뜨고 우문호를 보았다.

“오든 말든 필요 없는 다른 사람이 설마 나야?”

“무슨 소리야! 다른 사람에 네가 왜 포함돼?”

우문호는 정정을 만날 생각에 흥분이 되는지 귀까지 빨개졌다.

원경릉은 흥분한 우문호를 보고 순간 위기감을 느꼈다.

‘저러는 걸 보니, 정정이 오면 잘 감시해야겠어. 혹시 알아? 정정이 대주로 가자고 하면 홀라당 따라가 버릴지?’

지금 우문호의 꼴을 보니 틀림없이 만사 다 내팽겨두고 짐 싸서 정정을 따라 대주로 갈 판이었다.

“근데 정정 부인이 임신을 했다고 했잖아? 부인은 두고 온 거야?” 원경릉이 물었다.

“부인도 같이 와.”

“부인도 온다고? 가만, 지금 개월 수로 따지면 7개월이 됐을 텐데, 그 몸을 이끌고 온다고?”

“무슨 상관이야.” 우문호는 정정의 부인에게는 관심 없었다.

원경릉은 순간 정정 부인도 자신과 같은 생각임에 틀림없다고 여겼다.

정정도 우문호를 만날 생각에 설레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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