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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58화

원경릉은 원팔룡의 머리를 두동강내고 싶었다.

“왜 그런 눈빛으로 나를 보는 거야? 누가 애가 생길 줄 알았냐고? 내 잘못이라면 안왕이 친 덫에 걸려든 것 밖에 없어! 책임을 물을 거면 안왕에게 물어야지 왜 나한테 그래?”

원경릉의 분노에 찬 눈동자를 보고 정후는 구차한 변명을 했다.

“당장 꺼져요!” 원경릉이 어찌나 악을 썼는지, 목에서 피 맛이 났다.

정후는 문을 향해 나가면서도 원경릉 쪽을 보며 “네 말대로 조모께서 화병으로 쓰러지실 수 있으니, 이 일은 밖으로 퍼져서는 안 돼. 내 평판을 더럽힐 생각은 하지 마라.”라고 말했다.

“뭐라고요? 당신에게 아직도 남은 평판이 있다고?”

원경릉은 참다못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에게 삿대질을 했다.

“바깥에서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아? 부잣집 도련님으로 부귀영화를 위해 여자에게 몸을 파는 도덕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파렴치한 인간이라고 여긴다고! 감히 내 앞에서 평판을 논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은데! 제발 자기 객관화를 좀 하라고!”

정후는 원경릉이 노발대발하는 모습을 보고 어깨를 으스대며 귓구멍을 후비며 밖으로 나왔다.

원경릉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순간 장이 뒤틀리는 느낌을 받았다.

“세상에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어…… 저런 것도 사람이라고……”

“태자비, 이러다 몸 상하시겠습니다. 저런 사람에게 화를 낼 가치도 없으니, 이제 그만 고정하세요.” 탕양은 옆에서 그녀를 위로했다.

원경릉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고, 분노 때문에 온몸에 열이 올랐다.

*

저녁이 되자 우문호가 왕부로 돌아왔다.

탕양이 왕부에 처제가 왔다고 하길래 우문호는 원경병이 온 줄 알았다.

그러나 탕양이 말한 처제는 아기 포대기에 싸여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작은 장인어른 아니냐?”

우문호는 포대기에 싸인 아이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탕양은 헛기침을 하며 “가만 보면 눈만 닮았지, 다른 곳은 그다지 닮지 않았습니다.” 라고 말했다.

“눈이 가장 중요한데, 눈이 닮으니 다른 곳도 다 똑같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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