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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66화

Author: 유애
우문호의 막강 멤버

우문호가 탄식하며, “사실 나중에 비자금 금고가 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진정정이 곧 올 거잖아? 내가 너무 궁상맞게 있을 수는 없다고.”

“그건, 그렇지요.” 탕양이 태자와 태자비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다.

초왕부는 내일 큰 일을 앞두고 일정대로 예행 연습을 시작했다.

우선 새벽 자시 전후에 아이들의 배냇머리를 밀어주는데 이것을 ‘한달 축하’라 한다. 그 다음으로 우문호가 원경릉과 우리 떡들을 데리고 황실 종묘에서 향을 올리고 절을 한 뒤, 태상황, 태후, 황제, 황후에게 절을 한다.

이 모든 것을 끝내고 정후부로 돌아가 인사를 올리는데 이것을 ‘한달 근친’이라 한다. 갔다고 치고 축하금과 축하물품을 받아서 폭죽을 터트리며 초왕부로 돌아와 각양 각처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 한다.

정후부에도 주연 자리를 마련해 정후부의 친인척과 친구를 초대하는데 이 일은 원경릉이 일찌감치 사람을 보내 할머니와 상의했고 돈은 원경릉이 냈다.

할머니가 가지고 있던 돈은 정후가 다 탕진해서, 체면이 설 만큼의 연회를 베풀 자금이 없다는 것을 원경릉은 알고 있었다.

노마님은 거동이 불편하시지만 원경릉이 전에 출산용으로 준비했던 휠체어를 할머니께 드리고, 만 한달 산후조리가 끝나기만 하면 정성껏 물리치료는 물론, 어떤 수단을 쓰던 정후를 쫓아내서 정후부를 서서히 회복하시킬 것이다.

초왕부의 인력이 부족해서 원래는 손왕부나 제왕부에서 사람을 빌려오려고 했으나 명원제가 허락하지 않고, 이틀 전에 궁중 사무를 담당하는 총책임자와 몇 십 명을 파견해 일을 돕게 했다.

그리고 날짜 안에 일을 마쳐야 하고, 반드시 궁중의 법도에 따라야 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식이다.

원경병은 하루 전에 와서 원경릉 곁에 있는데 왜냐면 내일 존재감이 큰 원경릉의 곁에서 말벗이라는 주요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다.

말벗을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 원경릉은 궁중의 법도를 잘 모르는 태자비인 데다 내일은 매우 격식을 차린 연회로 공주와 귀부인들이 모두 올 것이 분명하다. 말벗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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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 967화

    한달 연회를 향해태자는 태자비가 회임했다는 사실을 안 이후로 향락 생활을 누리지 못해 몇 번이나 조어의를 찾아가 귀찮게 했는데, 조어의 고생도이 말이 아닌 게 솔직히 조어의라고 무슨 방법이 있을까? 아니 손바닥도 부딪혀야 소리가 나지? 조어의는 손바닥도 아니고 말이다.해시(밤9시~11시) 전후에 구사가 백명의 금군을 데리고 왔다. 병력을 배치하고 순찰을 진행하는데 금군과 초왕부 병사가 힘을 합하여 진행했다.당연히 이번에 처음이 아니고 전에도 합동 작전을 한 적이 있어 빠른 속도로 협동작전을 시작했다.새벽, 이발사가 우리 떡들 머리를 깎아주었다.한달간 열심히 젖을 먹은 덕분에 떡들 사이 차이는 점점 작아져서 적어도 얼굴은 거의 차이가 없다.하지만 만두 몸이 줄곧 가장 건장하고 두번째가 경단이, 찰떡이는 비교적 말랐지만 얼굴은 조금씩 살이 올라서 얼른 보면 바로 구별하기 어렵다.머리를 깎고 머리로 숨쉬는 곳에만 약간 머리카락을 남겨둬서 대천문이 뛰는 걸 볼 수 있는데 동글동글 꿀떡 같은 도련님들이 어찌나 귀여운지, 손발을 꼼지락거릴 땐 아가들을 가슴에 꽉 끌어안고 쪽쪽 빨아먹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심지어 우문호조차 넋을 잃고 보면서: “정말 귀엽다.”우문호는 말하면서 원경릉을 바라보고 참지 못하고 달려와 끌어 안으며, “원, 넌 진짜 대단해, 조각한 것 같은 아가를 셋이나 낳다니.”원경릉도 행복하게 웃었다. 귀엽던 아니던 각자 보고싶은 대로 보겠지만 엄마가 보기엔 언제나 자기 아이가 제일 예쁘다.사식이는 찰떡이를 안고 내려놓기 싫어서 계속 희상궁에게: “희상궁, 봐요, 이 눈매가 얼마나 이쁜가, 이 코는 또 얼마나 귀여운지, 이 입은 또 얼마나 고와요, 이 귀 좀 봐. 커다란 게 정말 보배에요.”희상궁이 웃으며: “그래요, 얼마나 예쁜 지요. 하지만 그만 보세요. 출발 준비 해야 하니 유모에게 데려가라고 하지요.”아이가 입궁하면 반드시 유모를 데리고 가야해서 희상궁이 미리 법도를 가르쳤다.원경릉은 오늘 태자비의 관복을 입는다. 관복은 붉

  • 명의 왕비   제 968화

    세 쌍둥이의 궁전 나들이입궁해서 일단 세 쌍둥이 먼저 동궁으로 보냈다.궁에 들어서자 목여태감이 예부상서(禮部尚書)를 대동하고 태후를 모시는 호상궁도 함께 있다.그리고 갈아입을 수 있도록 세 쌍둥이 옷이 준비되어 있었다.만두는 황태손으로 막 한달이 되었기에 발톱이 4개짜리 비룡이 수놓아진 붉은 보라색 옷을 입고 빨간 테를 두른 황금색 모자를 썼다.경단이와 찰떡이도 황손이므로 나는 매와 신수가 수놓아진 붉은 보라색 옷과 동그란 머리통에 쫑긋한 귀가 오히려 위풍당당하다.우문호가 아이들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예쁜 아가들이 있을 수 있지?원경릉도 상당히 기뻐서 한 명씩 뽀뽀해 주었다. 만두는 입을 활짝 벌리고 웃고, 경단이는 차분하고, 찰떡이는 멍하다.옷 매무새를 가다듬은 후에 신명전(神明殿)으로 갔다.태상황, 태후, 명원제와 황후가 모두 거기 있고 당연히 각 후궁의 마마들도 모두 왔다.태후를 비롯해 모두 다소 긴장했다. 아가들이 어렵사리 온다는 말에 우문호와 원경릉이 손잡고 들어와 예를 취하기도 전에 태후가 얼른 가서, “아이고, 이 할미가 기다리다가 목 빠지겠다.”세 쌍둥이의 빼어나고 당당한 모습을 보더니 할머니는 더욱 기뻐하며 하나씩 어찌나 사랑스럽게 이름을 부르시는지 우문호와 원경릉은 몇 번이고 예를 올릴 기회를 놓쳤다.태상황이 조심스럽게, “됐네, 쟤들도 아가들 데리고 절 올리러 가야지, 조금 있으면 당신과 아가들 시간이니.”태상황은 기분이 나빴다.‘자기가 얼마나 할망구인지 모르나, 늙은 주둥이를 우리 ‘귀욤이’들 얼굴에 부비다니, 더러운 거 몰라?’우문호와 세 아가들이 안으로 들어가 열조에게 절을 올리는 예식을 한 후에, 안고 나와 태상황에게 절을 하는데 이때, 태상황이 어디선가 손수건을 꺼내 세 아가들의 얼굴을 닦고 또 닦아 주었다.태후가 보고는 자기가 뽀뽀한 게 싫어서 그런 걸 알고 기분이 나빴지만 원래 감히 영감한테 싫은 내색을 못하는지라 겸연쩍은 듯: “찹쌀로 만든 꿀떡 같네, 귀여워하지 않을 사람

  • 명의 왕비   제 969화

    신명전에서 무엄하다?태상황이 이 소리를 듣고: “네 손자가 네 말에 방귀 뿡이라는데?”하고 놀린다.명원제가 웃으며: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그런데 정말 한마음이구나.”우문호가 옆에서 웃으며: “맞아요, 세 쌍둥이가 정신 감응이라도 하는지 동작이나 표정을 자세히 보면 똑같다니까요.”사람들이 얼른 시선을 집중시켜 보는데 과연 셋의 표정이 비슷한 게 하나가 입을 동그랗게 하면 나머지 둘도 입을 동그랗게 말고 하나가 하품하면 나머지 둘도 하품을 하는 것이 기가 막히게 호흡이 착착 맞는다.호비가 다가오더니 기쁜 듯이: “폐하, 쟤들 정말 너무 귀여워요, 신첩도 하나 낳고 싶습니다.”호비는 젊고 활발한 데다 열렬한 성격에 말투는 ‘돌직구’라 다른 사람이 이 말을 했으면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고 하겠지만, 호비가 해맑게 얘기하면 참 예쁜 꿈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명원제가 고개를 들고 사랑의 눈으로 호비를 보더니 눈을 내리까는데 입꼬리가 살짝 치켜 올라간 것이 내심 좋아 죽겠다.현비가 줄곧 입을 다물고 옆에 앉아 있는데 이런 왁자지껄함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듯 아무도 현비에게 상황을 전하지 않았다. 현비는 아이들의 할머니지만 앞으로 나와 아이들을 볼 수조차 없었다.호비의 한마디에 현비의 참을성이 깨졌다. 특히 황제가 호비를 보는 그 시선을 보는 순간 현비는 울분을 참지 못해 차갑게: “법도를 모르는 것이냐? 오늘이 무슨 날인데 이 자리가 어디라고 네가 감히 아이를 낳겠다는 뻔뻔한 소리를 해? 그런 복이 아무한테나 있는 줄 알아?”현비의 이 말은 전혀 도리에 맞지 않았다.특히 이 신명전이라는 곳은 안에 우문씨 집안 열조의 신위를 모셔 놓았다.호비가 여기서 아이를 낳겠다고 한 것은 비록 대담하긴 하지만 장소에 맞는 적절한 말이었다.게다가 호비는 젊고 소녀의 마음이 아닌가, 그렇게 장중하지 않아도 아무도 호비를 탓하지 않는다.하지만 현비는 달랐다.현비는 현 태자의 생모이고 총애를 받는 비빈으로 법도로 보나 진중함으로 보나 궁에서 3위 안에 들것이다

  • 명의 왕비   제 970화

    한달 축하현비는 이성을 잃은 게 아니여서, 이번에 진짜 기절을 했어도 아무도 자신한테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을 알고 있다.황제가 현비를 싫어하고 고모인 태후도 현비를 돕지 않을 뿐 아니라 제일 가증스러운 건, 다섯째도 현비를 위해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이다.반 평생을 계획한 일이 성공이 코앞인데 고작 이정도가 모자라다니 현비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현비는 천천히 일어나 차갑게: “내가 실언했구나, 다음에 자연 태후마마께 죄를 청할 것이나 지금은 내 손자의 만 한달 경사로, 내가 손자를 위해 준비한 선물도 아직 못 줬으니 여기서 석고대죄 하고 있을 수는 없다.”말을 마치고 현비를 이를 악물고 밖으로 갔다.호상궁은 현비의 성격을 알아서 말리지 않고 단지 고개를 흔들며: “마마 또 왜 그러십니까? 이번에 태후마마와 황제 폐하께서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나셨는데 어찌 석고대죄를 안 하려고 하세요? 석고대죄하시면 태후마마께서도 여지를 봐서 마마를 용서하실 겁니다.”현비는 호상궁의 말을 듣지 않고,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현비는 밖으로 나갔지만 차마 건곤전으로 들어가진 못했다.건곤전은 태상황이 사는 곳으로 태상황의 윤허 없이 감히 누가 현비를 안으로 들여보낼까? 현비는 밖에서 서성거리다가 사람들이 우리 떡들에게 축하선물 보따리를 주고 나올 때를 기다렸다가 가서 세개의 금 자물쇠 목걸이를 우리 떡들 목에 걸어주었다.떡들의 몸엔 이미 각종 장수 목걸이며 여의주 목걸이가 걸려 있고 빛나는 금은장식모자가 몇 개나 있어 이미 걸칠 수가 없는 상태로, 각종 축하선물은 우리 떡들 몸에 놓아 두었다가 잠시 후 희상궁이 거두어 갔다.호비가 준 건 금 목걸이로 ‘뜻대로 평안하게, 오래오래 백살까지’가 새겨져 있었다.현비의 금 자물쇠는 마침 호비가 둔 금 목걸이 위에 놓여졌는데 눈에 띄게 쩨쩨해 보였다.현비는 열 받았지만 이번엔 경솔하게 굴지 않은 게 오늘 더 소란을 피웠다간 만회할 여지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내시관(內侍官)이 우리 떡들이 출궁하는 것을 배웅할 때

  • 명의 왕비   제 971화

    사라진 찰떡이하지만 희상궁은 생각이 달라서 사람들을 순서대로 가서 먹게 하고, 희상궁은 먼저 세 유모가 부인들과 아이를 보는 방으로 가서 부인들, 유모와 사식이, 만아가 탕병을 먹고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들이 돌아와서는 교대했다.희상궁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신신당부하길 우리 떡들한테서 시선을 떼지 말라는 것이었다.하지만 밖에는 구사와 서일의 사람이 있고 설사 누가 아가를 안고 나가더라도 마당을 나가지 못한다.이렇게 순서대로 탕병을 먹고 돌아오는 동안 우문호 쪽도 향탁자를 사당에 넣어두는 걸 마지막으로 해야 할 모든 과정을 다 마친 셈이었다.이때, 원경릉도 노마님을 검사한 후 나가서 약을 처방했다. 노마님 상황이 비록 엄중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지금 모두 안정적이라 2차발작의 전조는 없고 앞으로 재활이 더욱 중요하다.이렇게 격식대로 다 치른 후에 유모는 우리 떡들을 안고 정후부를 나갔다.일행이 마차에 오르고 아이들이 시끌벅적한 상황에 있다가 조용한 마차에 타니 전부 잠이 들었고, 얼굴에 노랑 빨강 물을 묻혀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지만 상당히 재미있다.우문호가 말을 타고 나가려고 하는데 귀영위 나장군이 나타났다.“전하, 정후가 아이 하나를 데리고 후문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소신 이미 귀영위에게 따라가게 했습니다.” 나장군이 말했다.우문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준엄한 눈빛으로, “응, 좋아, 몰래 따라붙도록, 그가 누구랑 접촉하는지, 기억하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아무것도 따지지 말고 일단 아이를 구해오게.”나장군이 예를 취하며, “예, 전하!”우문호는 말을 달려 마차를 따라가는데 천천히 초왕부로 돌아갔다.초왕부로 돌아와서도 계속 손님들이 계속 들이닥쳤다.유모가 우리 떡들을 안고 소월각으로 돌아가서 아이들 얼굴의 주사와 붉은 물을 깨끗이 다 씻기자 찰떡이의 유모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희상궁이 밖에 있다가 비명을 듣고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얼른 들어왔다.“웬 소란이냐?” 희상궁이 화를 내며, “밖에 손님들이 계시지 않느냐.”

  • 명의 왕비   제 972화

    찰뗙이는 무사히?“안왕?” 원경릉이 어찌할 바를 몰랐으나 우문호가 모든 것을 간파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 겨우 냉정을 되찾으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당신은 또 어떻게 알았어?”우문호가 원경릉을 데려다 앉히고: “그날 정후가 날 찾아와서 나한테 관직을 내놓으라고 하더군. 내가 동의하지 않았는데 정후가 마차를 내리길래 사람을 붙였더니 정후가 넷째와 만나는 것을 발견했지. 그리고는 넷째 저택에 들어가버려서 비록 그들이 무슨 꿍꿍이를 꾸몄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중을 기해서 계속 사람을 시켜 정후를 지켜봤는데 어제 정후부에 아이 하나를 안고 돌아와 정후부에 숨기는 것이 때가 되면 바꿔 치기 할 거라고 추측 하고, 물 들어올 때 노 젓게 정후가 움직이게 내버려뒀지. 이 일은 나와 나장군이 상의했고 만약 정말 넷째가 아이를 데려가려고 하면 그때 바로 잡을 거야.”원경릉이 격노하며, “기어이 찰떡이를 미끼로 썼다는 거야 지금?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 건데?”우문호는 원경릉이 화낼 것을 알고 미리 변명을 준비했다, “넷째가 만약 계속 우리 아이들을 해칠 생각이면 막으려 해야 막을 수 없어. 이번에 못하면 다음번에 또 계속 할 거야. 그러니 일을 크게 터트려서 아바마마께서 아시게 하는 수밖에 없어. 그러면 넷째와 관계를 완전히 끊는 한이 있어도 감히 다시는 아이들에게 손을 대지 못할 테니까. 어쨌든 아바마마께서 넷째의 속셈을 아시면 앞으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든 전부 넷째 탓으로 돌아가게 되지.”원경릉이 너무도 초조한 나머지, “정후가 찰떡이를 데려가서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우문호의 말투가 냉랭한 게: “뭘 할 수 있냐고? 아들 셋을 낳는 건 복이잖아? 하나를 데려가면 당연히 복이 아니게 되지. 다시 말해 우리 아들을 약점으로 삼아 손에 쥐고 우리 부부의 숨통을 쥐겠다는 거지.”원경릉이 이해가 안돼서, “안왕이 우리 약점을 손에 쥐겠다고? 아바마마께서 안왕을 가만 두시겠어?”우문호가 원경릉의 어깨를 부축하며, “만약 아이가 정말

  • 명의 왕비   제 973화

    찰떡이는 납치중하지만, 찰떡이가 아직 한번도 원경릉 곁을 떠난 적이 없는데 지금 정후가 안고 갔으니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찰떡이는 소심해서 자기가 낀 방귀에도 놀라 울음을 터트릴 정도다.우문호는 원경릉의 손발이 차가운 것을 보고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음을 느끼고 그녀를 안고 몇 번이고 맹세하며 반드시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원경릉이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럼 무슨 소식이 있으면 반드시 바로 나한테 알려줘, 날 속이면 안돼.”“그럴 게, 소식이 있다면 반드시 좋은 소식일 테니 날 믿어.” 우문호가 원경릉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원경릉의 얼굴색이 심각하게 창백한 것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좀 쉬고 있어, 오늘 손님 응대하지 말고, 희상궁에게 너 오늘 머리 아프다고 할 게.”원경릉이 정신줄을 놓은 상태로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어.”우문호가 원경릉의 얼굴을 받쳐 들어보니 그녀의 걱정과 압박감이 느껴졌다. 비록 우문호가 만전을 기해 준비했다고 하지만 우문호의 마음도 사실 차분하지 않고 계속 반쯤 허공에 걸려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문호는 원경릉 앞에서는 그런 표현을 할 수 없는 게 그러면 원경릉은 정말 놀라서 죽을 지도 모른다.우문호가 난해한 표정으로: “원, 미안해, 나랑같이 이렇게 오래 있었는데 하루도 온전히 편한 날을 보내게 해주지 못해서.”원경릉의 눈가가 붉게 물들며 목이 메여서: “난 괜찮아, 하지만 앞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일을 겪어도 당신은 언제나 반드시 우리 떡들을 보호하는 걸 전제로 해야 해, 다시는 걔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 마.”“맹세 할 게.” 우문호는 다시 원경릉을 품에 안고 낮게 숨을 내뱉았다. 조각 같은 얼굴이 침울함에 휩싸이고 눈에선 차가운 빛이 번뜩이고 지나갔다.이때 정후는 목적을 달성한 후 찰떡이를 데리고 후문을 나갔다.방안에 정후는 미리 아가 한 명을 큰 침대에 놓아서 준비해 두고 중간에 포개 져 있는 이불이 마침 시선을 가려주어 둘째 노마님이 황씨, 주씨, 난씨를

  • 명의 왕비   제 974화

    오줌싼 찰떡이 이 웃음은 마치 봄날의 태양이 따스하게 비추이듯 순간 정후의 마음 깊은 곳까지 비춰 들었다.정후는 가슴이 떨려와서 얼른 눈길을 피했다. 정후는 태어난 지 고작 한달 된 아기 눈도 똑바로 바라 볼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웠던 것이다.속 마음이 한없이 복잡했다.이 아이는 자신의 외손자가 아닌가, 자신은 지금 인간 말종이나 할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마음 속에서 끊임없이 수치심이 올라왔다.하지만 또 딸을 팔아 영화를 얻는 게 처음도 아닌데 뭘 그러냐며 끊임없이 자신을 위로했다. 그땐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난 세월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배신하고 희생시키고 다 해도 언제 부끄러워한 적이 있었나 뭐? 고지 같은 여자조차도 원했는데 이게 뭐라고?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다소 위안이 되었다.따그닥 거리는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찰떡이를 내 주고 얼른 경성을 떠날 궁리를 했다.사실 후회하는 마음은 금할 길이 없는게 만약 그때 딸 얘기를 듣고 경성을 떠났으면 지금 같은 처지까지 떨어지진 않았을 것이다.품에 안겨 있던 찰떡이가 꿈틀거리며 작은 얼굴을 빼꼼 내밀고 포대기 자락을 무는 게 배가 고픈가 보다.정후는 찰떡이가 울까 봐 겁이 덜컥 나서 안아 올리고 가볍게 등을 토닥거리며, “자자, 자면 바로 도착한다.”찰떡이도 처음엔 울지 않았는데 이렇게 말하고 토닥거리자 입을 벌리더니 앙 하고 울음을 터트렸다.정후가 놀라서 달래며 흔들었다 등을 토닥였다 난리를 쳐도 찰떡이의 울음은 더 커지기만 했다.정후가 화가 나서, “넌 어떻게 이렇게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을 몰라? 울지 마, 울면 내가 정신 사나워.”바깥에 마부가 듣고: “나리, 아가가 만약 배가 고픈 게 아니면 기저귀를 만져 보세요. 오줌을 쌌으면 불편해 합니다.”정후가 이 말을 듣고 찰떡이를 무르팍에 올려 두고 포대기를 펼쳐봤더니 과연 안이 오줌으로 흠뻑 젖었다.정후가 아차 싶은 것이 지금 어디서 기저귀를 가져다 갈아 준다는 말인가?만약 기저귀를 갈지 않고 다음에 또 싸면 포대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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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377화

    잔뜩 긴장한 채로 앞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있었던 주 지부는 우렁찬 상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중심을 잃은 듯 비틀거렸다. 그는 이내 팔을 뻗어 망루의 기둥을 붙잡으려 했지만, 허공에서 멈추고 말았고, 그대로 몸이 앞으로 쏠려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말에서 빠르게 날아올라,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그에게 달려갔다. 상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 지부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를 안고 빙 돌아서 바닥에 착지했다.주 지부는 깜짝 놀라서 그만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를 구해준 사람은 반짝거리는 눈망울에, 품위 있는 모습의 젊고 잘생긴 사내였다. 주 지부는 그를 황제의 호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새도 없이 그에게 예를 올렸다.“대인,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그때 말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서일이 먼저 말에서 내려, 다급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으십니까?”우문호도 매우 놀란 듯했다. 조금만 늦었다면, 주 지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숨을 들이쉬었다.“괜찮다.”그러고는 주 지부를 보며 물었다.“자네는 누구요?”주 지부는 마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누가 황제인지 추측했다.황제는 올해 마흔에 가까운 나이로 알려져 있었기에 위엄이 넘쳐 보일 것이었다. 그는 일행 중, 냉 수보와 홍엽을 만난 적 있었기에, 거친 모습을 한 이 인물은 아마도 호위로 추측된다. “묻지 않았소? 자네는 누구요? 어찌 죽으려고 하는 것이오?”서일은 그가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자, 큰 소리로 다시 물었다.주 지부는 울 지경이었다. 냉 수보가 그를 보고 있으니, 예를 올려야 하지만, 황제도 자리에 있으니, 바로 냉 수보에게 예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누가 황제란 말인가?그는 황제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어, 결국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고는 그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낮은 목소

  • 명의 왕비   제3376화

    원경릉의 말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자리에 있던 관리들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대인은 땅에 엎드려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에 자신이 황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주 지부도, 그도 감정이 격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황후를 만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황제까지 오신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원경릉은 평생을 경성에서 다섯째와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그가 온다는 사실을 간단히 전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다들 걱정 없이 역병을 치료하고, 언제나 황제가 그들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보니, 황제가 직접 오는 것이, 지방 관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원경릉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폐하게서는 그저 역병 때문에 온 것이니, 모두 각자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네.”“예, 예, 마마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주 지부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그렇게 관아와 의서가 협력하여, 오계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원 할머니는 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경증 환자는 약차를 계속 마시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 환자는 그녀의 처방을 사용하도록 했다.전에 이미 근처 주부에 연락해 약을 보내라 명했고, 오계부에서 구비한 약까지 있으니, 이번 역병을 대처할 수 있었다.오계부 의서는 이번 역병을 과거의 역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한 것 외에는 준비가 충분했다.원경릉은 황제 일행이 저녁 무렵 오계부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다.주 지부는 원래 여러 관리와 함께 황제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원경릉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녀는 황제가 미복 순행 중이니, 과하게 맞이하여 백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그 말에 주 지부는 당황했다.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황

  • 명의 왕비   제3375화

    약을 쓰자, 주 지부의 열이 단번에 내려갔다.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맑아져,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 황후마마에게 예를 올리겠다고 고집 피웠다.원경릉은 그에게 누워 있으라고 말한 후, 역병에 관해 이야기하며 주 지부에게 이를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주 지부는 이를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소신은 매일 의서에 사람을 보내, 역병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매일 보고된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역병이 발생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정도였고, 약재도 충분한데, 어찌 이렇게 심각해진 것입니까?”“매년 역병이 발생했으나, 대대적으로 퍼지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원경릉이 답했다.“의서의 이 대인을 불러,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주 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어제 이미 그를 찾아가,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조사하라 명했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네. 자네가 사람을 보내, 관아에 와서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게.”“예!”주 지부는 곧바로 사람을 보냈다.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관아에서 일하는 관리였기에, 그는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관아 내에서 병에 걸린 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해냈다.관아 내에서 역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총 열여덟 명이었고, 그중 두 명은 병세가 심각하여 이미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주 지부는 관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린 줄 몰랐고, 관리의 보고를 들은 후, 큰 충격을 받았다.의서의 이 대인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바삐 움직였다. 서관 대인이 직접 오셨으니,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완성해내야 했다.그는 사실 역병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작년과 비슷하다고 여겼었다.하지만 여러 지역과 의원을 돌아보고 나서야, 이번 역병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엔 그저 서관 대인에게 보고만 하려고 했지만, 병세가 심각해지자 그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원수를 통계하

  • 명의 왕비   제3374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 명의 왕비   제3373화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 명의 왕비   제3372화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 명의 왕비   제3371화

    그녀는 일단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 대인이 자세한 상황을 묻는 사이에 제 대인의 피를 뽑았다. 약상자는 기능이 꽤 다양하기에, 바이러스 검사도 문제없었고, 안에는 양여혜가 준 소형 현미경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관찰이나 세균 배양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오계부로 향하고, 그녀는 이곳에 남아 제 대인을 치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 감염이든,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치료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미색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함께 남겠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는 것 정도는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 먼저 가거라. 어쩌면 내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으니깐."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미색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는데, 어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가능한 일이다. 원 선생은 늘 기적을 만들어내니." 우문호가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원경릉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몇 마디 당부했다. "알았소.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시오. 오계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관아를 찾아가, 의원의 빠른 대처를 명하라 하시오. 만약 내가 먼저 도착한다면, 내가 관아를 찾아가겠소." "알겠소. 그럼, 먼저 가겠소!" 우문호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이가 많으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일은 황후를 홀로 두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우문호를 따라나서며 계속 물었다. "정말 황후를 이곳에 혼자 남겨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네가 남을 것이냐?" 우문호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원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회왕 부부도 걱정은 되었지만, 다섯째의 여유로운 모습에 자신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섯째 부부는 늘 비밀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들은 더 이상 신경

  • 명의 왕비   제3370화

    원경릉은 밖으로 나가, 오계부에 역병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계부는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더운 탓에 가끔 역병이 생기긴 했었지만 백성들은 고뿔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 끓인 차를 즐겨 마시기에, 대규모로 역병이 돈 적은 없었다. 냉 대인이 말했다. "오계부에서는 이 상황을 조정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해마다 역병이 생기긴 하지만, 빠르게 통제해 왔으니,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대인의 형도 역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도 병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관아에만 역병에 걸린 자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더 심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해마다 역병이 생겼으니, 그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있을 것입니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역병이 생겼지만, 대대적으로 유행하지 않았기에, 현지 관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쉽게 통제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할 수도 있으니깐요." 우문호가 물었다. "원 선생, 역병을 어떻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역병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 추측할 뿐, 정말 오계부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아직 모르네. 제 대인은 여전히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수액을 맞히고 해열제를 먹였소. 냉 대인과 함께 들어가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겠소. 하지만 꼭 마스크를 끼고, 병을 막아야 하오." 원경릉은 유행성 독감이나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세계에서는 A형 독감의 대규모 변이가 십수 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는데, 그런 변이 독감은 현대에서도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역병이 다시 시작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해야만 했다. 원경릉의 말을 우문호와 냉 대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 명의 왕비   제3369화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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