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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56화

기상궁은 갓 태어난 아이를 데리고 초왕부로 향했다.

“쇤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잔인하고 매정한 어미는 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고지가 한 번 안아보겠다고 해서 주었더니, 바로 아이 목을 조르는 게 아니겠습니까? 정화군주가 들어와 고지를 쓰러뜨리지 않았더라면 아이는 죽은 목숨이었을 겁니다.”

기상궁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몸을 덜덜 떨었다.

원경릉은 포대기에 싸인 아이를 안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화군주는 뭐라고 했습니까?”

“군주께서는 명월암에는 젖을 줄 사람이 없으니 초왕부에 가서 부탁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마침 희상궁과 사식이가 들어왔다.

희상궁은 아이를 안고 있는 원경릉이 힘들까 봐 아이를 자신이 안아들었다.

“세상에 아이가 매우 작아요.” 희상궁이 말했다.

“기상궁, 왕부에는 예비 유모 상궁이 있으니 아이를 데리고 그쪽으로 가보세요.” 원경릉이 말했다.

원경릉은 사식이를 보며 “사식아, 너는 후부에가서 후작을 모시고 오거라.” 라고 말했다.

사식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기상궁이 우물쭈물하더니 원경릉을 보며 “근데 누가 이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는 겁니까?” 라고 물었다.

원경릉이 가만히 아이를 보니, 아이가 쭈굴쭈굴하고 작아서 마치 송충이 같았다.

“일단 충이라고 부르죠, 나중에 정식으로 이름을 지어주고요.” 원경릉이 말했다.

전에 정화군주가 자신이 고지의 아이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했고, 만약 정화군주가 아이를 도맡아 키우게 된다면 그녀가 아이의 이름을 지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이 아이가 원팔룡의 아이가 맞다면, 아이는 정화군주가 아닌 원팔룡이 키워야 한다.

‘미치겠네…… 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식이와 기상궁이 밖으로 나가자 희상궁이 원경릉에게 “아이가, 후작과 닮은 것 같습니까?” 라고 물었다.

원경릉은 아이가 너무 작아서 누굴 닮은지 정확히 판단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얼굴에서 원팔룡이 조금 보였다.

그 이유는 원팔룡의 눈과 아이의 눈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원경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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