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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52화

“죽은 시체에서 영혼만 빠져나온 거야?” 우문호가 물었다.

원경릉은 우문호의 말에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어찌 보면 우문호의 말도 맞는 말이라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맞지? 네 죽은 영혼이 남의 몸 안으로 들어간 거잖아. 어쩐지 그럼 네 원래 얼굴은 지금 이 모습이 아니라는 거네? 어쩐지 생긴 게 영……”

우문호는 마치 무거운 짐을 벗어던진 것처럼 홀가분해 보였다.

그는 속으로 원경릉이 요괴나 도깨비가 아닌 것에 감사했다.

만약 요괴나 도깨비였으면 언제든 그들의 세계로 도망갈 수 있었겠지만, 죽은 사람의 영혼이라면 도망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원경릉은 의외로 쉽게 받아들이는 우문호의 모습에 어리둥절했다.

“아까 무슨 박사(博士)라고 했지? 차(茶) 박사? 술 박사? 차를 끓이는 솜씨를 보아하니 차 박사 맞지?”

“박사는 학문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키는 말 아니야?”

“그건 그렇지만, 학문이 뛰어난 박사들은 다 남자인데…… 설마 너 혹시 남자야? 그래 이상하다 했어! 천문 지리를 알고, 태양의 흑점을 논하더니…… 원래 남자였구나!” 우문호가 기겁했다.

“넌 내가 어떤 모습이든 사랑해 주는 거 아냐? 남자면 뭐 어쩔 건데?” 원경릉이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거짓말하지 마. 하나도 안 웃겨.” 우문호가 정색하고 원경릉을 보았다.

“치, 아쉽게도 난 남자가 아니야. 나는 원래부터 여자였고, 현대에서는 의사이면서도 천문학도 잘 알았어.”

“휴,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네.” 우문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내가 정말로 남자였다면 어땠을 것 같아?” 원경릉이 물었다.

“상상하기도 싫어.”

“왜 한 번 생각해 봐.”

우문호는 눈을 감으며 “너를 들어다가 벽에 던져버렸을 수도?” 라고 말했다.

“너무해.”

“네가 남자인 게 더 너무한 일 아니야?” 우문호가 놀란 가슴을 쓸었다.

“치, 말이라도 예쁘게 하지!”

우문호는 원경릉을 보며 “근데 삼둥이에게 뭔가 이상한 게 있다며, 정확히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라고 물었다.

“지금은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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