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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4화

주명취의 자백과 최후의 부탁

우문호가: “좋아, 수락하마.”

“원경릉의 목숨을 걸고 맹세해요!” 주명취는 믿지 않았다.

우문호의 안색이 냉담 해지며, “초왕비의 목숨을 걸고 맹세한다, 네가 죽을 때 네 곁에 있을 것이다.”

주명취가 조용히 안도의 숨을 내쉬고, “당신을 마지막으로 이번엔 믿을 게요.”

주명취는 두 손으로 땅을 디디고 앞으로 기대려고 노력했다. 성벽의 갈라진 틈으로 선홍색 핏자국이 희미한 불빛 아래 불규칙하게 꿈틀거리는 게 그야말로 공포스럽기 그지없다.

“우리 할아버지!” 주명취는 우문호의 귓가에 있는 힘을 다해 6글자를 외쳤다.

말을 마치고 주명취는 깊은 숨을 내쉬며 슬픔과 원망의 눈빛으로 우문호를 쳐다봤다.

우문호는 입꼬리를 올리고 차가운 미소를 짓더니, “나도 그 사람을 생각 했어, 그 사람 말고 누가 이런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울 수 있겠어?”

“맞아, 할아버지 말고 누가 모든 것을 전부 손에 쥐고 주무를 수 있겠어요?” 주명취의 눈에 실망이 감돌며, “사실, 할아버지는 저까지 죽이려고 한 거죠? 당초에 얘기한 건 제 목숨을 살려주고 원경릉이 죽기만 하면 할아버지가 일체를 깨끗이 처리해 주실 수 있다고, 전 여전히 재상 집안의 큰 딸로 있게 해주겠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은 결국 저까지 죽이려고 했어요, 만약 당신들이 오지 않았으면 저도 배에서 죽었겠죠”

“주재상 이 몰인정한 인간.” 우문호가 말했다.

주명취가 비분강개 하며, “그래, 정말 몰인정한 인간이에요. 할아버지는 그렇게 엄마를 죽였죠. 뼈에 사무치도록 밉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우문호가 물었다: “그 산적 떼는 주재상이 찾아낸 거야?”

“그래요.” 주명취가 말했다.

“주재상이 어떻게 그런 산적이나 도적떼를 아는 거지?”

주명취는 여전히 넋이 나간 상태지만 정신을 차리며: “당연하죠, 할아버지는 전에 병사를 이끌고 산적 떼를 토벌하셨잖아요, 산적 떼가 어디 숨었는지 짚이는 데가 있었을 테죠.”

우문호가 주명취에게, “주재상이 전에 병사를 이끌고 도적떼를 토벌했다고?”

주명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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