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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9화

“재상에게 화를 낼 필요는 없다는 거 잘 알아.” 우문호가 말했다.

“응! 네가 복직을 하려면 재상이 부황께 말씀을 드려야 하잔하. 그러니까 지금은 재상에게 잘 보여야 할 때야. 좋게 좋게 말하고 와.” 원경릉은 까치발을 들어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어이구! 언제 이렇게 애교가 느셨을까?” 우문호가 웃었다.

“입에 발린 말을 하기 싫어도 해야 할 때가 있어. 말 몇 마디 해준다고 손해 볼 건 없으니까. 그가 듣고 싶은 말 몇 마디 해주고 와.”

“네가 말 안 해도 알아. 쪼꼬만 게!”

우문호는 정직 상태로 관아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관아 내에도 그가 경계하고 감시해야 할 사람들이 있었기에 복직이 필요한 상태였다.

원경릉은 문쪽에 서서 그의 망토가 하얀 눈으로 뒤덮이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하늘에 날리는 눈송이를 보았다.

‘예쁘네…… 시간 참 빠르다. 벌써 겨울이라니……’

*

서재 안에는 난로가 켜져 있어서 매우 따듯했다.

재상은 입고 온 두꺼운 솜 두루마기를 나한 침상 옆에 벗어두고는 희상궁이 내온 생강차를 마시며 앉아있었다. 그가 손에 들린 생강차를 호호 불자 따듯한 김이 코 끝을 촉촉하게 적셨다.

희상궁은 원래 밖에서 시중을 들어야 했지만 바깥바람이 매서운 관계로 재상이 안에서 시중을 들라고 명했다.

우문호가 들어온 후 희상궁이 자리에서 일어나 우문호의 잔에도 차를 따랐다.

주수보는 자신의 찻잔에 차를 다 마시고는 희상궁에게 차를 더 따르라고 했다.

“늙어서 그런지 목이 더 타는 것 같네.”

희상궁은 주수보의 잔을 가득 채우고 다시 문쪽으로 가서 서있었다.

“재상어른께서는 오늘 사건에 대해 궁금하신 것이 있으셔서 오신 겁니까?”

주수보는 잔을 내려놓고 두 손을 넓은 소매 속으로 넣은 채 우문호를 보았다.

“예, 주명취가 죽기 전에 초왕께 무슨 말을 했다고 하던데……”

“자백을 했습니다. 그녀가 말하길 모든 것이 재상의 뜻이라고 했습니다.”

우문호의 말을 들은 주수보의 얼굴이 굳었고, 희상궁은 깜짝 놀라 우문호를 쳐다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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