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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57화

’주명취의 자결, 만약 우문호가 주명취를 죽인 것이라면? 아니면 그녀의 자결을 도왔다면?’

온갖 추측이 머릿속의 휘젓자 원경릉의 마음이 널뛰듯 뛰었고 불길한 예감에 손이 떨렸다.

마침 밖에서는 슬픈 태평소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를 듣고 사식이가 난간에 매달려 밖을 보았다.

“아이씨! 재수 없게 왜 이쪽으로 오는 겁니까! 성 밖으로 도는 것 아니었습니까?”

사식이의 말에 우문호가 벌떡 일어나 원경릉을 잡아당겼다.

원경릉은 그의 품에 안겨 그를 올려다보며 “괜찮아.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녀의 마지막을 배웅해 주자.”라고 말했다.

“속 편한 소리 하고 있네. 저 여자가 너를 저승길로 배웅하려고 했어. 그걸 잊은 거야?”우문호가 화를 냈다.

“그래, 인생이라는 게 참 신기해. 나를 죽이려던 여자가 나보다 먼저 죽다니 말이야.”

원경릉은 난간으로 걸어가 장의 행렬을 보았다.

주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생각도 할 수 없이 행렬은 초라했고 뒤를 따르는 하인들도 적었다.

얇디얇은 붉은 관 안에 누워있는 사람이 제왕비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는가.

“어? 저 사람은 제왕 아닙니까?” 사식이가 놀라서 큰 소리로 말했다.

원경릉이 사식이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적막한 거리 끝에 한줄기의 그림자가 보였다.

얇은 옷차림을 한 그는 세찬 바람에 옷깃이 젖혀지고 두 소매가 바람에 불룩해져 소매 안으로 뼈가 앙상하게 보였다. 그의 뒤에는 원용의가 보였는데 그녀는 말을 끌고 멀리서 그런 제왕을 지켜보며 가까이 가지 않았다.

제왕이 행렬을 따라 가까이 다가오자 그의 표정이 보였다.

쓸쓸함과 슬픔 그리고 원한이 섞여있는 복잡한 얼굴에 원경릉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장례 행렬이 찻집 아래에 멈추자 제왕도 다섯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멈췄다.

태평소 소리가 멈추자 종이를 흩뿌리던 젊은이가 앞으로 나왔다.

사식이는 작은 소리로 원경릉에 귀에 대고 “저 젊은 남자가 주명취의 이복동생으로 주복이라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주복은 제왕의 앞에 멈춰 그의 두 손을 맞잡고 인사를 했다.

“제왕을 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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