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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3화

황제와 식사하러 가는 원경릉

아바마마는 혼자서 수라를 드시는데 지난번 원경릉과 드신 것이 이미 여러 면으로 원경릉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 또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시니 도대체 무슨 풍파를 일으키려고 하시는 걸까.

원경릉이 안에서 단장하고 있는데 우문호가 따라 들어가니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원경릉이 웃으며: “안심해요, 아바마마는 결국 내 목숨을 어쩌진 못하시니까.”

“그걸 걱정하는 게 아니라, 아바마마의 과한 은총을 걱정하는 거야.” 우문호는 지금 정세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고, 움직이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 게 백배 천배 낫다. 아바마마께서 풍파의 격랑에 원 선생을 제발 좀 그만 밀었으면 좋겠다.

원경릉은 청색 비단실로 석류꽃 자수가 놓인 맞섶 치마를 입고 비단 바람막이를 걸친 뒤, 녹주가 솜씨 좋게 머리를 틀어 올려 양쪽에 보요를 끼우고, 기상궁이 원경릉의 손에 은으로 만든 손난로를 쥐여주었다.

입궁이니 맨 얼굴로 갈 수 없어 기상궁이 원경릉에게 엷은 화장을 해주는데, 눈썹은 멀리 있는 산처럼 옅고 입술은 붉게 살짝 단장하니 활기차 보여 훨씬 좋다.

우문호가 안고 입을 맞추고도 계속 재잘재잘 떠들며, “아바마마께서 너한테 뭘 묻거든, 너무 확실하게 대답하지 말고, 이도 저도 아니게 애매모호하게 하면 돼, 고심해서 너더러 입궁해 식사하자고 하시는 것을 보니 분명 좋은 의도는 아닐 거야,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

원경릉이 웃으며, “아바마마는 네 아버지셔, 아버지를 그렇게 얘기해도 돼?”

우문호가 답답해 하며: “만약 아무 의도도 없으면 날 왜 못 들어가게 하는데? 어쨌든 조심해서 나쁠 거 없어.”

원경릉이 우문호의 목덜미를 잡고 입을 맞추며, “좋아, 알았어, 안심해.”

우문호가 절박한 눈빛으로 원경릉을 보며, “진짜 안심이 안돼, 만아랑 사식이를 따라 보낼 게.”

“그러던지!” 원경릉은 우문호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의심되면서 돌아와 ‘약을 좀 처방할까’ 생각했다.

사식이와 만아를 데리고 원경릉은 문을 나섰다.

눈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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