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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55화

위왕비는 구름무늬를 수놓은 새하얀 솜 옷으로 가냘픈 몸을 두툼하게 감싸고 있었다.

그녀는 쪽진 머리에 백옥 비녀를 꽂았고, 목에 걸린 붉은 산호 목걸이가 반짝거렸다.

왕부로 들어오는 우아한 자태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하인들도 넋을 놓고 위왕비가 가는 길을 눈으로 쫓았으며, 위왕비 때문에 초왕부가 밝아진 기분까지 들었다.

위왕비는 몸종을 한 명밖에 거느리지 않았는데, 몸종마저도 그녀와 닮아 교양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원경릉이 일어서서 위왕비를 맞이하자 위왕비는 은은한 미소로 “형님께서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었다.

“방금 몸이 좀 불편하다고 서신을 보내셨습니다. 오늘은 못 오실 것 같다네요.”

위왕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혹시 형님께서 감기에 걸리신건 아니겠죠? 어제 불을 조금밖에 안 때웠는지 좀 추운 것 같았습니다.”

원경릉은 안색이 더 안 좋아진 위왕비를 보고 “어젯밤에 또 잠을 못 주무셨습니까?”라고 물었다.

“머리가 아파서 한숨도 못 잤습니다. 날이 밝고 조금 눈 붙인 게 다입니다.”

그 순간 원경릉은 상처가 난 그녀의 손목을 보고 “혹시 어젯밤에도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라고 물었다.

“아무 일 없습니다.”위왕비는 손목을 가리며 억지웃음을 지었다.

“위왕비…… 손목을 또 다치셨네요.”

위왕비는 옷소매를 당겨 올리며 한숨을 쉬었다.

“요즘 들어 더 자제가 안됩니다. 살아야지 살아야지 하는데 자꾸 머릿속에서 쓸데없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제 주변의 하인들이 저를 예의 주시하는 것 같습니다.”

“어제 제가 물어봤던 질문들 생각나십니까? 제가 물어본 것 말고 또 다른 증상이 있으십니까?”

“제가 그걸 말하면…… 저를 놀리실 것 같아서 말 못 하겠습니다.”위왕비는 눈을 번뜩이며 그녀를 쳐다봤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말씀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위왕비는 입가에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아닙니다. 초왕비 걱정은 감사합니다만 정말로 잠을 못 잤을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원경릉은 위왕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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