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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53화

“어우 머리 아파.” 손왕비가 말했다.

“왜 아픕니까? 전에 어의에게 약을 처방받았잖아요. 다 나은 거 아닙니까?”위왕비가 물었다.

손왕비는 자리에 앉아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저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초왕비가 납치되어 간 이틀 후부터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픕니까?” 원경릉이 물었다.

“엉덩이 쪽이 아픕니다.”손왕비의 얼굴이 빨개졌다.

“좌골신경? 앉아 있으면 아픈가요? 혹시 여기가 아픕니까?” 원경릉이 손을 뻗어 그녀의 좌골신경을 눌렀다.

“아뇨. 거긴 아닙니다. 근데 이따금 통증이 느껴져서 온몸이 떨리고 가슴이 벌렁거립니다.”

원경릉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어찌하여 가슴이 벌렁거리죠? 정확히 어디가 아픈가요?”라고 물었다.

손왕비는 안팎에 있는 하녀들을 다 내보내고는 얼굴을 붉히며 멋쩍은 표정으로 원경릉을 보았다.

“그…… 그곳이 아픕니다.”

“어디요?” 원경릉이 되물었다.

“바로 그……”

원경릉이 번뜩 깨닫고 웃으며 물었다.

“아, 혹시 혈변을 보셨어요?”

“이틀 정도 혈변을 봤습니다. 이것 때문에 제가 어의도 봤는데, 화독약 처방을 받고 오래 앉지 말라고 했습니다.” 손왕비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원경릉은 조용히 약상자를 떠올리며 치질 연고를 생각했다.

‘오늘은 치질 연고를 쓸 수 있겠군. 약상자에 치질 연고가 있던 이유가 바로 손왕비 때문이었구나.’

임신 당시에 그녀는 임산부가 치질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에 약상자가 미리 알고 치질 연고를 준비해 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치질은 생기지 않았고, 아직 아이를 낳은 것도 아니다.

그녀는 약상자에 있는 치질 연고를 보면서 이건 도대체 왜 여기 있는 거지 고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저에게 종기에 특효가 있는 약이 있습니다. 꺼내드리겠습니다.”

원경릉은 위왕비를 검사할 때 꺼내 둔 약상자를 넣지 않았기에 그 안에서 바로 약을 꺼낼 수 있었다.

그녀는 치질 연고를 찾아 손왕비의 손에 쥐어주었다.

“안으로 꾹 눌러 넣으세요. 5일 동안 꾸준히 쓰면 괜찮아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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