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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98화

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며 몸을 떨었다.

제왕은 조어의와 원용의를 보며 나가 있으라고 손짓했다.

원용의가 조어의를 끌고 나가려고 하자 조어의는 가루약을 내려놓으며 시녀에게 분부했다.

“이것은 지혈분입니다. 상처에 뿌리고 감싸 놓으면 이틀 후에 상처가 아물 것입니다.”

바닥에 흩뿌려진 피를 보고 겁을 잔뜩 먹은 시녀는 덜덜 떨며 지혈분을 받았다.

제왕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을 나가라고 한 후 주명취 옆에 앉았다.

“왜 그랬어.”

주명취는 머리를 옆으로 돌리고 눈물만 흘렸다.

제왕도 그런 그녀를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나 제왕도 이번만큼은 애매모호하게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원용의와 대화를 하면서 그도 깨달은 바가 있었기에 주명취의 속내를 알고 싶었다.

‘명취가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걸까? 내가 원하지도 않는 일은 명취가 강요할 리가 없다. 나는 이 나라의 왕이다. 내가 왜 원하지도 않는 자리를 놓고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가.’

그는 피바다 속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저 온화하고 한가로운 북당의 왕으로 남고 싶었다. 하지만 똑똑한 주명취는 달랐다. 그녀는 제왕에게 태자가 되지 않으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왕은 주수보의 외손자로 현 황후의 적자이다. 만약 맏형이 태자가 되고 그 후에 황제가 된다면 위험인물인 제왕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하지만 태자가 되면 모든 게 편해질까?

제왕은 해결되지 않는 딜레마 속에 빠진 기분이 들었다.

“우린 그만하는 게 좋겠어. 너와 혼인하는 그 순간부터 본왕을 알고 있었다. 네 마음속에는 내가 없다는 것을…… 본왕은 네가 다섯째 형님을 좋아한다는 걸 안다. 우리의 혼인 생활이 평탄하지 않을 거라는 것, 어느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너도 억지로 내 비위 맞추며 제왕부에 있을 필요 없다. 헤어져서 각자 편하게 지내는 것도 행복해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주명취가 고개를 돌려 제왕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손목을 그었음에도 제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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