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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86화

정후부의 상황은 원경릉도 잘 알고 있었다.

후부는 몇 년 동안 줄곧 힘을 못썼다. 부친은 시랑이라는 관직을 지키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썼으며, 시랑 관직을 유지하기 위한 심사를 거칠 때마다 윗사람들에게 아부를 하기 위해 돈을 찔러줬다.

황제는 금년 초부터 부정부패를 저지른 관원들의 이름을 집어 비판하며 올해부터는 시험을 치러 썩은 가지는 잘라내겠다고 밝혔다.

정후는 황제가 자신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았다.

그는 매번 자신에게 기회가 오지 않는다며 불평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자신의 실력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생각해도 자신에게는 탁월한 능력이 없었다.

그는 굳이 굳이 여식을 이용해 조정에 지위를 굳히려고 했으며, 늘 상서(尚書) 자리에 오르겠다고 말만 하고 실은 시랑 지위에 안주했다. 이는 정후 자신도, 관아의 사람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때문에 원경병이 구사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실은 자신의 실력이 부족해 여식의 혼인이 전부 엎어진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나약함을 대외적으로 들키고 싶지 않았다.

원경릉은 한숨을 내쉬며 “됐어. 이 일은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하자.”라고 말했다.

“누이, 나 때문에 너무 신경 쓰지 마요. 난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다 했어요.” 원경병이 빙그레 웃으며 “사실, 샤오란도 그렇게 나쁜 조건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부러워한다고요. 샤오란 가문에서 대학사 집안으로 시집을 가는 것은 조상이 도와야만 가능한 일이거든요.”라고 말을 이었다.

원경병의 말에는 후부에 대한 풍자가 느껴졌다.

원경릉은 갑자기 속이 꽉 막히는 기분이 들어서 참지 못하고 타구 앞으로 달려가 토를 했다.

깜짝 놀란 원경병은 재빨리 문을 열어 사람을 부르고는 원경릉의 등을 두드렸다.

“괜찮아 괜찮아 이건 아무것도 아냐.” 원경릉은 창백한 얼굴로 동생을 보았다.

그 둘의 대화를 듣던 희상궁이 조용히 원경병을 한쪽으로 끌어당겼다.

“만약 샤오란이 오면, 왕비님을 만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원경병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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