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385화

“오빠는 더 좋을 것을 사주고 싶었지만, 오빠가 봉록도 모두 공금으로 받아서 은화가 없대요. 그리고 둘째 노마님이 경제권을 쥐고 있으니 매달 손에 들어오는 것도 얼마 없나 봐요.” 원경병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알겠어.” 원경릉은 오빠가 준 북을 희상궁에게 주며 “잘 보관해 놓으세요.”라고 말했다.

원경병은 두 벌의 작은 옷을 꺼냈다. 청색에 은은한 구름무늬의 부드러워 보이는 옷이었다.

“이건 내가 만들었는데……”

원경릉은 냉큼 옷을 집어 들었다.

“이걸 네가 만들었다고? 너무 예쁘다!”

“이모니까 더 좋은 걸 해주고 싶은데, 당장 줄 게 없으니 정성껏 옷을 만들어 봤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또 만들어 주겠습니다.” 원경병은 부끄러운 듯 얼굴이 빨개졌다.

원경병은이 평소 덤벙거리고 대장부 같은 성격이어서 바느질 솜씨가 이렇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구사가 이런 여자를 놓치면 안 될 텐데’

구사 생각이 나자 원경릉은 사람들을 내보내고 원경병에게 혼사에 관한 일을 물었다.

“혼사 관련 소식은? 뭐 없어?”

“아 방금까지 기분 좋았는데, 왜 그런 거 물어봐요?” 원경병은 씩씩거렸다.

“내가 네 형부한테 알아보라고 했는데……”

“됐어요! 왕야가 이 일에 신경이라도 쓰겠습니까? 나를 위로하려고 하는 말이라면 그만하세요. 이제는 늙은이든 못생겼든 내 목숨만 해치지 않는다면 아무나 상관없습니다.”

“왜 그렇게 비관적이야?” 원경릉은 앞길 창창한 어린 동생이 걱정됐다.

“비관적이라뇨? 누이, 샤오란 기억나요? 걔가 누구한테 시집간 줄 알아요? 올해 62살인 오대학사한테 시집갔어요! 걔는 16살도 안됐는데!”

이 말을 들은 원경릉은 샤오란의 천진난만한 동그란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의 아버지는 경조부에서 일을 했으며 소녀는 웃을 때 보조개가 예쁘고, 제기차기와 나비 잡기를 좋아하며 바느질도 잘했다.

원경릉은 그런 꽃다운 소녀가 늙은이에게 시집을 갔다고 생각하니 구역질이 났다.

“언제? 언제 그런 일이 있었어?” 원경릉은 벌레를 삼킨 듯 속이 답답해졌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