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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51화

서일은 고개를 돌리고 원경릉을 보았다.

“태자비, 왜 말리시는 겁니까? 다른 건 다 참아도 내란을 일으키려는 자들은 초장에 확 휘어잡아야 합니다!”

원경릉은 손으로 머리에 붙은 계란 껍데기를 떼내었다. 썩은 계란도 섞여 있어 악취가 어마어마했다.

“서일, 일단 진정하고 이 일은 태자가 왕부로 돌아온 후에 처리하는 게 좋겠어. 지금 탕대인이 왕부에 있는지 확인해 보고 그와 상의를 해봐. 난 돌아가서 옷부터 갈아입어야겠네.”

만아는 원경릉의 목과 뒤통수가 빨갛게 부어오른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태자비님 계란에 맞으신 곳이 다 부어올랐는데 아프지 않으십니까?”

“아픈 건 괜찮은데 냄새 때문에 구역질이 나오는구나, 빨리 가서 옷을 갈아입고 할머니를 뵈러 가야겠어. 왕부가 소란스러우니 놀라셨을 거야.”

원경릉은 한 손으로 코를 막고 봉의각으로 걸어갔다.

만아는 원경릉의 뒤를 바짝 따르며 “정말 저 몰상식한 사람들은 싹 다 잡아다가 혼쭐을 내어줘야 합니다! 문둥산에 있는 환자들은 생명이 아니라는 겁니까? 왜 저렇게 이기적인 겁니까?” 라고 화를 냈다.

원경릉은 화가 나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만아를 보고 온화하게 웃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어려워. ‘나만 아니면 돼’라는 심보인 거지. 사람이 죽든 아프든 나만 아니면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가족 중에 누구 하나라도 문둥병에 걸려 문둥산에 있는 백성들은 저렇게 소란을 피우지 않을 거야.”

“그렇지만……”

“만아야, 그러니 이럴 때일수록 이성을 되찾고 더 강해져야 해.”

“그래도…… 태자비님께서는 화가 나지 않으십니까?”

“당연히 화가 나지! 하지만 화를 낸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해결 방법을 찾는 게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야.”

원경릉은 빠른 걸음으로 대청을 지나 방문을 열었다. 그 안에는 할머니가 있었고 원경릉은 멋쩍은 표정으로 손을 살짝 흔들었다.

“다녀왔습니다.”

“꼴이 그게 무엇이냐……”

“아, 이거 새로 연구하는 약이 있어서…… 계란에 단백질이 두피에 좋다길래 먼저 실험해 본 겁니다!”

원경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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