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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54화

우문호는 소월각 안을 왔다 갔다 걸어 다니며 원경릉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한참 후 소월각의 문이 열리고 원경릉이 들어오자마자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할머님께서 내가 곤장을 때린 일을 알고 계신 거야? 화가 많이 나셨어?”

원경릉은 우문호에게 ‘쉿-’이라며 눈짓으로 밖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렸다.

우문호는 발을 동동 구르며 “눈에 뭐가 들어갔어? 녹주가 무슨 얘기를 한 거야?”라고 물었다.

“큼……”

때마침 누군가가 목을 가다듬는 소리를 내며 소월각 안으로 들어왔다.

백발에 가려진 할머니의 얼굴은 엄숙하고 굳어져있었다.

우문호는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 원경릉의 손목을 놓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할머니를 보았다.

“하하, 조모님께서 오셨습니까?”

원경릉은 거의 울다시피하는 그의 표정을 보고 피식 웃었다.

“탕대인이 태자가 아프다고 하길래 어떤지 와보았네.”

“조모! 감사합니다!”

원 할머니도 덜덜 떠는 그의 모습을 보고 그만 웃음이 터졌다.

“사위가 이렇게 내 눈치를 보니 내가 편히 있을 수 없겠네, 아프다는 건 괜찮은 것 같으니 늙은이는 가보겠네.”

“조모, 살펴 가십시오!”

우문호는 서둘러 앞으로 나가 배웅했다.

원 할머니는 배웅 나온 그를 가만 보고 있다가 손을 내밀어 그의 손등을 두드렸다.

“사위, 내가 나이가 많다고 고지식할 거라는 생각은 말게. 이미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니 앞으로가 중요하네. 부디 지금처럼만 손녀에게 잘 해주게.”

“네. 그것이야 당연한 것이니 걱정 마세요. 조모!”

그의 우렁찬 대답을 듣고 할머니는 내심 흐뭇했다.

“그럼 들어가서 쉬게.”

우문호는 봉의각으로 걸어가는 조모의 뒷모습을 보고 온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으며 심장이 어찌나 뛰던지 귀에서 심장소리가 들려 방금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들리지 않았다.

배웅을 마치고 안으로 들어온 우문호는 원경릉에게 툴툴댔다.

“너도 참, 내가 너만 오라고 했지, 왜 조모를 모시고 온 거야? 조모께서 화가 나셨다니까 나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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