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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43화

할머니에게 어떻게?

우문호가 놀라서 얼른 손을 놓고 문틈으로 밖을 보니 따라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 우문호는 비로소 안도하고 원경릉을 노려보며, “안 무섭거든, 어쨌든 친정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은 애진작에 버리는 게 좋아, 당신 친정은 정후부야, 당신은 원경릉이고, 내 태자비야, 다른 신분은 없어.”

원경릉은 일부러 우문호에게 겁을 주시겠다는 할머니가 말씀을 기억하고, 우문호가 할머니를 마주치기 전에 먼저 설명해서 초조한 나머지 불같이 화를 내다가 사고 치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우문호가 선수를 치고 엄포를 놓을 줄 몰랐다. 자기도 모르게 뾰로통해 져서, “왜? 내가 자기 태자비면 가족이랑 연을 끊어야 돼? 부모도 인정할 수 없어?”

우문호는 당연히 그렇다고 하고 싶지만 원 선생의 뚜껑이 열린 표정을 보자 기가 확 꺾여서, “인정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앞으로 시간을 내서 우리가 가면 돼지, 너 친정이 대흥인 거 아냐? 전에 얘기 없더니 진작 말했으면 당신 데리고 뵈러 다녀왔지, 지금 내가 격식을 갖춰 인사를 못 드린 게 오늘……”

우문호는 고개를 숙여 전신에 튄 핏방울을 보는 순간, 낭패라는 표정으로 원경릉을 원망하며, “자기는 왜 나한테 먼저 얘기 안 했어? 그랬으면 내가 제대로 좀 꾸미고 왔지, 내가 원래 깊은 산속 옹달샘 같은 사람인데 지금은 완전 구린내 나는 시궁창 꼴이잖아, 당신 탓이야.”

원경릉이 우문호를 흘겨 보며, “언제부터 외모에 신경 썼다고 그래? 입궁해서 아바마마를 뵐 때도 꾸미는 거 못 봤는데.”

“그게 어떻게 같아? 아바마마는 나를 아는 순간부터 나는 이런 모습이었는데.” 우문호가 원경릉의 옷자락을 쥐고 쭈뼛거리며 조심스럽게, “할머니한테 내 인상이 어떻다고 했어? 나 방금 좀 실례였지?”

원경릉은 우문호의 말에 답하지 않고 문을 열고 밖에 시녀를 불러 옷을 갈아 입혀 드리라고 했다.

옷을 다 갈아입고 원경릉은 우문호를 거울 앞에 앉히고 머리를 묶어 관을 씌우니 거울에 비친 모습이 맑고 경쾌한데다 이목구비가 준수하다. 원경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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