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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42화

할머니와 우문호의 대면

우문호는 입가에 웃음이 얼어붙으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정말 가족이라고? 저쪽 사람이 왔다고? 그럼 원경릉을 데리고 가는 거 아냐?

우문호의 뇌리에 몇 번이고 울면서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하던 원경릉의 모습이 떠올랐다. 가족이 찾아 왔으니 원경릉은 분명 따라갈 게 틀림없다. 가족에 대한 감정이 각별하니까.

“자기야, 우리 들어가서 얘기해.” 원경릉이 할머니를 부축하며 본관으로 들어갔다.

우문호는 알았다고 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에 영혼이 나간 채로 돌계단을 올라서다가 하마터면 헛디딜 뻔 하질 않나, 문턱에 걸려 넘어질 뻔 하질 않나.

원경릉은 할머니를 가운데 자리 태사의에 앉히고 자기도 옆에 앉았다. 우문호가 한가운데 서 있는데 뭘 어째야 할지 모르고 어색함 그 자체다.

원경릉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바보, 얼른 와서 할머니께 인사 안 드리고 뭐해?”

우문호는 완전 심란해서 죽을 지경으로, 두 다리가 와들와들 떨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고 여기저기 부딪히며 앞으로 나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는데 예의가 바른 건지 아니면 다리에 힘이 빠진 건지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할머니를 뵙습니다.”

할머니는 우문호의 이런 모습을 보고 오히려 마음이 아파서, “어서 앉아요.”

우문호는 일어나 옆에 앉아 뚫어져라 원경릉만 바라보며 불안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다행히 이 때 숙친왕과 이리 나리가 와서 수라가 준비됐다고 했다.

우문호는 원래 배가 등가죽에 붙어 있었는데 지금은 식욕이고 뭐고 원경릉을 붙잡고 한쪽으로 가서 물어보고 싶은 마음 뿐이다. 하지만 원경릉은 할머니랑 딱 붙어서 앉아서 한없이 할머니만 보는 게 이러다 눈 깜짝할 새 원경릉이 사라질 까봐 두려웠다.

할머니도 상식이 통하는 사람으로 원경릉에게, “사위 옷이 더러워졌구나, 너는 가서 사위 옷 갈아 입혀 드려라.”

사위라는 말은 우문호를 인정한다는 뜻으로 우문호가 느끼는 두려움과 심란함이 많이 수그러들었다. 그리고 이성을 차리고 생각하니 지금 원 선생은 아이도 낳았으니 할머니가 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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