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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87화

산은 어둡고 캄캄했다. 그들은 탕양이 들고 있는 횃불에 의지해 천천히 산을 내려갔다.

문둥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이렇게 캄캄한 곳에 세상과 동떨어져 살았다니, 그들은 밤마다 얼마나 절망스럽고 세상이 미웠을까?

그런 그들에게 원경릉이 찾아갔을 때, 아마 잠시나마 빛을 보았겠지만 그 빛이 얼마나 희미한지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것 같았을 것이다.

원경릉은 의사이자 어머니로서 그리고 누군가의 자식으로서 이 비극적인 상황을 지켜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세상에서 자신의 피붙이와 생이별을 하는 것만큼 슬픈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녀는 문득 현대에 자신의 가족들이 생각났다.

‘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내 가족들도 살아가고 있겠지……’

산을 얼마나 내려갔을까 저 멀리서 다른 횃불이 보였다. 누군가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고 그를 보고 탕양은 깜짝 놀라 횃불을 끄려고 하자 옆에 있던 이리가 탕양에게 말했다.

“미색이다!”

미색은 내려오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빠른 걸음으로 올라왔다. 그녀는 붉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횃불에 비친 그녀의 얼굴이 매우 아름다웠다.

“이리 나리, 태자비! 아래는 다 해결됐으니 안심하고 산을 내려오시면 됩니다.” 미색이 웃으며 말했다.

탕양은 그 말을 듣고도 믿기지 않지만 한시가 급하였기에 미색에 말에 토를 달지도 않고 빠른 걸음으로 산을 내려갔다.

산 밑에 다다르니 약 스무 명의 사람들이 짙은 회색 옷을 입고 있었다.

탕양은 평소와 다른 사람들의 차림새에 망설이면서 선뜻 산 아래로 내려가지 못했다.

“다 우리 편이니 겁먹지 마세요!” 미색이 말했다.

미색이 휘파람을 불자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달려와 가지런히 서서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스무 명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몸이 장대했지만 예의가 있었다.

“원래 있던 사람들은?” 탕양이 물었다.

미색은 풀숲 쪽을 가리키며 “모두 저기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탕양이 미색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보니 그녀의 말대로 스무 명의 사람들이 너저분하게 누워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며 잠을 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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