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1186화

탕양과 원경릉은 서로 마주 보며 거들먹거리며 걸어갔다. 숨기려는 행색도 하지 않아 들키기 마련이다.

“나를 믿어야 하네. 미색이 이미 계획을 세워두었으니 걱정 말고.”이리 나리가 말했다.

“아니면, 제가 먼저 하산해 보겠습니다.”탕양은 이리 나리를 보며 머뭇거리다가 입을 뗐다.

“얼마나 큰일이라고? 이렇게 흐지부지하다가 잘못되면 어쩌려고 그러나? 내가 다 책임질 테니 걱정 말게.”

원경릉은 약 상자를 등에 짊어지고 사람들을 보았다.

“갑시다. 우리가 왜 겁을 먹고 있습니까!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하나 둘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녀를 따라나섰다.

이리 나리는 대담한 원경릉의 태도를 보고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그들이 막 길을 나서려고 하는데 작은 그림자가 보였다.

원경릉이 낯선 그림자에 고개를 돌리자 그 앞엔 무동이가 서있었다.

“무동아 왜 그래?”

원경릉이 고개를 숙여 물었다.

무동은 불안한 눈빛으로 원경릉의 뒤를 바짝 따랐다.

무동이 뒤로도 많은 환자들이 원경릉을 보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불안하고 공허한 눈빛이었다.

“여러분 왜들 그렇게 불안해합니까?”

무동이를 보던 원경릉이 고개를 쳐들고 물었다.

무동은 그녀의 옷을 끌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의녀 누이, 앞으로 문둥산에 안 오는 겁니까?”

“왜 그렇게 생각해? 당연히 다시 올 거야.”

“정말이요? 근데 다른 사람들이 그러던데…… 가면 다신 여기 안 올 거라고.”

원경릉의 말을 들은 무동이는 눈을 반짝이다가 이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누가 그래? 아니야! 우리는 반드시 올 거야. 황제의 뜻을 받들어 병을 치료하러 온 건데, 누가 황제의 말을 거역하겠어? 걱정 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 원경릉에게 다가왔다.

“정말입니까? 황제께서 우리를 치료하라고 당신들을 보낸 겁니까?”

“그럼요. 황제께서 허락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우리가 이 산에 올 수 있겠습니까?”

원경릉은 터지려고하는 눈물을 참았다.

“우리를 속이지 마세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