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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89화

우문호는 삼경(三更:새벽1시~3시)이 되어서야 왕부로 돌아왔다.

그의 온몸은 흠뻑 젖었고 옷도 신발도 찢어져 흡사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거지 같았다. 왕부의 문지기는 하마터면 그를 외부 침입자로 여길 뻔했다.

깊게 잠이 든 원경릉은 그가 문을 여는 소리에 즉시 침상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그의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닦아주며 하인에게 목욕물과 생강차를 준비하라고 했다.

“어쩌다가 다 젖은 거야? 신발은 왜 이 모양이야?”

“아, 어쩌다 보니……”

“어머! 우문호 너 발에서 피가 나!”

원경릉은 그의 찢어진 신발 사이로 흐르는 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우문호는 뜨거운 생강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재채기를 두어 번 하였다.

“괜찮아. 물에 들어갈 때 돌에 긁혔나 봐. 상처가 작아서 감염되지 않았을 거야.”

“조심 좀 하지. 그나저나 그쪽 상황은 어때? 사람들은 다 건져냈어?”

원경릉은 약 상자를 꺼내 그의 발에 난 상처를 치료했다.

“시신 세구를 건져냈어. 물살이 너무 세서 아직 수색 중이야.”

우문호는 피곤한 듯 얼굴을 두 손으로 쓸어내리더니 옆에 있던 수건으로 젖은 몸을 닦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원경릉은 피곤해하는 그의 얼굴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그녀도 전에 호성교(湖城橋)에 갔을 때, 물살이 어찌나 센지 물살에 휩쓸리면 빠져나올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원경릉은 우문호의 발에 방수 밴드를 붙여주었고 우문호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뜨거운 물에 목욕을 시작했다.

“경릉아, 뭐 먹을 것 좀 있어?”

원경릉은 목욕하는 그의 곁에 앉아 그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음식을 남겨두긴 했는데 이미 다 식었을 거야. 하인 보고 데워서 가져오라고 할게. 근데 오늘 밥도 제대로 못 먹은 거야?”

“응, 만두 두어 개 정도 먹었나? 강물을 하도 마셨더니 당시엔 배가 안 고프더라고.”

원경릉은 하인에게 음식을 내어오라고 하고는 그의 손톱 아래에 낀 진흙을 빼내었다.

그녀는 하루 사이에 거칠어진 그의 손등을 어루만지며 긁힌 상처를 발견하면 소독약을 뿌렸다.

우문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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